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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한명숙, 의자 돈봉투 봤을 것"…한명숙 "진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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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욱 "한명숙, 의자 돈봉투 봤을 것"…한명숙 "진술 거부"

곽영욱, 마지막 심리에서 또 말 바꿔…"한명숙이 직접 콘도 부탁"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뇌물수수 의혹 사건 재판 마지막 심리에서 검찰의 피고인 신문을 거부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진술을 거부했던 한 전 총리는 재판에서도 진술을 거부하는 등 끝까지 검찰과 각을 세운 셈. 그러나 진술거부는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한 전 총리의 초강수가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명숙 "검찰 질문엔 답 안 한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은 마지막 순서로 한 전 총리에 대한 신문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검찰이 한 전 총리에 대해 신문을 개시하려던 순간 한 전 총리는 "재판장에게 할 말이 있다"며 "검찰의 질문에 대해 지금부터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제283조의 2는 "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진술거부권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판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져야 하지만 이 사건은 기소도 되기 전에 조선일보 1면에 피의사실이 공표돼 한 개인을 범죄자로 낙인찍어, 있지도 않은 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며 "공개된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고자 했지만 검찰의 태도는 공판 중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이어 "검찰은 공판준비절차가 열리기 전 골프채를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공판 과정에서도 공소사실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하지 못했으며, 공소사실이나 사건 본질과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나에 대한 악의적인 흠집내기를 계속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한 전 총리는 이밖에 검찰이 재판 도중 경호원 증인을 위증 혐의로 수사한 데 대해서도 "바라는 증언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며칠간 늦은 밤까지 잡아두고 조사를 하는가 하면, 나를 도와주는 사람에게 위증교사 혐의가 있다는 의혹을 언론을 통해 제기하기도 했다"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응답하지 않아도 신문은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변호인과 재판부의 신문에는 응하겠다는 방침이다.

▲ 한명숙 전 총리가 31일 오전 '5만달러 뇌물수수 혐의' 재판의 피고인 신문에 참석하기 위해 강금실 전 장관, 유시민 전 장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과 함께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곽영욱 "한 총리가 직접 콘도 부탁"

한 전 총리에 앞서 신문을 받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다.

곽 전 사장은 검찰이 제기한 2008, 2009년 한 전 총리의 곽 전 사장 소유의 제주도 콘도·골프장 회원권 이용 의혹에 대해 '한 전 총리가 전화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 측은 강동석 전 장관을 통해 이용했다고 해명했지만, 곽 전 사장은 자신에게 직접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강동석 전 장관이 곽 전 사장의 골프콘도를 이용한 경험이 있고, 강 전 장관이 한 전 총리에게 알려줘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에게 직접 부탁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지도 않았고, 그런 얘기하는 것은 사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장은 또 '용전의 효과'라는 말을 하며 한 전 총리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정황을 주장하기도 했다. 곽 전 사장에 따르면 이 용어는 사기업에서 쓰는 말인데, 10만 달러를 원하는 사람에게 5만 달러를 주면 실망하고, 1만 달러를 원하는 사람에게 5만 달러를 주면 받지 않기 때문에 당시 얼마를 줄지 고민했다는 주장이다.

곽 전 사장은 재판 초기에 "의자에 두고 나왔고, 한 전 총리가 확인했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이날 마지막 진술에서는 "(정세균, 강동석) 장관들이 먼저 나갔고, 의자에 돈봉투를 놓을 때 한 전 총리가 바로 옆에 있었고, 못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곽 전 사장은 진술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위증 처벌 받을 것이 걱정돼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모호하게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곽 전 사장의 변호인도 곽 전 사장에게 횡령 혐의에 대해 신문을 했는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증권거래법 및 횡령액수 빅딜' 의혹을 반박하는데 주력했다. 곽 전 사장 측 주장에 따르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는 매수·매도 시점이 호재 발생 시점과 상관없어 혐의 없음이 밝혀진 것이고, 횡령 금액은 이모 전 사장의 일방적 진술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곽영욱, 방송 인터뷰 벌로 구치소行

한편 신병 치료를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병원에서 머물던 곽 전 사장이 MBC <시사매거진 2580> 측과 병상에서 인터뷰한 행위로 인해 재판부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이 인터뷰는 지난 28일 방영됐는데,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인 때로 곽 전 사장은 인터뷰에서 재판과 관련된 내용도 거침없이 발언했다.

김형두 재판장은 "피고인은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과 다름없는데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고 꾸짖었다. 곽 전 사장은 "인터뷰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4월 5일까지인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단축해 4월 1일 재수감할 것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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