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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 매관매직' 수사, 공정택 전 교육감을 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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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 매관매직' 수사, 공정택 전 교육감을 쏘나

인맥 중심 행정이 낳은 구조적 비리 드디어 공개?

교육계의 고질적인 비리로 꼽혔던 '장학사 매관매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직 서울시 교육청 장학관·장학사들이 뇌물 수수로 잇따라 구속되면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윗선' 개입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계 인사 비리는 워낙 뿌리가 깊고 구조적이어서 교육감의 개입, 또는 묵인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 전 교육감이 선거에 쓴 비용 역시 의혹을 키우고 있다. 공 전 교육감은 현재 측근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술자리 시비에서 불거진 교육계 인사 비리

검찰이 비리의 얼개를 파악하는 핵심 단서로 꼽는 것은 지난 20일 구속된 서울 강남 지역 고교 교장 김모 씨가 보관하고 있던 통장이다. 김 씨가 지난해 사무실에 보관하다 국무총리실 암행감찰팀에 적발된 이 통장에 들어있는 14억 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 김 씨는 지난해 서울시 교육청 교육정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중등인사담당 장학관이던 장모 씨에게 "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해 장 씨의 부하 장학사 임모 씨로부터 2000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장 씨가 2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다른 교육청 고위 인사에게도 상납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임 씨는 "장학사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해주겠다"며 고모 씨 등 현직 교사 2명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월 12일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구속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3일 함께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임 씨와 고 씨가 출동한 경찰의 조사를 받던 도중 고 씨의 우연한 폭로로 세간에 알려졌다.

교사들이 장학사 시험에 목을 매는 이유

교육전문직으로 불리는 장학사가 비리의 중심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지역 교육청 관료들과 인맥을 쌓기에 좋다는 게 핵심이다. 한국 교육 행정에서 학연, 지연 등 인맥이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학사 자리를 탐내는 이유을 알 수 있다. 교육운동 활동가들이 이번 수사를 교원 인사 등 교육 행정 전반에 대한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책임은 작고 권한은 큰, 업무 성격도 많은 교사들이 장학사 임용시험에 목을 매게 만든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처럼 이른바 '노른자위'로 꼽히는 곳에 있는 학교의 교감·교장이 되려면 장학사 경력이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시범 시행 중인 교장 공모제도 장학사들의 몸값을 뛰게 했다. 교장공모제란 교장자격 여부에 관계 없이 학교 운영에 대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찾아 교장 직을 맡기는 제도다. 그런데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서울시 교육청 등 5개 교육청은 교장공모제를 사실상 초빙교장제로 운영하고 있다. 초빙교장은 교장공모제 유형 중 하나로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응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초빙교장은 8년을 초과할 수 없는 교장 직급 정년이 적용되지 않는다. 교장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하다. 지난해 9월 서울시교육청 인사에서 초빙교장으로 임명된 6명은 모두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을 거친 교육전문직(장학사·장학관) 출신이었다. '장학사 매관매직'은 교원 인사 정책의 맹점과도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이야기다.

장학사는 시도교육청(본청 및 지역교육청)에 소속돼 관내 학교의 예산과 인사를 전반적으로 관장한다. 초등 13년, 중등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에 최근 2년간 근무성적이 '우' 이상이면 장학사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장학사로 본청이나 지역교육청에서 일정기간(초등 4년, 중등 5~6년) 근무하면 교감자격 연수를 거쳐 교감으로 부임할 수 있다. 2010년 2월 현재 서울시교육청 소속 장학사는 초등 151명, 중등 199명 등 350명이다.(2009년 현재 서울시교육청 소속 초ㆍ중등 교사는 7만7574명이다.) 장학관은 장학사로 일정기간 근무한 뒤 승진해서 올라가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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