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이라도 할 때면 관절이 굳었는지 10~20년 전과는 다르게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일에 쫓기다 보니 운동 기회가 거의 없었고, 골프처럼 장시간을 비워야 하는 운동은 엄두조차 내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아침에 30분만 먼저 일어나 운동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나 미루다 보니 겨울이 오는 바람에 3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아침 운동에 정을 붙여가고 있는데 회사 업무가 바뀌면서 아침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점심에 여유가 있어서 며칠 전부터 낮에 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땀이 많은 체질인 L씨에게는 운동 후에 땀에 젖은 옷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어떤 방법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세상일이 그렇듯이 아무리 몸에 좋다 해도 적절히 해야 합니다. 한증막에서 땀 뺀다고 오래 앉아 있어 봐야 탈수현상만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더위에 인내심을 발휘해 가며 장시간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덥다고 운동을 안 하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안 되므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 방법을 숙지하고 운동에 임해야겠습니다.
"더운 것보다는 추운 게 훈련받기에 좋다"
▲ 더운 여름에 운동을 할 때는 땀을 흘리면서 생길 수 있는 탈수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수분 섭취가 꼭 필요하다. ⓒ프레시안 |
군대에 다녀오신 분들은 아마도 쉽게 답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겨울보다 여름에 훈련을 받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혹한기 훈련은 있지만 폭서기 훈련은 없습니다. 극단의 날씨가 모두 힘들기는 하지만 더위가 추위보다 더 견디기 힘든 이유는 온도 조절 기전에 대한 운동의 효과가 추위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체온이라는 용어를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우리 몸의 온도를 가리킵니다. 인체의 온도는 내부와 표면이 다릅니다. 더운 곳에 노출되면 피부가 따뜻하게 느껴지고, 추운 곳에서는 피부가 차게 느껴지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체표면은 온도에 대한 적응 능력이 뛰어나서 웬만큼 온도가 바뀌더라도 견딜 수가 있습니다.
체온이란 내부 온도를 가리키며, 내부 온도는 조절 능력이 뛰어나서 외부 환경이 변하더라도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의 몸 깊은 곳에서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을 의미합니다.
추울 때는 그냥 있는 편이 훈련이나 운동을 하는 것보다 추위를 더 잘 느낍니다. 그러나 더울 때는 운동을 하면 할수록 몸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것은 운동을 하면 열이 발산되기 때문입니다. 추울 때 운동을 하면 몸에서 열이 발산되므로 추위를 덜 느끼게 되지만 더울 때 운동을 하면 그렇지 않아도 더운 환경에 열을 더 붓는 꼴이 되므로 몸이 버텨내기가 어려워집니다.
체온을 조절하라
체온을 재는 가장 흔한 방법은 귀 속에 체온계를 넣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의 체온은 섭씨 36.5~37.5도 정도입니다. 하루 중 시기에 따라 체온에 차이가 있으며, 오후가 이른 아침보다 높습니다. 위에서 여름과 겨울의 운동 효과를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오후에는 활동이 많아지면서 몸에서 열이 발산되므로 다소나마 체온이 올라갑니다.
운동 시 체온이 오르는 것은 운동 효과에 의한 것이므로 얼마나 심한 운동을 하는지와 얼마나 오랜 시간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체온 증가 정도가 결정됩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운동에 의한 체온 발산 효과는 증가합니다. 특히 몸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온도 범위(이를 'thermoneutral zone'이라 하며 우리말로 '열중성 영역' 또는 '온열 중성대'라 함)를 벗어나 31도 이상이 되면 체온 조절 능력이 급히 떨어지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열을 생산합니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근육은 열을 생산할 수 있는 총능력의 20퍼센트 이하로만 기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운동량이 증가하면 근육의 열 생산량은 90퍼센트 이상까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기전이 효과적으로 발휘되지 못하면 체온 조절 능력을 벗어나게 됩니다.
이 열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피부 표면에 위치한 혈관이 늘어나야 합니다. 혈관이 굵어지면 외부와 접하는 면적이 늘어나므로 열 발산이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혈관이 늘어나면 땀을 흘리게 됩니다. 몸 밖으로 나온 땀이 수증기로 바뀌어 증발하는 과정에서 땀 1그램당 0.58킬로칼로리의 열이 소모됩니다.
열이 소모되면 잠시나마 더위가 가시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으며, 체중이 감소되는 효과가 동반됩니다. 운동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땀을 흡수할 수 있는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은 짧게는 체중 조절 효과를 노린 것이고, 길게는 더 효과적으로 땀을 흘릴 수 있도록 선수들의 몸을 적응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여름철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수분 공급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성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물입니다. 물은 몸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에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서 형성되는 열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고, 이를 통해 피 속의 물이 땀의 형태로 배출됩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운동을 하면 체내에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겨울보다 여름철에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소변이 진한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즉 노폐물과 함께 배출되어야 할 소변의 일부가 이미 땀으로 배출되었으므로 적은 양의 물에 노폐물이 모두 포함되어 소변색이 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분 배출량이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지 않으면 탈수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소변의 비중이 1.030이상이거나 삼투압이 1킬로그램당 700밀리오스몰(mOsm) 이상일 경우 탈수를 의심합니다.
여름철에 운동에 의해 탈수가 일어나면 운동 시 긴장을 증가시키고, 운동 수행 능력을 떨어뜨립니다. 따라서 탈수가 일어나면 운동 시 쉽게 피로해지고, 평소보다 빨리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헌혈을 할 때 320~400밀리리터의 피를 뽑아낸 후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도 부족한 물의 양을 보충하기 위한 것입니다. 여름철에 심한 운동을 하면 체중의 2퍼센트 이상 탈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욕탕에서 장기간 한증막에 들어가거나 하는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탈수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탈수는 유산소 운동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림과 동시에 정신 기능을 감소시킵니다. 그러므로 얼른 바로잡지 않으면 정신을 잃거나 신경학적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체중의 3퍼센트 이상 탈수가 일어나면 열 탈진이나 열사병과 같은 열 손상 위험성이 증가하고, 물 외에 각종 전해질도 함께 손실되어 골격근 경련을 비롯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납니다.
결론은 물을 적시에 보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시간에 걸쳐 8킬로미터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일반적으로 0.5~1.0리터 정도 땀이 흐릅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수분 소실량은 증가하며, 정신력으로 버티지 말고, 물을 보충해 가며 운동을 해야 합니다. 몸의 이상은 무엇이든 예방이 중요하므로 운동 시작 전에 미리 물을 한두 잔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장시간 운동을 할 경우에는 굳이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예를 들면 20-30분 간격) 물을 보충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물 대신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를 드시는 것도 무방하며, 소모되는 에너지 보충을 위해 가벼운 스낵을 드시는 것도 권장할 만합니다.
보통 남성이 여성보다, 어른이 어린이보다 땀을 많이 흘리므로 물을 마시는 일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노인은 갈증을 느끼는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마실 필요가 있습니다. 땀이 많이 흐르면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므로 수분과 함께 전해질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술을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고, 나중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알코올이 탈수를 유도하기 때문이므로 운동 전에 술을 마시는 것을 절대 삼가야 할 일입니다. 여름철에는 수분 공급과 같은 요령을 습득하신 후 운동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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