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향후 행보를 결정하게 될 비상의원총회가 7일 오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비대위원장을 맡을 의지를 보이고 이는 김근태 의원은 "의원들과 중앙위원들이 적절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그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좌파라서 당권을 맡아선 안 된다'는 당내 보수적 목소리에 대해서는 "당을 단합, 단결시키라는 채찍질로 생각한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혁규 "나는 당내에 급진좌파가 없다고 보지만…"
지난 4일 최고위원 사퇴기자회견에서 사실상 '김근태 비토론'을 펼쳤던 김혁규, 조배숙 의원은 이 날도 부정적 의견을 고수했다.
김혁규 의원은 "당내에서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계파에 휩쓸리지 않는 중립적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나는 우리 당 내에 급진진보좌파 인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5.31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시는지도 모르겠다"고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조배숙 의원은 "좀 더 당을 통합하고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8인 인선위원회가 오늘 인준 받으면 그 쪽에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부동산 정책의 골격은 유지하되 1가구 1주택을 보유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말해 '부동산 정책 완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야파 계열 중진인 장영달 의원은 "당내에 여러 시각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10여 년 동안 같이 정치를 해온 3선 의원(김근태)에게 극단적 표현(좌파)을 하며 거부 하는 것은 뭔가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5일 중진회의에서 구성한 '8인 인선위원'의 한 사람인 이용희 의원은 "중앙위에서 인준 받기 전까지는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다"면서도 "(김근태 외에는) 대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석현 "같이 못할 사람은 이제 당을 떠나야 한다"
역시 중진회의에 참석했던 이석현 의원은 "이제 정 같이 못할 사람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 한나라당 내 개혁파 인사를 포함한 민주세력대연합에 대한 대토론을 통해 당내 다수의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간 연합은 안 된다고 주장한 인사들이 있었는데 (대연합 쪽으로) 다수 의견이 정해지면 그 분들은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계개편은 되는 것 아니냐"면서 "주체적, 능동적으로 정계개편에 대응해야 우리당이 사분오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질서 있게 당을 수습해야 구체적인 반성도 가능하고 새로운 모습을 국민들 앞에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의총은 곧 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한편 의총에 앞서 김근태, 김두관 최고위원이 공식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 2.1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함에 따라 우리당 지도부는 완전히 해체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오전 10시 의총과 오후 2시 연석회의에서는 비대위 출범이 첫 안건이고 그것이 결정되면 비대위 구성을 위한 방법이 논의된다"며 "중진모임에서 말씀하셨던 8인 인선위를 추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주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인선위가 추인되면 향후 비대위의 권한이나 임기를 어떻게 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당은 이날 비상의총 뒤 의원단-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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