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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영진위원장, "감독 작품 볼모로 배급사가 위협"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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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영진위원장, "감독 작품 볼모로 배급사가 위협" 주장

[뉴스메이커] 정작 배급권 횡포 부리는 건 영진위... 감독 및 배급사 반발

독립영화 감독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이하 '한다협')가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에서 틀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극장측인 시네마루에 이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조희문 위원장도 '배급사의 횡포'를 거론했다. 그러나 정작 감독의 의사와 상관없이 배급권을 담보로 횡포를 부리고 있는 곳은 영진위로 드러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조희문 위원장, "배급자가 작품을 볼모로 잡았다"고?

조희문 위원장은 19일 문방위의 임시국회에서 독립영화 감독들의 보이콧에 대해 "저의를 가진 조직적인 행동"이라고 말하면서, "독립영화 감독들이 왜 자신들의 영화를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하지 않으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배급권을 장악한 몇몇이 감독의 작품을 볼모로 위협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말은 '저의'가 대체 뭐냐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나온 것. 조희문 위원장은 "영화를 만든 감독과 그것을 배급을 할 권리는 따로 간다. 감독들이 자기 영화를 독립영화관에 틀고 싶어도 배급권이 허락해주지 않으면 틀지 못한다."고 말한 뒤, "전체적으로 독립영화계조차도 한두 개의 메이저배급사들이 영화배급 전체를 장악하는 구조다. <워낭소리>를 배급한 배급자도 실제로 대부분의 독립영화 갖고있고 배급권을 행사하는 사람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는 18일 독립영화 감독들이 보이콧 선언을 하자 시네마루 측에서 내놓은 입장 발표와 거의 유사한 논리다.

▲ 19일 문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임시국회에 참석한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프레시안

그러나 독립영화계에서는 시네마루와 조희문 위원장의 이같은 말에 "말도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워낭소리>의 극장배급을 맡았던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는 "감독이 영화를 상영하겠다는데 배급사가 이를 무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나는 시네마루에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감독이 굳이 상영하겠다고 하면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것. 또한 18일 시네마루 측이 배급사들이 '담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서도 "나는 안 하겠지만 다른 배급사는 알아서 판단하고 결정하실 문제라고 다른 배급사에게도 말했다"고 밝혔다. 곽용수 대표는 조희문 위원장이 <워낭소리> 배급자를 언급한 이상, 이에 대해 법적 자문을 거쳐 소송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독 무시하며 횡포 부리는 유일한 배급사... 영진위!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감독의 의사를 무시한 채 배급권을 독단적으로 남용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배급사는 오히려 영진위라는 사실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소속의 감독들이 만든 작품들의 판권을 갖고 있는 영진위는 감독들에게 일언반구 상의나 통보 없이 자체 배급팀을 통해 시네마루 측에 영화를 제공해 감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나는 곤경에 처했다!>의 소상민 감독과 <장례식의 멤버>의 백승빈 감독, <너와 나의 21세기>의 류형기 감독 역시 보이콧에 참여했으나, 이들의 작품은 감독에게 상의나 연락 한 통 없이 18일과 19일 버젓이 시네마루에서 상영됐다.

역시 보이콧에 참여한 <어떤 개인 날>의 이숙경 감독은 "내 작품이 그곳에서 상영된다는 사실을 어제(19일) 저녁에야 알았다. 그 와중에 시네마루나 영진위로부터 전화 한 통, 이메일 한 통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숙경 감독의 <어떤 개인 날>은 현재 22일(월요일) 오전에 상영이 잡혀있는 상태. 이숙경 감독은 "보이콧을 선언했는데도 불시에 이렇게 작품을 상영한다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아카데미 출신 감독들 모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숙경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인 22일 10시부터 항의의 뜻을 담아 시네마루 앞에서 1인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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