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에서 1차 투표 결과 박지원 의원이 34표로 가장 많이 득표했고, 강봉균(17표), 김부겸(16표), 박병석(10표), 이석현(5표) 의원 순으로 득표 순위가 갈렸다. 그러나 과반 득표 후보가 없어 규정에 따라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진행했고, 결국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당초 박지원-김부겸 양강 구도가 예상됐으나 강봉균 의원이 선전하며 결선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나타냈다.
박지원 의원이 새 원내사령탑이 되면서 민주당에 어떤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당선소감부터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역동적인 대권 후보들이 다 지도부에 들어와야 한다"며 지도부의 집단지도 체제로의 변환을 요구했다.
▲ 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당선된 박지원 의원. ⓒ뉴시스 |
박 의원은 또 "강원도, 충청도, TK, PK, 제주도 몫의 최고위원을 임명해야 한다"며 지도부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원내 운영 방식도 이전과 다를 전망이다. 박 의원은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국회인데 언제까지 장외투쟁에 날과 밤을 새고 언제까지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농성할 것인가"라며 "원내 투쟁의 방법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상대할 한나라당 카운터 파트너는 김무성 의원으로 박 의원은 "투쟁할 때는 투쟁하고 협상할 때는 협상하겠다"며 '감동적 협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18대 국회에서 원혜영 의원이 1기 원내대표, 이강래 의원이 2기 원내대표를 역임했는데 평가가 후하지는 않았다. 원혜영 의원 시절에는 연말 국회 본회의장 점거로 국회가 공전 상태에 빠졌었고, 이강래 의원은 당선되자마자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정국을 맞이했고, 미디어법 처리를 저지 못했으며 연말에는 노조관계법 처리 문제로 내홍을 겪기도 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79석의 의석을 갖고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노무현 대통령도 소수당으로 집권했다"며 "박지원이 몸을 던져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 개인의 행보도 주목 받고 있다. 'DJ의 복심'인 박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실세 중의 실세였으나,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며 무죄가 확정됐지만 현대 비자금 문제로 옥고를 치렀고,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통합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당에 복당을 했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스폰서' 의혹을 제기해 천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당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되는 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당 안팎에서는 그의 입지가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특유의 성실성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선출직인 원내대표에 오르게 됐다. 박 의원은 이날 당선 직후 즉석에서 이찬열 의원을 원내 부대표로 임명하는 등 당 내 비주류 세력에게도 광폭 행보를 펼쳐 민주당의 세력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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