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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찾아가는 기독교도·연예인을 보고 싶다"

[홍성태의 '세상 읽기'] '4대강 지키기 에이드'를!

2009년 6월에 우리의 생명줄인 4대강을 지키기 위해 '4대강 죽이기 저지 범국민 대책위'(4대강 범대위)가 결성되었다. 그 동안 '4대강 범대위'는 많은 활동을 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국민적 반대와 우려를 사실상 묵살하고 참담한 '4대강 죽이기'를 강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0년 2월 17일에 '4대강 범대위'는 이제까지의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활동을 검토하는 자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지역, 직업, 종교의 차이를 넘어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4대강 죽이기'의 실상을 확인하고 4대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제안했다.

'4대강 살리기'의 이름으로 강행되고 있는 '4대강 죽이기'는 실로 박정희와 전두환의 개발독재 시대에도 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대파괴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현재는 물론이고 후손의 미래조차 파괴하는 이 무참한 토건 사업에 대해 국민의 저항이 여전히 강력히 펼쳐지지 않고 있는 것은 대단히 기이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대강 범대위'의 토론회에서도 이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다. 나는 이 자리에서 학계의 동향을 정리해서 보고하고 '4대강 죽이기'를 막기 위한 몇 가지 활동을 제안했다. 이제 그 내용을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자 한다.

잘 알다시피 '4대강 죽이기'에 대한 학계의 대응은 무엇보다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운반교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동안 '운반교모'는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4대강 살리기'의 실체가 '4대강 죽이기'이자 '대운하 1단계'라는 사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사실상 묵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4대강 죽이기'를 강행하고 있다.

전국에서 20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잘못된 사업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이러한 교수들의 요구를 철저히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이렇게 교수들의 지적을 무시하면서 이 나라의 교육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이 나라의 교육을 개혁하고자 한다면, 우선 자신의 잘못에 대한 교수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학계의 대응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과 함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운반교모'가 주로 기술적인 차원에 초점을 맞춰서 대응하고 있다면, '민교협'은 주로 사회적인 차원에 초점을 맞춰서 대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4대강 죽이기'가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 제기되고 강행되고 있는가를 밝히고 대응하는 것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박정희 개발 독재를 통해 형성된 토건 국가의 문제이다. '4대강 살리기'는 후진적인 토건 국가의 극단화로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력히 제기될 정도로 극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선진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4대강 범대위'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4대강 범대위'는 '4대강 죽이기'를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정한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국민적 운동체이다.

지난 2년 동안 학계는 망국적인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 죽이기'를 막기 위해 큰 노력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떠올랐다. '4대강 죽이기'의 문제를 파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연구에 필요한 연구비를 도대체 구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특정한 연구자나 연구 기관에 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어 활용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실정이다.

KBS에 이어 MBC를 장악하려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언론 장악'만이 아닌 것 같다. 그보다 더욱 근원적인 '연구 장악'도 추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무래도 '4대강 죽이기'는 이 나라를 21세기의 한국이 아니라 1970년대의 한국으로 삽시간에 바꿔 놓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강력한 언론 장악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언론을 통해 '4대강 죽이기'의 문제를 널리 알리는 것에는 큰 한계가 있다. 70퍼센트에 이르는 대다수 국민들이 '4대강 죽이기'에 대한 큰 우려와 반대의 뜻을 계속 밝히고 있어도 국민들에게는 이런 실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의 활용이 적극 제안되고 있지만 그것도 사실 강력히 규제되고 있을 뿐더러 그 위력은 아직 크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독도 지키기 운동'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와 같은 미국의 유력 언론에 광고를 내서 '4대강 죽이기'의 문제를 알리자. 그리고 유엔 본부를 찾아가서 그 앞에서 '4대강 죽이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자. '4대강 죽이기'가 정치적 계산으로 강행되는 참담한 '지구 파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자.

또 '세종시 줄이기'를 둘러싼 논란이 여당 내에서 계속 격화되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4대강 죽이기'가 은폐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사실 '세종시 줄이기'와 '4대강 죽이기'는 같은 뿌리에서 비롯된 두 문제이다.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우리는 '세종시 블랙홀'과 함께 '4대강 블랙홀'을 적극 제기해야 한다.

사실 '4대강 블랙홀'의 문제도 이미 지난 연말부터 적극 제기되었다. 최덕기 주교도 지난 연말에 발표한 '4대강 죽이기 저지 기도회'의 취지문에서 '4대강 블랙홀'의 문제를 명확히 지적했다. 망국적인 토건 국가에서 비롯된 두 개의 블랙홀이 지금 이 나라를 죽이려 하고 있다.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 국민적 대응을 촉구하자. '세종시 블랙홀'과 '4대강 블랙홀'을 막고 진정한 선진화의 핵심인 균형 발전과 복지국가를 이룩하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수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찰은 '4대강 죽이기'에 맞서서 유기농 단지를 지키기 위해 천주교에서 마련한 양수리의 기도장을 덮쳐서 농민들을 연행하고 신부들을 억압했다.

나는 이 나라의 모든 기독교도들에게 묻고 싶다. 신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인 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것이 기독교도가 할 일인가, 아니면 다이너마이트와 포클레인과 불도저와 트럭을 동원해서 강을 산산이 파괴하는 것이 기독교도가 할 일인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인 강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 찬성하면서 기독교도라고 할 수 있는가? 이것은 기독교의 이름으로 기독교를 파괴하는 실질적인 '반기독교'가 아닌가?

진정한 기독교도라면 당장 양수리로, 여주로, 낙동강으로, 영산강으로, 금강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곳에서 신의 뜻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져 애쓰고 있는 농민들과 손을 맞잡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잘 이용하도록 허락했다. 그러나 그것은 이 세상을 잘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신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신이 창조한 이 세상을 멋대로 파괴하면서 신을 믿는다고 우기는 것은 거짓말일 뿐이다. 신의 창조물을 마구 파괴하는 것은 악마의 행태일 뿐이다. 예수가 피를 흘리며 죽어간 것처럼 우리의 강이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 최덕기 주교가 인용한 다음의 성경 구절을 기독교도는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복음 7:21).

끝으로 나는 연예인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오늘날 연예인은 그 어떤 종교인이나 정치인보다 사람들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연예인의 사회적 발언과 활동이 일상화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처럼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도 갈수록 강화되어야 한다.

이 나라에도 사회적 책임을 열심히 수행하고자 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아이티를 위해, 독거 노인을 위해, 노력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4대강 죽이기'와 같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극단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망국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연예인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올해 '지구의 날'에는 '4대강 지키기 에이드'가 아프리카 난민들을 돕기 위해 열렸던 1985년의 '라이브 에이드'처럼 국내외의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해서 열리기를 바란다. 강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요 젖줄이니 강을 지키는 것보다 더 고귀하고 근본적인 공익 활동은 없다.

지금 우리의 주요 강들이 모두 콘크리트 수로와 콘크리트 호수로 파괴될 극단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 결과 토건 국가의 극단화가 추구되어 경제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극단적인 위험을 맞게 될 것이다. 이 위험을 막기 위해 연예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간절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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