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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0만 원에 자존심 팔라고?"…문인들이 뿔났다

분노 폭발한 작가회의 총회

"3400만 원에 문학의 자존심을 팔 수는 없다."

한국작가회의 정기총회가 열린 지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 곳곳에서 나온 목소리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달 작가회의에 3400만 원의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불법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일에 대해 원로부터 신진까지 문인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앞서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예술가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문인들의 반발은 다른 문화예술 영역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향후 불법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조금 반환을 비롯한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확인서를 예술위가 작가회의에 요구한 일이 이날 총회에서 특별안건으로 올라오자, 최일남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현 정부의 문화정책이 얼마나 황당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종환 전 사무총장은 경과 보고와 함께 한 원로 문인이 작가회의에 3400만 원을 익명으로 전달한 사실을 회원들에게 전했다. 3400만 원에 작가의 자존심을 팔 수 없다는, 무언의 시위다. 나종영 신임 부이사장 역시 "그 돈은 매우 상징적인 것"이라며 "보조금 없이도 지낼 수 있다. 작가들이 어떤 입장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문인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치 성향, 연령 등에 관계 없이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보조금을 미끼로 문화예술인을 길들이려는 시도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 한 작가는 "자존심 없는 예술가는 시체"라며 "머지 않아 현 정부는 분노와 저항의 펜이 가진 힘을 생생하게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위 불참 확인서를 요구한 일에 대해 "행정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면 섬세하게 접근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유인촌 장관에 대해서도 그는 "창작을 관리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백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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