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군사독재 정권에서는 권력에 아부하는 자들이, 호남 정치 세력을 기반으로 한 민주정부 10년 동안에는 중앙정치세력의 기득권에 붙어사는 사람들이, 그리고 이제는 MB정부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기득권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전북의 자생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종일은 민주당의 수도권 선거대책이다"
또한 유 교수는 "호남에서의 개혁공천은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면서 "유종일은 민주당의 수도권 선거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정운찬 총리의 직계 제자인 그는 "제 선생님이라 말씀드리기 꺼려지지만 정운찬과 유종일은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저도 이런 저런 (고위직에 대한) 기회가 있었지만 좁은 길을 통과하는 것이 (정운찬 총리처럼) 꽃가마를 타고 가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면서 "정운찬과 유종일의 컨텐츠 차이는 다 아시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정 총리는 중심을 지키지 못하고 있지만 유 교수는 어디를 가던지 자기 중심을 잡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비주류 연합이 유종일 지원군?
▲ 전북도자시직에 출사표를 던진 유종일 KDI교수ⓒ프레시안(김하영) |
유 교수의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천정배 의원, 안민석 의원,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계안 전 의원, 최재천 전 의원 등이, 학계에선 전성인 홍익대 교수, 홍종학 경원대 교수 등 경제학계 동료들이 배석했다.
유 교수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정책에 직간접적 관여를 하면서도 관료 그룹들과 충돌이 적지 않았던 중량감 있는 인물이지만, 현재로선 '예선'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상황을 감안하면 유 교수의 등장은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을 수 있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친동생으로 형의 뒤를 잇겠다고 나선 유 교수 본인이 민주당 인사들과 교분이 매우 두텁다.
유 교수는 "정동영 의원과는 매우 가깝고 정세균 대표와도 가까운 사이"라면서 "강봉균 전북도당 위원장도 KDI 원장을 지낼 때부터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 측 관계자는 "전북에 유종일, 충남에는 안희정, 경기 이종걸, 인천 송영길 식으로 서부벨트 라인업이 갖춰진다면 진보적 성격이 강해지고 수도권 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유 교수의 출마와 정동영 의원과 김완주 전북지사의 불화설을 연결시켜 바라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정배 의원 측 인물들이 실무 작업을 돕는 모습도 보였다.
최재천 전 의원은 "유 교수 같은 유능하고 똑똑하고 스마트한 대안을 통해서 민주당 지방권력 교체에 나서야 신뢰를 얻는다"면서 "이런 대안을 바탕으로 민주당 중앙권력 교체에 나서야 하고 그래야 2012년에 중앙 권력 교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교수의 출마선언이 단지 교수 한 명의 정치권 합류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는 기대다. 유 교수는 이날 "출발은 늦었지만 내 비전과 능력을 도민들이 알게 되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나를 소위 '텃밭'이라는 곳에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기회를 주는 것은 민주당 변신의 강력한 시그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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