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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좀먹는 우울증, 당신도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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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한민국 좀먹는 우울증, 당신도 혹시?

[메디컬 피트니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나름대로 직장 생활에 충실하면서 가족에게도 가능한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생각해 온 46세의 김 씨는 최근에 잠이 줄어들고, 괜히 기분이 가라앉아서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며, 과거에 재미있던 일도 점점 재미가 없어져 가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특별히 모아 놓은 재산도 없고, 아직까지는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만 명예 퇴직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한 친구에게 이런 속마음을 털어놓자 친구는 조심스럽게 혹시 우울증일이지 모르니 병원에 한 번 가보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던 차에 나도 그런가 하는 의심이 들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김 씨는 우울증이 있는 것일까요? 정상인데 우울한 기분이 든 것일까요?


우울증과 우울한 기분

최근에 우울증과 관련하여 반갑지 않은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까닭에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누구나 더 우울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도 우울한 기분을 가질 때가 있으니 기분이 안 좋아질 때면 나도 우울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울한 기분은 기쁘다, 슬프다, 즐겁다, 괴롭다 등과 마찬가지로 기분 상태의 하나를 가리킬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울한 기분은 정상으로 취급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잠시의 기분으로 끝내고 금방 다른 감정을 가질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심한 상태인 우울증은 질병으로 취급됩니다.

이 둘을 구별하는 첫째 기준은 기간입니다.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면 병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우울한 기분을 가지게 한 원인이 해결된 후에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으면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울한 기분이 심각해져서 점점 세상일이 재미없어지고,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에도 병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니 얼른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에 속하는 우울한 기분은 아무 처치를 하지 않아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쉽지만 병적인 상태에서는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며, 우울증의 치료 효과는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주변에서 약물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을 본 적 있습니다만 항우울제가 가장 대표적인 우울증 치료라는 점은 이미 의학적으로 규명된 내용입니다.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우울증 치료 방법이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좋은 치료 방법이 개발되어 있으니 혹시 병적으로 우울한 기분을 가지셨다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얼른 치료를 시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항우울제는 중독 현상도 없고, 부작용도 크지 않으므로 사용에 아무 어려움이 없습니다. 한 가지 주의사항이라면 약을 사용한다고 금방 증세가 호전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치의의 설명을 들어가면서 적어도 한 달 이상 약물 치료를 받으면 많은 경우에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 심각한 병인가?

▲ '마음의 감기' 우울증,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프레시안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순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 명당 23명이 자살함으로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우울한 기분을 가지게 합니다. 특히 매년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욱 그렇습니다.

자살에 대한 기사를 접하노라면 우울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흔히 접할 수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든지 우울증과 자살을 연관 짓게 되는 것은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41배나 자살을 더 많이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할 수는 없지만 우울한 상태는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하므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경우 이를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항우울제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은 부작용도 없고, 치료 효과도 좋은 편이니 반드시 전문의를 만나서 해결책을 찾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우울중이라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되다 보니 우울증이 과거에는 없었던 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과거에는 털어 놓기 힘든 병이었지만 지금은 쉽게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사회가 변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고 각박해지고 있으므로 실제로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정신과가 아닌 다른 과에 찾아온 환자 중 10퍼센트가 우울증 환자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 전체 여성 중 5~9퍼센트가 우울증 환자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우울증 환자가 많은 것은 호르몬의 변화가 더 잘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호르몬 변화에 따른 생리현상은 짜증과 불쾌감을 일으킴으로써 기분을 우울하게 하고, 출산이나 폐경도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찾아오므로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보통 2~3퍼센트 정도가 우울증 환자로 추산됩니다. 남성에게 우울증이 적은 것은 호르몬 변화가 적은 것 외에 술, 담배, 친구, 취미 생활 등 우울한 기분을 달래 줄 기회가 여성보다 많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우울한 기분을 술로 달래다 보면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2퍼센트, 10대 청소년의 4~8퍼센트에서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으며, 이들의 증상은 어른과 다르게 바람직 못한 행동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노인의 우울증입니다. 노인 전체의 3분의 1이 우울증 환자이고, 이들 중 치료를 받는 경우는 10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니 이제라도 우울증 해결을 위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얼마나 흔하면 우울증에 "마음의 감기"라는 별명이라 하겠습니까?

우울한 기분을 달래주는 손쉬운 방법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약이 있으니 운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달라스의 남부감리교대학교(Southern Methodist University)에서 불안 장애 연구와 치료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스미스 교수는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보스톤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오토와 함께 사람을 상대로 지금까지 행해진 대규모 연구 결과를 분석한 그는 운동이 정신건강에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운동은 병원에 쉽게 갈 수 없는 분들이나 비용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 기존의 치료법을 사용하기를 원치 않는 분들에게 아주 바람직한 치료법이라는 것이 스미스 교수의 설명입니다. "운동은 전통적인 치료법을 보완할 수 있고,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더 집중하고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지난 3월 6일에 미국 불안장애학회 연례 학술 대회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이들의 연구를 보면,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불안 장애나 우울한 기분을 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스트레스나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도 아주 낮았습니다. 우울한 기분에 빠진 사람들에게 있어서 운동은 항우울제와도 같으며, 뇌에서 신경 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특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운동을 하게 되면 평상시의 행동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고, 불안 장애 환자들에게서는 운동이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 주고,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불안 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기 위해 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일주일에 150분 정도 중간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하거나 75분 정도 강한 강도로 운동을 하실 것을 권합니다. 미국의 경우 약 40퍼센트의 사람들이 주로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므로 운동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쉬운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도 "건강한 삶을 돌보기 위해서는 건강 상담자들이 환자에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스미스 교수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장기간의 운동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25분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에너지가 충전되며, 다음 날 또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명심하고 당장 운동을 실천하시시오. 기분이 안 좋아서 운동을 거르기보다는 안 좋은 기분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하루 20~30분의 운동으로 즐거운 기분을 가질 수 있으므로 운동의 생활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약 20년 전에 건강 강연으로 이름을 떨친 분께서 텔레비전에 출연하여 "엔돌핀"에 대해 강조하신 바 있는데 운동이 바로 몸속에서 엔돌핀을 생성하는 훌륭한 무기이고, 그래서 운동에 취하신 분들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운동을 계속하는 것은 엔돌핀이 분비되어 운동에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운동이 좋아서 달리는 것을 멈추지 못할 정도의 심한 운동은 해가 될 수 있지만 적절한 운동은 불안 장애와 우울한 기분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건강 생활의 필요충분조건이기도 합니다.

2010년 4월 23일 발행된 "대한민국 좀먹는 우울증, 당신도 혹시?" 기사에 최초 첨부된 사진은 프레시안의 사진이 아닌 동아일보사의 사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저작권 확인을 제대로 못하고 사진이 실린 점 동아일보사 관계자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해당 사진은 삭제하고, 다른 사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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