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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경기도의원, 선거 후 줄줄이 해외연수…보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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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경기도의원, 선거 후 줄줄이 해외연수…보은성?

의회 "오래 전부터 준비" vs 시민단체 "보은차원"

6.2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임기를 20여 일 앞두고 해외연수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시·도의회 중 임기말 해외연수는 경기도의회가 유일하다.

8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이 이날 3박5일 일정으로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이들은 베트남 현지의 농·특산물 시장을 조사해 차기 의정활동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두 낙선했다.

지난 7일에는 보건복지가족여성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베트남 호찌민과 붕따우 지역의 복지시설 견학을 위해 한국을 떠났다. 이들 4명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두 낙선했다. 오는 10일부터는 2박3일 일정으로 건설교통위원회 의원들이 일본 연수를 떠난다. 하지만 연수를 떠나는 9명 의원 중 7명이 낙선 의원이다.

▲ 경기도의회의 임기말 '해외연수'로 외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말 김상곤 교육감 행정사무조사 특위 구성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보은 논란에도 경기도의회 "별 문제 없다"

해외의 선진 제도를 배워 의정활동에 반영하기 위한 연수라고는 하지만 낙선한 의원이 차기 의정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은 외유'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경기도의회 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미 몇 달 전부터 준비된 것"이라며 "선거 전에는 선거 준비 때문에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선거 후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낙선한 의원들이 이번 연수에 포함된 것을 두고도 "연수를 다녀와서 결과보고서를 만들면 차기 의회의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도 있다"며 "또한 의회 직원들도 가기 때문에 다음 의회에서 이번에 다녀온 것을 보고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목적을 가지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낙선한 의원들이 가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의원들도 흔쾌히 가는 건 아니다"면서 "관광은 없을 뿐더러 연수 예산이 축소돼 자비 부담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매년 의원 개인당 180만 원의 해외 연수비가 책정된다.

시민단체 "미리 계획됐다 하더라도 보은 차원일 가능성 크다"

시민단체의 시선은 따갑다. 황영민 참여연대 의정활동감시센터 간사는 "지방선거가 끝난 6월은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시기가 아닌 그간 활동을 정리하는 시기"라며 "이는 낙선된 의원뿐만 아니라 당선된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황영민 간사는 "그럼에도 낙선한 의원들이 이렇게 해외 연수를 가는 것은 미리 계획된 연수라 하더라도 보은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황영민 간사는 "국회의 경우에도 의원이 해외 연수를 다녀오지만 연수 보고서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지방의회는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황영민 간사는 "그렇기에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 보고서 등을 작성해 다음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근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사무국장은 "의원들을 해외에 보내는 이유는 해외에서 선진 문물을 보고 의정활동에 반영하라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임기가 끝나는 사람들이 해외를 간다는 건 예산의 목적과 전혀 다르게 예산이 집행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이재근 사무국장은 "이는 견제 세력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보 공개, 감시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 단골 경기도 7대 의회, 어쨌거나 마감

경기도의회가 '해외연수'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3월 경기개발연구원 자치행정연구부 이현우 책임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를 제외한 전국 15개 광역시도의회는 지난 2007년부터 2008년 8월까지 974명이 164차례의 해외연수를 다녀왔는데, 경기도의회가 이 기간 29차례에 걸쳐 250명이 참가해 1위를 기록했었다. 경기도의회가 도의원 117명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고는 하지만 2위(인천시의회: 21차례 88명) 3위(제주시의회: 19차례 66명)와의 격차도 상당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었다.

이번에도 <프레시안>의 취재결과 임기말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광역시·의회는 경기도의회를 제외하고 한 곳도 없었다. 모 지역 의회 관계자는 오히려 "임기말에 그럴 수 있느냐"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고, 또 다른 지역 의회 관계자는 "경기도는 연말연초에 무상급식 예산 갈등 등으로 인해 해외연수를 가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임기말에, 그것도 낙선된 의원이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좀 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비 인하 권고 거부', '무상급식 예산안 삭감' 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경기도의회. 마지막까지 '외유' 논란을 남기며 제7대 의회의 문을 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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