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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학생은 교과서 없이 공부하라고요?"

'교과서 공동발행제' 폐지 후폭풍…"대형 출판사만의 잔치일 뿐"

"가난 때문에 교과서 없이 공부하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

'교과서 공동 발행제'가 폐지된 지난해 말 이후, 교육계 안팎에서 나오는 말이다. '교과서 공동 발행제'란 출판사들이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에 가입해 공동으로 교과서를 인쇄·발행·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교과서 가격을 안정시키고 출판사들의 과당 경쟁을 억제한다는 게 취지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해 8월 교과서 발행에 자율과 경쟁 원리를 도입한다면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교과서 공동 발행제'를 27년 만에 폐지했다. 이에 따라 출판사에서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돼, 교과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이런 지적을 수치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왔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26일 내놓은 자료다. 박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교과서 공동 발행제 폐지에 따라 교과서 가격이 매년 3500억 원 가량 인상되고, 향후 5년간 1조7422억여 원 인상될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교과서 공동 발행제 폐지의 효과가 모든 교과서에 전면 적용될 경우 의무교육인 초·중학교 교과서에 대하여 국가가 부담해야 할 추가 재정 소요액은 향후 5년간 총 1조422억 원, 매년 약 2100억 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의무 교육 적용 대상이 아닌 고등학생 학부모의 추가 부담액은 향후 5년간 약 7000억여 원으로 예상됐다. 매년 약 1400억 원을 추가 부담한다는 뜻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교과서의 공공성은 무시하고 '대형 출판사들만의 잔치'를 위해 가격 자율화를 고집하더니 결국 막대한 재정 부담과 학부모 부담만 늘려놓았다"면서 "매년 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을 가져오는 쪽으로 법령을 개정하면서 비용 추계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교육을 제대로 챙기겠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어떤 분야를 챙기겠다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2010년 각급 학교별 교과서 수는 초등학교 22개, 중학교 17개, 고등학교 14개이며, 공동발행제 폐지로 인한 교과서가 도입되지 않은 올해의 경우 교과서 평균단가는 초등학교 947원, 중학교 2573원, 고등학교 3377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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