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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역대 전적 '4전 4승' 우루과이, 창 날카롭고 방패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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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역대 전적 '4전 4승' 우루과이, 창 날카롭고 방패 단단

[월드컵] 공격수 두 명 모두 유럽리그 득점왕 출신

오는 26일 밤 11시(한국시간) 남아공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행을 놓고 한국과 다툴 우루과이는 관록을 자랑하는 남미의 강팀이다.

우루과이가 16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루과이에 0대 1로 패했다. 한국으로선 20년 만에 잡은 설욕의 기회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역사 초창기만 해도 헝가리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한 최고 수준의 팀이었다. 1930년 자국에서 열린 초대 월드컵과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까지 아르헨티나와 월드컵을 들어 올린 회수가 같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도 5월말 현재 16위로 47위의 한국을 크게 앞선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1960년대 이후 세계 축구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가장 최근에 참여한 월드컵은 2002 한일 월드컵이었다. 그러나 1승 2무의 성적으로 A조 3위에 그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루과이는 A조에 속했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같은 조에 속했던 프랑스는 조 최하위로 예선탈락했다.

우루과이에 이번 월드컵 진출은 쉽지 않았다. 지역예선에서 6승 6무 6패를 기록, 5위로 그쳐 직행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간신히 남아공 무대를 밟았다.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아르헨티나는 지역예선 4위로 직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그런데 우루과이는 정작 본선에서는 수준 높은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강호 프랑스와 첫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고 주최국 남아공은 3대 0으로 크게 꺾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1대 0으로 이겼다. 지역예선에서 문제로 평가받았던 수비진은 오히려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첫 골을 넣고 환호하는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 ⓒ뉴시스

유럽식 축구 스타일을 추구하는 선수가 많아 개인기량보다 조직력과 역습에 의존하는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압도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아르헨티나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남미에서 가장 유럽에 가까운 축구를 한다고 평가받았던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는 오히려 조직력보다 메시를 비롯한 공격진의 개인역량에 방점을 둔 성향이 짙다.

우루과이의 투톱은 매우 위력적이다. 공격 첨병에 서는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프리메리리가에서 두 시즌(2004~2005, 2008~2009)이나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번 월드컵 남아공과의 경기에서도 두 골을 기록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몸싸움과 개인돌파능력은 물론, 중거리슈팅 능력과 동료선수를 활용하는 시야까지 갖춘 선수다. 최전방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2선에 내려와 빈 공간을 활용한다. 프리킥과 코너킥까지 전담한다.

우루과이의 실질적인 최전방은 '득점기계'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도맡는다. 그 역시 리그 득점왕 출신이다. 지난 2009~2010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서른 세 경기에서 무려 35골을 집어넣었다. 리그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보태면 48경기에서 49골을 기록하는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뽐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탐내는 선수다.

그는 조별리그 멕시코전에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덩치가 작으나 순간 돌파 능력과 위치선정 감각이 돋보이는 선수다. 포를란이 체력전과 몸싸움으로 공간을 허물면 수아레스가 빈 공간을 침투한다. 일단은 포를란의 발을 묶는 게 한국의 일차 숙제다.

수비의 안정성도 돋보인다. 지역예선만 하더라도 20골을 허용(경기당 1.11실점)해 인상적인 수비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는 각각 11골, 22골, 16골, 20골을 실점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들면서 끈끈한 수비력이 살아나고 있다. 센터백인 주장 디에고 루가노(페네르바체)는 2006 시즌 이적과 함께 페네르바체 팬들이 꼽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진 조율능력을 지녔다. 월드컵 들어서도 호르헤 푸실레(FC 포르투),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벤피카)를 이끌며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에 0대 2로 완패했다. 사진에서 손을 든 선수가 디에고 루가노. ⓒ뉴시스
다만 루가노가 거친 경기를 하는 선수라는 점은 한국이 파고들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루가노는 터키 리그에서도 옐로카드를 많이 받는 선수로 유명하며, 다혈질이다. 지난 2008~2009 시즌에는 갈라타사라이 더비(이스탄불 연고인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의 라이벌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폭력적인 더비로 알려졌다)에서 상대 선수 엠레 아시크에게 박치기를 해 출장 정지 조치까지 받았다. 영리하게 파울을 유도하는 박지성, 이영표 등이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프리킥 찬스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수비진의 공격 가담 성향이 짙은 점은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와 닮았다. 역시 한국이 측면돌파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번번이 오른쪽 측면이 뚫리는 모습을 보였다. 왼쪽 공격을 도맡는 박지성과 이영표는 물론,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주로 왼쪽 측면으로 움직였던 염기훈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객관적으로 우루과이에 비해 한 수 아래의 전력이다. 역대전적에서 4전 전패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 첫 대결이며 2002년 2월, 2003년 6월에는 평가전을 가졌다. 두 경기는 각각 1대 2, 0대 2로 패했다. 가장 최근 전적은 핌 베어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2007년 3월 24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친선경기다. 이 경기에서도 0대 2로 완패했다. 전반 19분과 37분, 카를로스 부에노(레알 소시에다드)에게 두 골을 허용했다. 부에노는 이번 대표팀에는 백업 멤버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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