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6년 04월 16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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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는 사회
[오찬호의 틈새] 나는 비겁하다
아이가 묻는다. 왜 전쟁을 하는지를. 답을 못하겠다. 역사 속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저런 배경에서 전쟁이 발발했고, 전개됐고, 마무리됐음을 교과서대로 설명할 수준의 전쟁이 아니다. "내가 아는데"라는 말이 이유의 전부인 트럼프의 모습을 표현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한 나라를 석기시대로 만들어버리겠다는 한 명의 광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답답한
오찬호 작가
2026.04.07 07:21:25
유튜브 '사이다 정치 해설' 좋아하는 당신, 뉴스의 '팬’입니까?
[오찬호의 틈새] 팬덤정치 그리고 팬덤언론
한국사회는 뉴스를 통해 사회를 보는 눈을 기르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얼핏 생각하면, 내가 종일 뉴스 화면을 틀어놓는 것만으로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현상의 맥락을 깊게 추론하는 게 가능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선 제대로 된 시사평론을 만나기가 어렵다. 이슈를 냉정하게 관찰해 사회의 미래에 바람직한 방향을 중립의 유혹
2026.02.21 14:23:58
지옥에서 온 편지. 수신자는 부동산 노예들
[오찬호의 틈새] 대통령의 결단이 정서의 변화로 이어지길 희망하며
저는 33년째 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30년을 뜨거운 가마솥에서 지냈죠. 매일이 죽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영생의 몸에겐 허락되지 않았죠. 그래도 30년을 채우니, 다른 벌을 줍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문을 쓰는 건데, 가마솥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종일 작성해요. 3년을요. 그러면 이 글을 쓸 자격이 주어집니다. 자기가 살던 곳으로 편지 한 통
2026.02.04 09:33:20
우리가 로켓배송의 연료였다
[오찬호의 틈새] 당신은 쿠팡처럼 생각하지 않았나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 대의 자화상>이 출간된 지 12년 지났다. 나는 2007년부터 대학 강의를 하면서 자기계발이란 단어가 어떻게 개인을 짓누르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지를 추적했다. 기업가적 자아, 자기 효능감 등의 말들이 시대정신처럼 부유하던 때였다.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뜻하는 효능감은 얼핏 수백 년 전부터 사용했을
2025.12.30 14:35:15
계엄 1년만에 윤석열이 우리 사회를 망쳤다
[오찬호의 틈새] 한 줌도 안 되는 극우의 성장
2024년 12월 3일, 고단한 일정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강아지 산책을 갔다. 그래야지만 해야 할 일을 온전히 다 했다는 기분에 맘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오늘을 어제처럼 마무리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려는 찰나, 첫째가 방에서 급히 나오며 비상계엄 이야기를 꺼낸다. 피식 웃었다. 유튜브 좀 그만 보라면서 일장연설을 늘어놓으려는데 둘째가 자기도 확인했다며 묻
2025.12.01 15:11:02
여기까지만 편리해지자
[오찬호의 틈새] 새벽에 일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희망하나요?
최근 '조직의 역동성을 방해하는 몇 가지 착각'이란 주제로 기업 강연을 준비하면서 예전에 직장인을 상대로 진행했던 글쓰기 수업의 한순간이 떠올랐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0여 년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했던 이들이 회사에 신뢰가 생길 때가 언제였는지를 차분하게 고민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가 의외의 답을 비슷하게 하고 있음에 적잖이 놀랬던
2025.11.22 11:13:53
양자역학 공부할 시간에 결혼식을 준비했어야지
[오찬호의 틈새] 저래서 결혼식이 싫은 거라고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는 대단히 한국적인 장례식 장면이 등장한다. 답답한 삼형제 중에서도 가장 답답한 첫째는(박호산 역) 노모가 돌아가시면 썰렁할 장례식장을 미리 걱정해, 대기업에 다니는 둘째에게(이선균 역) 절대 회사 그만두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한다. 둘째가 상무로 승진하자, 화환 가득한 장례식장을 상상하는 첫째의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고 순수
2025.11.07 09:04:18
대학살의 결과가 대학살로…홀로코스트를 다시 정의하자
[오찬호의 틈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이 던진 질문
한글날, 세종호수공원 일대에는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보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거리며 나타난 비행 물체 여덟 대가 화려한 곡예를 30여 분간 선보이는 동안 모두가 탄성을 뱉기 바빴다. 블랙이글스가 전투기 명이 아니라 에어쇼를 선보이는 전담부대의 별칭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최대속도 마하 1.5를 자랑한
2025.10.21 07:07:32
가을 좋아하지 마라. 트럼프가 웃는다
[오찬호의 틈새] 지금은 기후위기 찬반토론을 할 때가 아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빨리 에어컨을 접했다. 처음엔 낮에만 켰다가 곧 밤에도 틀었다. 며칠은 취침예약을 맞춰놓고 잠들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괴롭게 잠에서 깨길 몇 번 한 다음부터는 밤새 틀었다. 그러다가 새벽에 에어컨을 끄고 아이들 방의 창문을 열어주곤 했다. 그러면 어떤 날은 새벽까지도, 때론 종일 에어컨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역순으로 에어컨
2025.10.02 12:28:24
차라리 펜스룰을 따르라
[오찬호의 틈새] 성비위가 바로 죽고 사는 문제다
엄처시하(嚴妻侍下). 엄한 아내를 섬기며 바짝 엎드려 살아가는 남편을 뜻한다. 가부장제가 기본값인 세상에서, 저 말은 '남자가 여자한테 잡혀 산다'는 조롱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본인이 스스로 말하면 다를 거다. 정치인 홍준표가 여자 나오는 술집에 평생 가본 적 없다는 걸 강조할 때마다 종종 뱉은 사자성어다. 저 인터뷰를 처음 접했을 때, 룸살롱 안 간
2025.09.16 10: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