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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은 환영회까지 하더니 '개혁적'이라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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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근민은 환영회까지 하더니 '개혁적'이라던 나를…"

[인터뷰] 유종일, 초보 정치인이 절감한 '침묵의 카르텔'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하버드 경제학박사,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동생 등 화려한 이력 보유자로 선거철만 되면 민주당 영입인사로 거론되던 유종일 교수.

그가 지난 3월 3일 갑자기 전라북도 도지사 도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사실 민주당 내에서 광역단체 후보군 중 비정치권 인사는 제주의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과 그가 유이하다. 그로부터 한 달. 그는 '기득권'의 벽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두르는 유종일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를 만나봤다.


▲ 유종일 전북도지사 예비후보. ⓒ프레시안(김하영)

"다들 '아깝다'고는 하는데…"

유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아까운 인물"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젊고 개혁적이고 실력도 있지만 이번에는 힘들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말이다. 그만큼 '김완주 대세론'의 벽을 넘기 힘들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단단히 화가 나 있다. "게임의 룰"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북지사 경선은 여론조사 50%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 50%로 결정되는데, 현직 프리미엄이 강한 김완주 지사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불만이다. 그래서 유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가 내놓은 '시민공천배심제'를 기대했으나, 호남에서는 광주에서만 실시된다. 시민공천배심제의 취지 중 하나인 '정치 신인'에 대한 기회 제공인데 정작 정치 신인이 나선 전북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 맞붙는 광주에서만 실시된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왜 전북은 안 되는지에 대해 지도부의 견해를 들어봤는데 하나도 납득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경선 일자도 불만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11일에서 18일로 경선일자를 연기했지만,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는 호남에서의 민주당 경선을 굳이 일찍 치를 필요가 없다. 경선을 일찍 치르는 것도 현직 지사에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유 후보는 김완주 지사 후보 자격 재심에 미온적인 중앙당 태도에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유 후보는 "당헌당규에 보면 도덕성, 정체성, 당 기여도, 당선 가능성을 보게 돼 있는데, 중앙당에서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 때까지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재심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당은 정치조직인데 도덕성과 정체성에 대한 판단을 정치가 아닌 사법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김완주 지사 재심을 요구하며 "민주당 민주화 운동이라도 벌여야 겠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유종일, 정균환 후보는 전국공무원노조가 김완주 지사의 판공비 사용 내역을 문제 삼아 횡령, 뇌물공여,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점을 들어 김 지사에 대한 경선 후보 자격 재심사를 중앙당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유 후보가 정치판에 뛰어든 다음 느끼는 '벽'에서 김 지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읽을 수 있었다. 도민들을 전북지사 선거에 관심이 있는 '관심층'과 아예 정치 자체에 냉소적인 '무관심층'으로 나뉜다. 그런데 유 후보가 느끼기에 관심층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거의 김 지사와 유착관계라는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가 고발한 김 지사의 판공비 사용 내역을 보면 국회의원, 도의원, 향우회, 도민회, 문화예술단체 등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사용된 것은 물론 도청 공무원, 소방서, 경찰서, 노조에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와 있다. 최근 도청 전 공보과장이 기자들에게 촌지를 돌려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이러니 웬만한 사람들은 김 지사와 관계가 얼키설키 엮여 있어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나더러 개혁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며 전북지사 출마를 권유했던 사람들도 정작 출마를 선언하니 김 지사에게 가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 안에서 혜택을 누린 사람들 사이에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는 정동영 사람이 아니다"


▲ ⓒ프레시안(김하영)
이와 같이 유 후보가 몸소 '정치판'을 체험하고 있는데 사실 그가 정치판에 뛰어 든 이유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 대답은 다소 싱겁지만 간결했다.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평론가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직접 사회 변혁을 위해 뛰어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왜 전북이냐'는 것이다. 그의 형인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후광을 업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많다. 유 후보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남의 힘을 빌어 한 자리 해보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 전북은 내 고향이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전북이 민주당 기득권의 텃밭이라 '여기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내보자'고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유 후보의 지명도를 높였던 '손에 잡히는 경제'도 전북 지역에서는 '전주 MBC 자체 프로그램 편성'으로 방송되지도 않았다.

정동영 의원과의 친분도 관심사다. 하지만 유 후보는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정동영 사람이 아니다"면서 "정세균 대표, 이미경 사무총장과 가깝고, 정동영 의원이 도와주고 있는 것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지난 달 3일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입당을 발표하던 날 민주당 지도부는 대거 배석해 꽃다발을 안겨주며 입당을 환영했었다. 그 날 유 후보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당과 출마를 선언했는데, 그의 주변에는 천정배, 안민석 의원 등 비주류 의원 몇 명만이 참석해 대조를 이뤘었다.

'58년 개띠'로 뒤늦게 정치의 세계에 뛰어든 유 후보. "한 가지만 하고 살기에 요즘 인생이 너무 길어졌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정치적 포부가 뭐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 꿈꾸는 '이기적인 삶'은 그림을 그리며 사는 것이지만, 더 심한 질곡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그가 험난한 정치판의 질곡을 어떻게, 얼마나 견뎌낼 것인지 주목된다. 당장 첫 시험대는 전북도지사 도전이다.

다음은 5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프레시안: 김완주 지사 재심을 요구하고 있는데 중앙당에서는 김 지사 재심에 부정적인 것 같다.

유종일: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있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지금까지 당의 입장인 것 같다. 그런데 당은 정치 조직인데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래서 당이 망가지는 것이다. 당은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당헌 당규에 명백하게 나와 있다. 공직선거 후보자에 대한 심사는 도덕성, 정체성,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당선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다. 정체성, 기여도, 도덕성을 사법부가 판단하나.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아서 어떤 위법 사실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있어야 도덕성이 있는 것인가? 당이 판단을 사법부에 의존하고 있으니 민주당이 국민들 사이에서 신망을 많이 잃고 지지율도 낮은 것이다. 국민들은 MB 정부의 폭주, 역행에 화가 나있는데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왜 그런지 민주당은 반성을 해야 한다.
프레시안: 경선 참여 서약서 서명을 보류했는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생각하고 있나.

유종일: 무소속 출마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직까지는 민주당이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민주당이 해야 할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민주당원으로써 민주당이 정체성도 분명히 하고 도덕성도 회복하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도록 매진하겠다. 중요한 것은 재심을 엄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보기에 김완주 지사는 당헌 당규상 부적격자다. 김 지사의 경선 자격을 박탈해서 민주당이 정체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첫 발걸음으로 삼아야 한다. 만약 박탈하지 않는다면 왜 박탈하지 않는지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조사를 했더니 사실이 아니더라, 적어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더라 정도는 돼야 한다. 그 답이 나올 때까지는 경선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 경선 방식도 호남 개혁 공천을 얘기했으면 신인에게 기회를 보장하는 경선이 돼야 한다. 그런데 당에서 결정한 경선 방식은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는 대단히 비민주적이고, 기득권을 엄청나게 많이 보호하는 방식이다.

▲ ⓒ프레시안(김하영)

프레시안: 김완주 지사가 경선 후보 자격 유지로 당이 결정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유종일: 정균환 후보와 연대 중이기 때문에 같이 상의를 해 볼 부분이다. 나는 당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당 지도부가 김완주 지사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 사안의 성격을 얼마나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앞으로 이것이 민주당에 미칠 영향과 파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약간은 의문이 든다. 재심위도 그렇고 최고위도 그렇고 충분한 이해를 한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프레시안 : '유종일'이 왜 정치판에 뛰어들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종일 : 내가 최근 저서에서 '문제는 정치야 이 바보야' 라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예전에 높은 자리, 소위 말하는 청와대 수석, 장관 등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을 탐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동안 현실 참여 지향적인 학자로 살아왔다. 이 사회와 경제를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고 우리나라를 보다 반듯하게, 품격 있는 개인들이 자아실현을 하고 누구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민주화 운동의 성과로 정권 교체 등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고, 이명박 정부 하에서 민주화 운동의 성과들이 부정되고 거꾸로 가는 것을 보면서, '정말 나라가 이렇게 가면 안된다. 왜 역사가 거꾸로 가는 일이 벌어지나'하며 안타까웠고, 앞장서서 비판도 했다. 문제는 대안으로써 야당이 존재를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과거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왔었고, 비판과 조언을 했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을 보며 안타까웠다. 그 때 '좁은 문으로 들어가자'는 생각을 했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누리는 호남에서 민주당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지역 발전의 성과를 보여줬나?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 전라북도 경제는 말이 아니다. 가장 민주당의 개혁과 쇄신이 필요한 곳이 마침 내 고향인 전라북도였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도전했다.

프레시안 : 민주당에서도 선거 때마다 꾸준히 '전략공천' 영입인사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민주당이 '인재영입'이라면서 부구청장 출신들도 꽃다발을 안겨주고 환영식을 열어줬는데, 정작 이번에 출마 과정은 초라했다.

유종일 :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나는 애초부터 이 시대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뭔가 하는 생각을 했고, 정말 힘 있는 야당, 이 시대가 요구하는 그런 국가 발전의 비전과 정책 역량과 정체성 도덕성 등을 갖춘 야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뛰어들었는데, 나와 같이 당에 들어온 우근민 씨는 환영회까지 해줬지만 나는 냉대하더라. 그것을 보고 이것이 이 당의 현실이구나 생각했다. 이 어려움을 딛고 싸워서 이겼을 때 그것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겠는가 생각하고 있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있다.

프레시안 : '유종일은 정동영 사람'이라는 이유로 당 지도부가 홀대한다는 얘기도 있다.

유종일 : 나는 정동영의 사람이 아니다. 가까운 사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 대표도 형을 통해 잘 알고 당에 가까운 사람이 많다. 이미경 사무총장과도 가깝다. 내가 정동영 의원을 앞세워서 뭘 한 적도 없고, 실제로 정동영 의원이 선거에서 앞장서서 한 것도 없다. 나는 단지 정말 전라북도를 잘 발전시키고 호남에서 꽃 피운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민주당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자 했다. 그 사람이 유종일이다.

프레시안 : 왜 하필 전북인가? 유종일은 도회적 이미지가 강하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유종일 교수의 친형, DJ 정부 시절 전북도지사를 지냈음)의 후광을 노린 것 아닌가?

유종일 :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정동영이든 유종근이든, 남의 힘을 빌려서 한 자리를 해보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왜 하필 전북이냐? 거기가 내 고향이고 당연히 자주 찾는 곳이다. 그리고 방금 말했지만 민주당 기득권의 텃밭이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고민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무엇을 보여줬나. 아무 것도 없다. 개혁과 쇄신이 필요한 곳이다. 가장 어려운 곳부터 변화를 일으키려는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3월 3일 출마 선언했다.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너무 늦은 건 아닌가?

유종일 : 지역에 있는 여러 지역에서 활동을 하신 분들, 정치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에서 역할을 하신 분들에게, 갑자기 '전북지사를 하겠다'고 내가 튀어나왔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는 뜻과 양해를 구한다는 뜻을 많이 전했다. 그런데 더 일찍 준비했다고 해도 유종일이 조직을 만들어 선거를 잘 치렀겠나? 내가 가진 비전과 정책, 능력, 내 삶의 궤적 을 알리고, 각계 각층의 사람을 만나 '민심'을 탐구했다. 물론 그렇게 많이 들을 시간적 여유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의외로 많은 분들이 '전라북도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 지각변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출마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사람들도 '대안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워낙 기존의 질서가 공고하다보니, 뒤에서는 돕지만 나서서 돕는 것은 어렵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더라. 이래서 예상보다 더 어렵겠구나 하는 것은 느꼈다.

▲ ⓒ프레시안(김하영)
프레시안 :
'벽'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출마 선언하고 뛰어든 지 한 달 조금 지났다.

유종일 : 그런가? 1년 쯤 안 됐나?(웃음)

프레시안 : 그 한 달 동안 뛰어다닌 소감은? 밖에서 볼 때와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느낀 점이 다를 것 같은데.

유종일 : 19세기 영국의 어떤 학자가 '학자들이 세상을 해석하고 평론해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고 한 얘기가 생각난다. 돌 던지며 데모하고 유인물 써서 뿌리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르다. 사회를 실제로 변화시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우리 가슴 속에 있는 이상, 선한 의지를 불러내서 에너지를 모아내는 일을 내가 해야 하는 것인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겠더라) 인간관계 등에 얽혀 한편에서는 주저하게 되기도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관심 없다. 이놈이 하든 저놈이 하든 뭐가 달라지겠나' 하는 냉소주의가 있더라. 또 예를 들면 개인 택시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호의적으로 얘기를 받아준다. 그런데 회사 택시 하시는 분들은 훨씬 삶이 힘들다. '귀찮게 하지 말라'는 표현을 하는 분들이 꽤 된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현실의 무게를 많이 느낀다. 어떻게 이 속에서 다시 공동체를 복원하고 이상을 향한 열망을 다시 불러일으켜 모아낼 것인가, 그것을 해야 한다. 생각처럼은 쉽지는 않더라. 선거법이 너무 엄격해 거의 길거리에서 명함 뿌리는 것 밖에 못하니까 벽을 여기저기서 느낀다.

프레시안 : 김완주 지사의 기득권의 힘이 강고하다고 주장하는데, 그 힘의 원천이 어디에서 나온다고 보나?

유종일 : 비단 김완주 지사 뿐 아니라 특별히 뭘 잘못한 사람들 외에는 현직들이 대단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지금 김 지사와 관련해 저와 정균환 후보가 문제제기하는 부분이 여러 부분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업무추진비 불법 사용이다. 그 내역을 보면 김완주 지사의 공고한 기득권이 어디에서 오는지, 일단을 보여준다. 도의회 의원들에게도 돈을 건네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도내 각 기관, 사회단체 등에 굉장히 많은 돈을 뿌렸고, 현금을 뿌렸다. 권력 독점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혜택을 누린 사람들 사이에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이다. 그 와중에 전라북도는 가라앉고 있다고 본다. 그런 '돈'문제와 관련해 '정치는 다 그런 것인가 보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가 있다면 그것을 깰 수 있다.

프레시안 : 민주당이 외연 확장이 거의 안 되고 있다. 비정치인 출신 예비후보는 제주도의 고희범, 그리고 유 교수다. 비정치인 출신으로써 느끼는 점도 있을 것 같다.

유종일 : 사람들이 내게 '참 훌륭한 인물이다'고 칭찬을 많이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치명적인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훌륭한데 참 아깝다. 다음 번에는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는 식이다. 지금 게임의 룰이 너무 불공정해서 이렇게 좋은 인물에게 찬스가 안주어지고, 김완주 같은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이 지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니 너무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지지세가 모이지 않는다. 왜? 게임 룰이 엉망이다. 그래서 나는 민주당 지지도에 정말 절규를 한다. 이런 민심을 읽고 있는가, 당원들의 당심은 읽고 있는가, 민주당은 과연 비전을 어디에서 찾으려 하는가.

프레시안 : 당 지도부는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도입 했는데, 광주는 실시하지만 전북에서는 배제됐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나?

유종일 : 당 지도부와 얘기를 했는데 나는 납득을 못하겠다. 논리적인 설명이라고 하지만 내가 듣기에는 정말 구차한 변명이었다. 당헌당규상 전략공천은 30% 이내로 하게 돼 있는데 호남 전 지역에서 배심제를 하면 30%가 넘어가니 안 된다고 한다. 틀린 논리다. 후보도 못내는 영남을 빼고 이상하게 계산을 한다. 그리고 배심제는 전략공천이 아니다. 경선 방법 중 하나다. 이런 명백한 거짓 논리를 대면서 회피한다. 깜짝 놀랐다. 거기에 전북은 시골이 많아서 배심원들을 한 곳에 불러 모으기 힘들다 등의 이율르 댄다. 말로는 개혁 공천, 신인 등용을 얘기하면서 왜 이렇게 할까. 그래서 눈을 들어 세상을 보니 각지에서 경선 규칙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조변석개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보니 지도부에 여러 비판도 제기되지 않았나. 지금이라도 당 지도부가 달라진 모습을 국민에 보여주지 않으면 지방선거가 어려워지고, 더더욱 지역정당으로 전략할 것이다. 그런 인식을 못하는 지도부는 아닐 것으로 본다. 늦더라도 전북에서부터 변화된 모습을 만들어갈 것을 호소하고, 기대한다.

유종일 : 누가 봐도 전북에서 해야 할 것 같은데 안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굳이 경선을 일찍 할 필요가 없는데 일찍 한다. 현직 지사에게 유리하게 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결정들이 왜 내려질까 하는 것도 굉장히 큰 의문이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 쪽에 알아봤는데 그 답들이 저로써는 납득하기 어려운 형식적인 답이 많았다. 스케줄 상 불가피하다, 시민공천배심원제도 도시 지역이 아니면 하기 어렵다는 식의 이유를 댄다. 그래서 뒤에 혹시 뭔가 편파성이 내재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현실에 대한 깊은 인식을 한다면 당 지도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까 한다.

프레시안 : 전북 하면 '낙후됐다'는 이미지와 '새만금 밖에 없다'는 식으로 대변되는 것 같다. 유종일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유종일이 하면 뭐가 달라지나?

유종일 : 낙후된 전북을 앞서가는 전북으로 바꿀 수 있다. 지지 세력을 공고히 하고 부지런히 행사장 찾아다니는데 역점을 두는, 여러 불법과 비리 의혹에 연루된 사람이 지사로 있으면 현실을 벗어나기 어렵다. 새만금이라고 하는,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약속을 받아 감격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절을 하려면 혼자 하지 200만 도민을 왜 끌어들이나.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들이 떠난다. 전라북도의 인구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금 10대는 인구 비중이 2%도 안 된다. 이렇게 가면 전라북도가 없어진다. 최근에는 일자리 창출이 제주도보다 적다. 그런데 유종일이 하면 그것을 바꿀 수 있나? 나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 활성화 시키고 복지를 더 잘하고, 교육에서의 도지사 역할을 해서 끌어올리는데 상당부분 자신이 있다.

프레시안 : 주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나?

유종일 :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직접 농사를 짓고 직접 운전하는 기사 분들을 통해 듣기도 하고, 노인복지, 장애인 복지 등 관련해 복지관 등을 찾아가 운영하는 사람에게 얘기 듣고 있다. 나를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이런 저런 행사장에 찾기도 한다. 며칠 전 군산상고 동문체육대회가 있었는데,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데 특히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좋아했다. 얘기 소재가 있어 굉장히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그런 식으로 각개전투로 가고 있다.

▲ ⓒ프레시안(김하영)

프레시안 :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뒤늦게나마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정치적 행보 등이 궁금하다.

유종일 : 어떤 계산을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한 가지만 하고 살기에 요즘 인생이 너무 길어졌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아직 많다. 나는 언젠가 우리 사회와 역사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꿈꾸는 '이기적인 삶'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더 심한 질곡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었다. 일단 이 길에 들어선 이상 '천민자본주의', 약육강식, 이런 것을 넘어서서 품격 있고, 서로를 배려하고, 그러면서 아주 경쟁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단 전라북도 도지사직에 도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꿈은, 일단락이 지어질 때까지 강력하게 밀고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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