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행된 <신동아> 4월호는 "김우룡과 MBC, 8개월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김우룡 이사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냈다. 이 인터뷰에서 김 이사장은 △'큰 집'에서 MBC 인사를 두고 김 사장을 혼내 '좌파척결'이 됐다, △엄기영 전 사장이 자진 사퇴 하지 않았으면 해임했을 것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김재철 사장 큰집에서 불러 '쪼인트' 까고…"
<신동아>에 따르면 김우룡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이 지난 8일 낸 MBC 임원 인사에 대해 "이번 인사는 김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라며 "큰 집이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말했다.
<신동아>는 여기서 말하는 '큰 집'을 '권력기관'이라고 풀이했다. 김 이사장은 '김 사장이 큰 집에 갔다 왔느냐'는 질문에 "큰 집에 들어갈 수 있어? 밖으로 불러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재철 사장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부인했다.
김 이사장은 김 사장에 거듭 불만을 표하면서도 이번 계열사 임원 선임 등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다"면서 "김 사장은 청소부 역할을 해야하는데… 그것으로 1차적인 소임을 한 것이다.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 하니까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연합뉴스 |
김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일단 MBC 출신이어야 하고, 공정방송을 할 의지가 있는가 등을 판단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문화진흥회와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냐는 것이다.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듣는 사람이냐는게 첫 번째 기준"이라고 밝혔다.
"엄기영 전 사장 '사퇴' 안하면 '해임'하려 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이 엄기영 전 사장에게 거취에 대한 언질을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방송 이후 MBC 경영진, 수행한 청와대 참모 등과 막걸리를 마시며 1시간 가까이 담소를 나눴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대통령이 엄 사장과 막걸리 먹으면서 '조만간 엄 사장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언질을 줬다"며 "그리고 며칠 뒤 엄 사장이 자기와 본부장들 사표를 (나에게) 들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전에 내가 엄 사장에게 '문 걸어 잠그고 이사들 사표 받아오라'고 시켰다"면서 "엄 사장은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 사표는 반려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엄 전 사장은 "그런 일이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우선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나눈 사실이 없다"며 "저를 포함한 당시 경영진이 '뉴MBC플랜' 한다고 했는데 단협 관련 부분이 잘 안됐고 방문진이 '책임져라'라고 해서 임원들을 불러 '약속은 약속이니 방문진에 재신임을 묻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엄 전 사장의 자진사퇴에 대해 "어차피 내보내려고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했다"며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실 지난해 8월 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으나 정무적 판단으로 미룬 것"이라며"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을 때부터 (내가) MBC의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적 판단'에 대해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고 또 정운찬 총리 임명문제도 있고 해서…"라고 설명하면서 "솔직히 (엄 전 사장이)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다. 그때까지도 안나가면 해임하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우룡 "<신동아> 보도 불만 …'큰 집' 어딘지 몰라"
한편 김 이사장은 이날 <신동아> 보도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그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신동아> 보도는 진의가 전달되지 않고 과장된 게 많다"면서 "특히 '큰 집' 관련된 말은 분명히 '확정적으로 써서는 안된다'고 밝혔는데 단정적으로 썼다"고 말했다.
<신동아> 보도에도 김 이사장은 '김 사장이 권력기관의 누구를 만났느냐'는 확인 전화에 "만났다는 걸 확정적으로 쓰면 안 된다. 그런 얘기가 있다고만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있다.
김 이사장은 "내가 김 이사장을 미행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것을 확정적으로 쓰느냐. '큰 집'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인사 협의는 방문진 이사진과 하는 것이다 이 기사는 자꾸 분란을 일으키고 의혹을 사도록 만든 기사다.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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