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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100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동거차도... 붉은 땅 잿빛 나목의 그 섬
섬엔 바람이 거셌다. 바람은 그칠 기색도 없이 난폭하고 매정하게 섬을 때렸다. 그것과 부딪치는 모든 것들에서 비명 소리가 났다. 먼 바다의 살갗은 하얗게 일었다. 숲엔 여리고 싱싱한 꽃들이 착오처럼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해안가 비탈엔 소나무 수 백 그루가 죽어가고 있었다. 목 베인 듯 뚝 떨어진 동백은 제가 어딘줄도 모르고 여전히 붉었고, 잎을 잃은 나무는 제가 어떠한 줄도 모르고 바람을 버티며 서 있었다. 붉은 땅 잿빛 나목의 그 섬. 꽃을 비끼어 밟고 능선에 올라선 남자들이 바람을 맞고 휘청거렸다. 한 발 뒤로 내딛으면 그 뿐
최형락 기자(=동거차도)
2016.04.20 14:15:17
"우리 250명, 미운 사람 데리고 절벽서 뛰어내리면…"
동네 슈퍼마켓에서 생수 몇 병이라도 사갈 생각이었는데, 오산이었다. 서른 가구 남짓 사는 동거차도에는 변변한 가게 하나, 음식점 하나 없었다. 세월호 유가족도 별 도리가 없다. 뭍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와야 한다. 동거차도에 오는 유가족들은 일주일 치 음식과 여벌 옷 등이 든 박스를 지게에 이고 지고 산꼭대기까지 나른다. 맨몸으로 쉬엄쉬엄 오르기도 녹록지 않은 산비탈 길을, 윤민 아빠 또한 몇 번이고 다녔다. 마을에서 쌀과 채소를 씻은 뒤 산 꼭대기 천막으로 향하는 길, 중턱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윤민 아빠가 말했다. "운동을 따로
서어리 기자(=동거차도)
2016.04.19 11:03:48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중요하다
세월호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는 너무나 크다.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다. 지난 2년 동안 세월호 사건의 진상 조사를 위해 검찰, 국회, 감사원, 해양안전심판원 등 각종 기관들이 조사 결과를 내놓았고 법원에서는 이미 책임자로 지목된 사람들에 대한 판결도 확정하였다. 그러나 세월호를 기억하는 우리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대목이 많다. 세월호 사건은 배가 수입되고 운항되는 과정, 사고 이후 승객 구조 과정 등 각각의 과정에 관련된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 다 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박수빈 변호사
2016.04.18 12:11:35
딸과의 거리 1.5km…벼랑 끝에 사는 아빠들
안산보다도 가깝고, 팽목항보다도 가까웠다. 딸 아이가 누워 있던 그곳과 가장 가까운 곳을 더듬거리며 찾아왔더니 벼랑이었다. 그러나 벼랑 끝까지 와도 닿을 수는 없었다. 바다 건너, 아니 무지개 건너야만 사랑하는 딸 아이를 만날 수 있다. "윤민아…" 딸 아이를 집어삼킨 바다를 보면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가슴이 일렁이지만, 그래도 제 뺨을 때려서라도 지켜봐야 한다. 저 바다 어딘가, 윤민이의 친구였던, 윤민이의 선생님이었던 이들이 여전히 누워있다. 그리고 윤민이를 비롯한 304명의 죽음을 밝혀줄 진실이 잠겨있다. 세월호를 인양하겠다던
2016.04.18 09:59:39
세월호 목적지 제주…"진실 인양, 더 늦출수 없다"
2014년 4월 16일은 인천에서 출발한 세월호가 제주에 도착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는 제주에 오지 않고 있다.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된 세월호. 안산 단원고등학교 수학여행단을 포함해 476명이 타고 있었던 세월호.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아직도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양, 2학년 2반 허다윤 양, 2학년 6반 남현철 군, 2학년 6반 박영인 군, 단원고 교사 고창석·양승진씨, 또 일반인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 군, 이영숙씨까지 실종자 9명은 세월호와 함께 바다에 갇혀있다. 16일 오후 7
제주의소리=이동건 기자
2016.04.18 09:37:25
"박근혜 꺾은 힘으로 세월호법 개정하자"
시민은 거짓말쟁이가 아니었다. 2년이 흘렀어도 '잊지 말자'던 그 다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빗발치는 폭우에도 2주기 문화제 자리를 지킨 1만2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은, 서로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광장에 다시금 시민을 불러들인 기억의 힘은 강했다.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은평갑 당선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이것이 '오만한 새누리당을 꺾은 힘'이었을까. "아이들이 국가다, 이 '개새O'들아!" 세월호 2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억, 약속, 행동 문화제'가 4.16
서어리 기자
2016.04.16 23:15:41
'세월'의 기억을 펼치다
이것이 불금이다! 사람들에게 '금요일'은 어떤 날일까. 누군가에게는 주말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술 약속을 잡는 '불금'일 테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학생에겐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날이겠다. 일주일 동안 손꼽아 기다리던 드라마가 방영되는 날이거나 뭐, 큰 의미가 없는 날일 수도 있겠지. 나에게 금요일은, 고민이 많아지는 날이다.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요즘 우산을 팔고 있다. 그 일 때문에 매주 금요일, 친구들을 만나 회의를 한다. 모임 대표를 맡고 있어서 회의 전에 안건을 준비하거나, 이것저것 손가는 일은 내 몫
김소아 세월호기억프로젝트 대표
2016.04.15 18:35:29
독일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너무 슬픈 나머지,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지난여름부터 꼭 보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었다. 암살(최동훈 감독, 2015). 한국에선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보았다지만, 해외에 사는 나로서는 예고편만 수십 번 돌려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수밖에.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암살 풀타임'이라는 베트남어 자막 동영상을 발견했다. '웬 떡이냐.' 손에 땀을 쥐며 보고 있는데 이런! 중간에 갑자기 끊어져 버리는 게 아닌가. 보다 말아서 더 궁금해진 나는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다. 그 반쪽짜리 동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며 아쉬움을 달랬
임혜지 뮌헨에서세월호를기억하는사람들 회원
2016.04.15 18:30:18
기억세력 vs. 망각세력
세월호 참사 2년의 과정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기억세력'과 '망각세력'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싸움은 치열했고,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거대한 망각세력은 지금도 열심히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때인 지난해 4월을 생각해 보자.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행령을 갑작스럽게 발표하고, 세월호 인양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거부하던 정부는 희생자들에 대한 거액의 보상금을 주는 것처럼 하면서 문제를 덮으려 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삭발을 하며 안산에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2016.04.15 18:28:33
"세월호 2년, 왜 아직도 살려달라 외쳐야 하죠?"
딱 부러지는 말투였다. 그러면서도 조곤조곤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흡사 '셀럽'을 마주 보고 있는 기분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그의 나이는 고작 스물다섯. 한창 연애할 나이다. 아니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적응하려 발버둥 치는 시기일지도. 그것도 아니면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평범한 고민이 일종의 사치가 되어버렸다. 그의 이름은 최윤아(25). 아직은 세월호 참사고 세상을 떠난 '단원고 2학년 최윤민 양 언니'로 불린다. "사람들에게 배신을 정말 많
허환주 기자
2016.04.15 18: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