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이 최근 김우룡·최시중 '설화(舌禍)'에 유인촌 장관의 '회피 연아' 동영상 누리꾼 고소까지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각종 지방선거 악재에 대해 경계하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유인촌 장관, 웃자는 일에 죽자고 달려드나"
정 의원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우룡 전 이사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선거 때는 언행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젊은 층을 짜증나게 하는 언행들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깨진 뒤 좌파를 정리했다"는 발언으로 <MBC> 인사에 대한 청와대 개입을 시사해 이사장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최시중 위원장은 여기자 포럼에 들른 자리에서 "여성은 직업을 갖기보다 현모양처가 되길 바란다", "여기자는 결혼해서 애 둘을 꼭 낳아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여성 폄훼'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회피연아' 동영상 제작자를 고소한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회피 연아 동영상은 웃자고 하는 일인데 (유 장관이) 죽자고 달려들어야 할 일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시대에 영합해서도 안 되지만 시대를 거슬러서도 안 된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여권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행보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는 많다. 지난해 10월 재보선 당시 방송인 김제동 씨가 KBS 방송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한 것과 관련해 현 정부 하에서 임명된 이병순 전 KBS 사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비등하자 당 내에서는 "선거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특히 김우룡 이사장 재직 시절 손석희 교수가 자신이 진행하던 '100분 토론'에서 하차한 것을 두고도 많은 비판이 제기됐었다. 김 이사장의 "<MBC> 좌파 청소" 발언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정 의원의 발언은 이같은 일이 또 재현되 이번 지방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지방 선거 '핫 이슈'로 떠오른 무상급식 문제와 관련해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의 문제"라고 규정하며 "한나라당은 부자 무상급식 할 돈을 서민 무상급식으로 확대하고 서민 무상 보육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무상 급식) 이슈를 선점했다고 하지만 6:4대로 한나라당의 (무상 보육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며 "야당에게 고맙다. 야당이 이 문제를 끌고 갔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당의 한명숙 재판 이용, 용렬하고 비열한 짓"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 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대해 정 의원은 "한나라당이 야당에 비해 (지지율이) 압도적이라 이것을 뒤집으려고 재판을 이용하자는 것"이라며 "다급하니깐 그렇지만 용렬하고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총리공관에서 부적절한 자리를 만들고 골프 가게에 드나들고 하는 것 자체가 공직자로서 서울시장으로 적합한지 서울시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의원 등) 이들 중 어느 후보가 나가고 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의원은 일각에서 한명숙 전 총리의 대항마로서 '제 3 후보론'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재판이 선거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지 않고, 영향을 준다고 해서 우리 후보가 월등히 우세한 상황인데 제 3후보는 불필요한 기우"라고 일축했다.
'잃어버린 10년' 또 꺼내든 한나라
정 의원은 이번 6.2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라는 점에 동의한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역대 최고며 선진국으로 가는 국운 상승 무드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에세 힘을 실어주느냐 아니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무책임 무능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느냐를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야당의 지방 선거 출마 후보) 대부분이 과거의 부패비리 전력자인데, 부활절을 앞두 지난 10년간 나라를 어지럽게 만든 부패무능무책임 세력이 부활하고 있다"며 "다시 잃어버린 10년으로 가느냐 선진 국가로 향한 미래로 가느냐 갈림길이 이번 지방선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론을 다시 꺼내든 것. 그러나 당 내에서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많다. 한나라당 한 중진 의원은 "지난 대선, 총선 때 '잃어버린 10년'으로 재미를 좀 봤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교육이 아동 성폭행범으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발언 등 최근 당 내에서 선거를 앞두고 '색깔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색깔론 등의 이슈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도 안다"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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