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곽영욱 골프콘도 투숙"…검찰 '반격 카드'?

한명숙 측 "강동석 소개로 갔을뿐…흠집내기"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의혹 재판에서 반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도 '골프' 의혹이다. 한 전 총리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사이의 '친분'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게 검찰측 주장이지만, 변호인 측에서는 "공소사실과 관계없다"고 반발했다.

"곽영욱 콘도에 간 한명숙"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24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보유한 제주의 고급 골프빌리지를 총 29일간 무료로 사용했고, 골프도 쳤다"고 주장하며 직원들의 진술서 등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 소유의 골프빌리지에 2008년 11~12월 3주 동안 머물렀고, 2009년 7~8월에도 8일간 숙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골프빌리지의 숙박비가 하루에 66만 원이라고 설명했고, 한 전 총리가 한 번도 숙박비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전 총리가 이 기간 동안 3번 골프를 쳤고, 한 번은 곽 전 사장이 골프 비용을 대신 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한 전 총리가 부담 없이 곽 전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만큼 친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뒤늦게 이와 같은 정황 증거를 내놓은 이유에 대해 지난 19일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흠집내기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관계 없을뿐더러 공소사실에 나온 혐의 시점은 2006년 말이기 때문에 관련성도 없다"며 "재판 막판에 이런 증거를 제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 측 공동대책위원회 양정철 대변인도 별도의 논평을 통해 "한 전 총리가 책을 쓰기 위해 강동석 전 장관이 소개한 콘도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고, 이 기간 중 휴가 차 내려온 동생 부부와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곽 전 사장이 아니라, 강 전 장관이 소개해 갔다는 것이다.

양 대변인은 또 "이와 관련해 검찰이 악의적 흠집내기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이미 예상했었고, 피고인 심문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밝히기 위해 준비해 왔었다"며 "어떻게 이런 내용이 하필 이 시점에 '첩보'로 들어왔는지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양 대변인은 "이는 공소사실이나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계없는 악의적 흠집내기"라며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상관없는 것을 새로운 증거라고 들고 나온 것은 검찰기소의 허구성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자, 흠집내기를 통해 정치재판을 하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어차피 재판에서 유죄 판결 받기 어려우니 한명숙 전 총리 흠집을 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향을 받게 하자는 것 아니냐"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