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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흥행 위해 페어플레이 원칙 버린 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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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흥행 위해 페어플레이 원칙 버린 피파"

[월드컵] 4강전부터 옐로카드 기록 삭제 방침 논란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흥행을 위해 '반칙카드'를 빼들었다.

2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피파는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 진출팀에 한해 선수들이 받아온 옐로카드(경고) 누적기록을 모두 삭제키로 했다. 스타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얘기다.

신문에 따르면 마리우스 슈나이더 피파 대변인은 "피파는 최고의 선수들이 결승 무대에서 뛸 기회를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피파가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계기는 2002 한일 월드컵이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의 미하엘 발락(첼시)은 4강 한국전에서 이천수에게 가한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아 브라질과의 결승전 출전이 좌절됐다. 16강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경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슈나이더 대변인은 "(경고 규정 변경에 대한) 논의는 발락의 출전이 금지됐을 때 처음 제기됐다"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잉글랜드가 자랑하던 악동선수 폴 개스코인이 서독과의 4강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결승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잉글랜드가 서독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피파가 우려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이 경기에서 개스코인은 옐로카드를 받은 후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전에서 미하엘 발락은 이천수에게 시도한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발락은 이 경기 결승골을 넣어 독일을 결승전으로 이끌었으나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피파의 이번 결정은 논란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피파가 대회 흥행을 위해 '보다 신사적인 축구'를 추구하던 철학을 스스로 어기는 꼴이기 때문이다.

피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공격수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거친 태클과 고의적 반칙을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세웠다. 이는 잦은 반칙과 반칙 유도 남발을 억제해 보다 공격적인 경기 진행이 가능하게끔 하려는 취지이기도 하다.

실제 피파는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고의적인 백태클에 경고 없이 바로 퇴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강화했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할리우드 액션에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다.

1998년 월드컵 당시 한국의 하석주가 백태클 퇴장 1호를 기록해 역대 네 번째 가린샤 클럽(골을 넣은 후 퇴장당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고, 2002년에는 이탈리아의 토티가 한국과의 16강전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퇴장 당했다.

이에 더해 피파는 이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서 받은 경고가 8강전까지도 누적되도록 이미 경고 규정 자체를 강화한 마당이다. 이전까지는 조별리그에서 받은 경고 기록을 16강전부터 삭제했다.

결과적으로 피파가 이번 대회에 취한 입장을 4강전부터 예외로 두기로 '갑자기' 밝히면서 스스로 정한 원칙을 저버리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스타선수가 월드컵 결승에 진출해 제 기량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직 이를 위해 원칙마저 저버린다는 비판을 피파가 피해가긴 힘들어 보인다.

한편 피파가 돈벌이에 혈안이 됐음은 스타 마케팅과 궤적을 같이 하는 장외시청권(Public Viewing) 강화 규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피파는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서부터 이 조항을 강력하게 적용해 중계권 폭등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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