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진보신당, 어찌 하오리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진보신당, 어찌 하오리까?

[김종배의 it] 실리(實利)와 실리(失利) 사이의 방황

진보신당이 저러는 이유는 삼척동자도 안다. 후보 단일화 협상 대표를 바꾼 데 이어 막판 협상에 불참해버린 이유는 경쟁력 때문이다.

진보신당이 내세울 후보는 노회찬·심상정 두 사람 뿐이다. 그나마 대중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사람이 이 두 사람뿐이다. 헌데 문제가 있다. 노·심 두 사람의 경쟁력이란 것도 상대적이다. 진보신당 안에서는 '센터' 급이지만 밖에 나가면 '가드' 급이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경쟁으로 뽑는 대신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6곳을 민주당 외의 야 4당에 넘기자는 '5+4협의체'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 그러면 '어시스트'에 만족해야 한다. 당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 어떨까? 진보신당이 끝내 후보 단일화 협상을 깨고 독자출마를 하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또 다시 경쟁력이 발목을 잡는다.

'한겨레'가 오늘 보도한 가상대결 조사결과를 보면 그렇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민주당 한명숙-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대결을 벌일 경우 노회찬 후보의 지지율은 8.7%였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김문수-민주당 김진표-민노당 안동섭-진보신당 심상정-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맞붙을 경우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4.5%였다. 노·심 모두 한자리수의 지지율에 민주당 후보, 심지어 국민참여당 후보에게도 현저히 뒤지는 지지율이었다.

물론 달라질 수 있다. '한겨레'의 조사는 어디까지나 가상대결이니까, 선거전이 시작돼 분위기를 타면 지지추세가 급변할 수 있으니까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니다. 그래봤자 진보신당에 득이 될 요인은 없다.

'5+4협의체'가 이미 방향을 잡았다. 진보신당이 끝내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4+4'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작심했다. 진보신당을 뺀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이다.

이러면 진보신당이 몰린다. 야4당간의 후보 단일화 경쟁에 국민의 이목을 빼앗기고, '4당 단일 후보'의 위세에 선거전의 주도권을 빼앗긴다. 지지율이 오를 요인은 보이지 않고 까먹을 요인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당의 존재감을 전파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진보신당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은 배증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진보신당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게 아니라 실리(實利)와 실리(失利)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의 실리(實利)에 복무하려면 당의 실리(實利)를 포기해야 하고, 당의 실리(失利)가 염려돼 독자 출마를 강행하면 더 큰 실리(失利)를 감수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져있는 것이다.

묘수는 없다. 뾰족수도 없다. 일단 독자 선거전을 치르다가 적당한 때를 골라 '야4당 단일후보'와 최종 단일화 시도에 나서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후보와 '야4당 단일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벌여 진보신당 후보의 표가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고, 그래서 진보신당의 위신을 세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바람직하지 않다. 진보신당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후보 단일화 '대의'에 굴복한 것이 되니까, 결국은 손바닥 뒤집기를 연출한 것이 되니까 그렇다.

이리 찾고 저리 찾아도 출구가 없다. 그 놈의 경쟁력 때문에, 조직력이 아니라 인물에 의존하는 당의 현실 때문에, 당이 의존하는 인물 경쟁력마저 2% 부족하기 때문에.
ⓒ진보신당 홈페이지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