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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대 신입생 '외고 싹쓸이', 이유는?

일반고 출신 배제하는 '외고 전형' 탓

연세대와 고려대가 경쟁적으로 외국어고등학교 출신 신입생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이들 대학 올해 합격자 가운데 외고 출신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 연세대의 경우, 인문 계열 합격자의 절반 가량이 외고 출신이다.

연세대 인문 계열 신입생 절반이 외고 출신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전국 30개 외고의 2010학년도 대학 합격자 통계를 입수해 분석한 자료를 지난 7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연세대는 2010학년도 전체 모집 정원 가운데 외고 출신 합격자 비율이 29.1퍼센트로 지난해 19.2퍼센트에 견줘 9.9퍼센트 포인트 늘었다. 외고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인문 계열에 국한하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연세대는 올해 인문 계열 모집 정원(1731명) 가운데 외고 출신 합격자(846명) 비율이 48.9퍼센트로 지난해의 36.1퍼센트보다 12.8퍼센트 포인트 늘었다.

고려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고려대 신입생 가운데 외고 출신은 25.2퍼센트다. 지난해 18.6퍼센트보다 6.6퍼센트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고려대 인문 계열에 국한하면, 외고 출신은 지난해 34.1퍼센트에서 올해 41.3퍼센트로 7.2퍼센트 포인트 늘었다.

"외고 출신이 공부를 잘하니까 이른바 명문 대학에 많이 입학하는 것 아니냐"라는 설명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서울대 입시 결과를 보면, 판단이 달라진다. 서울대는 2010학년도 전체 모집 정원 가운데 외고 출신 합격자 비율이 9.8퍼센트로 2009학년도의 8.4퍼센트에 견줘 1.4퍼센트 포인트 늘었다. 서울대 인문 계열 합격자 가운데 외고 출신 비율은 24.2퍼센트. 지난해 21.6퍼센트보다 2.6퍼센트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서울대 역시 외고 출신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연세대와 고려대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외고 출신이 공부를 잘 해서"라는 설명이 통하려면, 서울대 입학생 역시 연세대, 고려대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야 자연스럽다.

늘어나는 '외고 전형', 일반고 학생 배제 장치

외고 학생들은 왜 사립대 입시에서만 유독 강세를 보일까. 그 배경에는 이른바 '외고 전형'이 있다. '세계선도인재 전형'(고려대), '글로벌 리더 전형'(연세대) 등이 그것. '세계선도인재 전형' 지원 자격은 고득점의 토플(IBT 110, CBT 270, PBT 637점)이나 텝스(875점 이상) 성적 제출자 또는 AP(학점 선이수 제도) 3과목 성적 제출자만이 지원할 수 있다. '글로벌 리더 전형'은 외국어 및 외국어에 관한 교과 또는 국제 전문 교과의 이수 단위 합계가 58단위 이상인자, 서로 다른 2개 이상의 언어에 관한 공인 성적을 제출할 수 있는 자만이 지원할 수 있다.

일반계 고교 학생이 정규 수업과 관계가 없는 토플이나 텝스 시험을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AP 성적, 외국어 교과 이수 단위 합계, 2개 이상의 언어에 관한 공인 성적 등도 마찬가지다. 노골적으로 외고 학생을 우대하는 제도인 셈.

"명문 사립대는 부유한 외고생을 원한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어떤 전형에 어떤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는지 대학은 이미 알고 있다"며 "명문 사립대들은 외고생들을 원한다. 특히 텝스, 토플 학원에서 비싼 수업을 들을 정도로 부유한 집 출신 외고생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외고는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학벌을 제도적으로 연결하는 고리이다. 그 고리의 처음은 어머니의 정보력, 아버지의 재력이 쥐고 있다. 그리고 고리의 마지막엔 명문 사립대학이 있다. 학벌의 구조화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공고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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