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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은 왜 '비정규직'을 위해 희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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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규직'은 왜 '비정규직'을 위해 희생했나?

전주공장 4500명, 잔업거부…"현대차, 토요타 전철 밟나"

비정규직의 고용 보장을 위한 정규직의 '아름다운 희생'이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에 이어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3500명은 12일 또 한 번의 잔업 거부에 나선다. 해고 위기에 놓인 18명의 비정규직의 고용 보장이 핵심 요구 사항이다. 비정규직 1000여 명도 잔업 거부에 동참한다.

한편 이날 열리는 현대자동차의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회장에게 329억9000만 원의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매출액 31조8000억 원, 순이익 2조9651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의 배당금은 지난해 288억7000만 원에 비해 13.9%, 40억2000만 원이 늘어났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박유기)은 "정몽구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73년치 월급이며 울산과 아산공장에서 해고하려는 비정규직 120명의 11년 치 월급"이라며 "노동자의 피땀과 폐차지원금 등으로 최대 흑자를 낸 현대차가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18명 고용 보장' 정규직, 12일 특근 거부…비정규직, 주말 특근도 거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위원회(의장 이동기)는 버스부 비정규직 18명의 고용 보장을 촉구하며 이날 2차 잔업거부에 들어간다. 문제가 된 버스부 뿐 아니라 트럭부, 엔진부, 통합부 등 4개 부서 정규직 3500명과 전주공장 비정규직 1000명 등 모두 4500명이 참여한다.

또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는 전날부터 '총고용 보장을 위한 원하청 공동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련 기사 : 현대차 정규직, 비정규 18명 고용 위해 월급 자진 포기)

사실상 최초로 볼 수 있는 비정규직을 위한 대공장 정규직의 직접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규직의 이런 움직임에 당사자인 비정규직은 주말 특근까지 거부하기로 했다.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 200명은 13~14일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대신 전 조합원 결의대회 및 체육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비정규직을 위해 나서는 정규직의 대표인 전주위원회 이동기 의장과 강만석 부의장을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버스부 정규직 1200명은 지난 2일부터 나흘 간 잔업을 거부하고 6~7일의 특근도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버스부가 아닌 다른 부서의 정규직 2300명도 지난 5일 하루 잔업 거부에 동참했다.

▲ 비정규직의 고용 보장을 위한 정규직의 '아름다운 희생'이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에 이어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3500명은 12일 또 한 번의 잔업 거부에 나선다. ⓒ금속노조

社 "단기계약직 채용은 해주겠다" vs. 勞 "현대차가 약속해야"

지난 10일 노사는 이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사 측은 계약해지가 예정된 18명을 3개월 또는 6개월의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 측은 이에 대해 노조와 어떤 '합의서'도 작성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현대차가 비정규직 고용 보장을 약속하지 않으면 하청 업체가 수시로 바뀌는 현실에서 언제든 해당 비정규직의 해고는 가능하다"며 사 측의 안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청업체는 비정규직의 고용 규모에 전혀 영향력이 없는 만큼, 원청인 현대차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약속해야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소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 현대자동차는 토요타와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현대차 전주공장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전주공장의 18명 외에도 올해 10월 실린더블럭의 단종으로 엔진 공장의 정규직 100여 명과 비정규직 70여 명이 고용 불안에 떨게 될 것이며 울산공장에서는 투싼의 단종으로 100여 명의 비정규직이 해고의 위협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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