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롬 파리 위드 러브> |
그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제외하고 다른 영화들의 성적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2위를 차지한 영화는 존 트라볼타와 조나단 리스-마이어스가 주연을 맡은 액션영화 <프롬 파리 위드 러브>.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액션장르 영화에 새로운 개봉작이지만 첫 주 주말 3일간 전국관객수가 19만 명을 겨우 넘는 데에 그쳤다. 개봉 6주차를 맞은 <의형제>와 불과 4천여 명 차이다. 메릴 스트립, 알렉 볼드윈 주연의 <사랑은 너무 복잡해>도 여성관객들의 호평이 잇따랐지만 겨우 8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다. 성룡의 최신작인 <대병소장>도 마찬가지. 겨우 5만 명을 조금 웃도는 관객수를 기록했다. 캐서린 제타 존스가 주연을 맡은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이 동원한 관객수는 3만 명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는 서울과 전국간 다소 심한 차이를 보였다. 개봉 13주차를 맞은 <아바타>는 전국순위에서는 10위지만, 서울에서는 여전한 인기를 누리며 5위에 올랐다. 전국 순위 10위권에는 오르지도 못한 <인 디 에어>와 <예언자>가 서울 순위에서는 각각 6위와 10위에 올라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는 이들 영화가 개봉된 스크린 수 자체가 애초에 절대적으로 적은 데다, 그 개봉 스크린마저 서울에 편중돼 있는 까닭이다. <인 디 에어>는 총 58개(서울 23개) 스크린에서, <예언자>는 불과 22개(서울 16개) 스크린에서만 개봉했다. 두 작품 다 작년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화려한 수상기록을 세웠으나 정작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외면받은 것이 주요 이유로 작용한 듯 보인다.
<인 디 에어>나 <예언자>처럼 뛰어난 영화들이 이렇게 소수의 극장에서, 그것도 주로 서울에서만 소수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 영화에만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극과 극'의 현실이 우려스렵기는 하지만, 영화 볼 맛이 도통 안 나는 어수선한 지금 상황인 만큼 극장가에 관객이 몰리는 게 오히려 놀랄 일이 될 듯도 싶다.
▲ ⓒ프레시안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