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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사람은 어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어디긴요? 그야 빵가게죠!"
(…) "그럼, 배우는 어디 있어야 할까요?" "…극장에 있어야겠지요!"
나치에 점령된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 우지체를 찾은 유랑극단. 이들은 마을사람들의 쏟아지는 비난에도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연극 '유랑극단 쇼팔로비치'는 전쟁 중에서도 공연을 계속하려는 유랑극단과 마을 사람들 간의 갈등을 그려낸다.
이 희곡은 세르비아의 국민작가 류보미르 시모비치가 1975년 발표하고 1985년 유고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1986년 당시 유고슬라비아에서 가장 뛰어난 극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스테리야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 자체의 까다로움 때문에 좀처럼 프로무대에서 만날 수 없었던 이번 공연은 이병훈 연출가에 의해 첫 정식무대에 오른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연극은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작가는 삶과 죽음이 나뉘는 순간에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결국 예술이자 현실이며, 인간의 삶이 바로 하나의 연극작품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전쟁의 상처가 주는 동질감은 질곡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의 역경 속에서도 예술의 혼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연극적 현실을 상기시킨다.
이번 무대에는 유랑극단 단장인 바실리예 쇼팔로비치 역의 김명수를 비롯해 이정미, 정나진, 김현웅, 김정은, 조영진, 황연희 등 대학로의 30~4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한편 대중음악가 정재일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아 발칸반도의 정서를 살린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비올라, 클라리넷, 트럼본 등 5인조로 구성된 연주팀에는 '두번째 달'의 백선열(퍼커션)과 박혜리(아코디언)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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