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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서울시의회…한명숙 석패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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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서울시의회…한명숙 석패가 기회

"1순위는 서울광장 개방"…'오세훈 표 정책' 태클 예고

"서울시장이 한명숙이 됐다면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도 못했을 것이다. 오세훈이 됐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현역 의원이 됐다. 오세훈을 싸워서 이겨야 한다."

11일 서울 용산 원불교 하이원 빌리지에서 열린 민주당 8대 서울시의원 의정개원준비 워크숍에서 시의원 당선자들과 시당 지도부는 오세훈 시장을 맞이하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7대 서울시의회에서 한나라당이 절대 다수의 의석을 차지하면서 민주당 시의원들은 존재감조차 없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여소야대'가 되며 주목 받는 광역의회가 됐다.

특히 서울광장, 무상급식, '디자인 서울' 정책, 한강 뱃길 사업 등에 대해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의 입장 차가 뚜렷해 상당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민도 살 수 있는 서울 만들어야 한다"

포문은 김낙순 전 국회의원이 열었다. 그는 "야당으로서 투쟁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은 나보다 잘난 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를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전 의원은 "오세훈과 이명박이 8년간 해온 거라면 서울시를 여당 도시로 만든 것"이라며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쳐, 서울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인접 지역으로 내쫓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표층은 서민층이라는 것.

김 전 의원은 "그렇기에 서울이라는 곳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이 기본 생각은 오세훈과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며 "중산층도 살 수 있고 서민들도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드는 게 여러분들의 일"이라고 당부했다.

민병두 서울시당 교육연수위원장은 "진보 진영에서는 산재된 사안에서 민주당이 오세훈 시장의 정책에 확고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에 부응하는 목표를 가지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교육연수위원장은 "그렇기에 무상급식 등 우리 시의원들이 합의한 공약에서 바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위원장은 다만 "자꾸 반대만 하면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유연함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에 대해 "국민이 이번에 기회를 한 번 준 것"이라며 "이 기회를 발판으로 또 다른 큰 기회를 만들고 못 만들고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 세력보다 민주개혁 세력이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도덕적으로도 그들보다 부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두 가지를 충족한다면 국민들은 2012년에도 우리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광장조례안, 반드시 통과시킬 것"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민주당 시의원들은 오세훈 시장이 핵심적으로 진행하는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강 주운(舟運, 뱃길) 사업, 해외 홍보 예산, 디자인 서울 정책 등에서 사용되는 예산을 삭감하거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을 지원해주는 역할만 하며 '거수기'나 다름 없었던 시의회가 이젠 비판과 견제의 의회로 그 역할이 바뀌는 모양새다.

현역 시의원으로 이번에도 당선된 양준욱 시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다시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 것은 제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준욱 시의원은 "7대 시의회에서는 여대야소로, 의회가 제대로 된 비판 기능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앞으론 의회의 비판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제동걸기'1순위는 서울광장 개방이 될 전망이다. 오승록 당선자는 "다른 것은 검토를 해봐야 하겠지만 서울광장조례안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안"이라며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첫 번째 의정 활동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광장조례안은 우리가 첫 번째로 다룰 것"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10만 명이 넘는 서울시민이 서명한 조례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허가제를 신고제로 바꾸는 것이다. 조례안 발의에는 시의원 10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7대 시의회에서 야당 시의원은 이마저도 부족했다.

하지만 7월 1일 개원하는 제 8대 시의회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민주당이 79석을 차지한 반면 한나라당은 27석에 그쳤다. 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이 된 것. 제7대 서울시의회에서 한나라당은 102석을 차지했고 야당은 4석에 불과했다.

마재광 민주당 서울시당 정책실장은 "서울광장조례안은 우리가 첫 번째로 다룰 것"이라며 "대부분 민주당 서울시의원 당선자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무상급식도 오 시장은 '선별적 무상급식'을, 민주당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전면 무상급식'을 내걸고 있어서, 하반기 예산 편성·심의에서 서울시와 시의회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여소야대'…민주당과 오세훈 모두에게 '기회'

시의원 당선자 인적구성도 흥미롭다. 마재광 정책실장은 "이번 시의원 중 절반 이상이 40대 의원일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보좌관 등 국정활동을 해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진보적 성향을 기본으로 정치적 야심과 함께 중앙 정치 무대에서 쌓은 정치감각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마재광 정책실장은 "이들은 대부분 당론을 따르는 분위기"라며 "자칫 제대로 의정 활동을 하지 못할 경우 문제가 2012년 대선 등에서 심각해진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에게는 본인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이고, 역으로 오세훈 시장도 불리한 여건에서 정치력을 업그레이할 수 있는 기회다. 7월 1일 개원하는 제 8대 서울시의회에서 잊혀졌던 의회 본연의 기능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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