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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휘말린 와이낫 "법정 소송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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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휘말린 와이낫 "법정 소송 간다"

[김작가의 음담악담] 착취당하는 밴드음악의 현주소

와이낫은 데뷔 10년이 넘는 중견 밴드다. 그 시간 동안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고 공연을 해왔다. 그런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불미스럽게도,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인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와이낫의 '파랑새'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인터넷을 통해 제기된 이 의혹은 네티즌들에게 지지를 얻으며 결국 씨엔블루 측에서 해명성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씨엔블루의 소속사인 F&C측은 와이낫을 '씨엔블루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들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는 의도'라 하는 등, 오히려 파장을 키웠다. 이에 대해 와이낫은 몇 차례의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법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와이낫의 보컬 주몽을 그가 운영하는 홍대 라이브 클럽 '타'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 담배와 술이 세 배로 늘었다고 했다.

▲장수 인디밴드 와이낫은 불운한 일로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제 일상화된 표절 논란은 밴드음악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와이낫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두 가지의 쟁점이 있다. 하나는 '파랑새'와 '외톨이야'의 유사성 문제다. 소송을 통해 표절 문제에 대해서 경종을 울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지인 중에 문화부를 통해서 중재를 해보겠다는 분도 있지만, 민사 소송은 우리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또 하나의 쟁점은 (씨엔블루의 소속사인) F&C 한성호 대표의 발언이다. 그 발언은 공개적으로 나온거다. 때문에 밴드 신 전체와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상처를 준거다. 그러니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아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 전체에게 공개사과를 해야하지 않겠나. 그렇게 되면 한성호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깨끗이 털고 갈 생각이다. 말꼬투리잡고 질질 끈다는 인상을 보여주기는 싫다.

만약 법정 소송으로 가게 된다면, 와이낫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뭔가. 단순히 저작권료를 챙기기 위해서라면 호응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저작권 침해, 즉 표절에 대해서 하나의 선례를 만들고 싶다. 이 일을 통해서 음악계의 표절 문제를 없애고, 색깔있는 음악가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한다. 사실, 이익대 이익의 문제로만 비춰질까봐 법정 소송을 망설이는 것도 있다. 언론에서는 승소해서 와이낫이 얼마를 벌었다는 얘기만 나올테니까. 그럼 바뀌는 건 하나도 없고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안 걸리게 노래를 만드는 풍토만 심해질 뿐이다. 음악 창작에 있어 인식의 전환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씨엔블루 측에서 뿌린 보도자료에 의하면 표절이 제기된 후 김도훈 작곡가와 만난 적이 있다던데.
-김도훈 작곡가와 나를 둘 다 알고 있는 관계자를 통해 이 곳(클럽 타)에서 만났다. 그 쪽에서 뿌린 보도자료에 나온대로 '외톨이야'가 표절이 아니라고 하더라. 나는 곡을 만든 사람으로서 유사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렇게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했다. 그 후 열흘 후에 우리가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전, 그 쪽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보니 당일에는 아무 말을 안하다가 그 다음날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하더라. 그건 팩트가 아니다. 그리고 그 열흘 사이에 씨엔블루는 어마어마한 전리품(SBS 뮤직뱅크 1위)을 획득했다.

김도훈 측에서 어떤 방식으로 표절이 아님을 주장했나?
-두 노래를 번갈아 부르면서 이건 이 코드고, 저건 저 코드고, 그러니 다르다고 하더라. '똑같은 멜로디가 컨츄리 꼬꼬의 '오, 가니'에도 있어요. mp3가지고 와서 들려 드릴까요?'라는 말도 하고. 당연히 됐다고 했다. 그 후 우리는 보도자료도 내고 김도훈 측과 F&C양쪽에 내용증명도 보냈다. 역시 양쪽에서 다시 내용증명이 왔다. 작곡가는 표절이 아니라는 내용, F&C는 '우리가 언제 인디 신을 모욕했느냐. 계속 그 이야기를 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었다. 김도훈 작곡가에게 메일도 왔다. 시간만 있으면 이런 노래 엄청나게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럼 너희 와이낫은 컨츄리 꼬꼬나 박상민의 '지중해'를 참고해서 편곡만 바꾼건데 그걸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메일에 썼더라. 표절이라는 말은 법리적 해석을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뷰를 해도 그 용어를 구체적으로 쓰지 않으려 한다. 유사성이 느껴진다는 정도로만 표현하고 있다. 예의를 지키려는 거다. 그런데 그 쪽에서 그렇게 비꼬듯이 나오면 '뚜껑'이 열릴 수 밖에 없다.

표절 의혹은 와이낫측에서 먼저 제기한 건가?
-'외톨이야'가 나오고 주변에서 '파랑새'랑 비슷하다는 말들을 해줬다. 그래서 들어봤는데 그냥 '되게 비슷하네?' 생각하고 말았다. 씨엔블루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 노래가 뜨는 지도 몰랐으니까. 그런데 파문이 커지면서 한 스포츠신문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 이런 일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비슷하다고 했다. 묻더라. 혹시 나중에 법정소송으로 갈 수도 있냐고. 그래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했다. 그 기자가 다시 F&C에 전화해서 와이낫의 입장을 전했다. 그 쪽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걸겠다고 했다더라. 우리에게 다시 전화해서 그 얘기를 전하길래 그렇다면 우리가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내겠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우리 입장이 들어가있지 않은 기사들이 터진거다. 그래서 우리 입장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F&C가 먼저 보도 자료를 낸 후 우리 보도자료가 나간 거다.

두 곡의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라는 것이 김도훈 측의 입장으로 보인다. 노래를 만드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분이 원래 R&B나 댄스를 전문으로 하지 않나. 록은 그에 비해서 많이 쓴 적이 없으니 이런 저런 노래를 참조했을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 우리 노래가 있는지는 하늘만이 알겠지.

김도훈 작곡가는 다른 이들에 비해 표절 논란에 자주 휘말리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더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김도훈 씨의 '전적'이 화려하다보니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 그걸 배재하고 비교해서 들어도 사실 비슷하단 말이지. 노트나 코드와 같은 전문적 개념을 떠나서, 유사성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듣는 사람들의 직관이라고 본다. 그 직관들이 쌓여 논란이 되고 여론이 되는 거다. 나도 곡을 쓰다보면 이거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그 곡을 버려야 한다. 나중에 표절에 걸릴까봐라기보다는 곡 쓰는 사람으로서 '쪽' 팔린거다. 살면서 수많은 곡을 들었으니 자신도 모르게 영향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노래 만드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자체 검열을 해야지. 자기 색깔을 갖고 곡을 쓰는 건 창작자의 프라이드 아닌가. 예를 들어 마이클 잭슨의 'You're Not Alone'의 코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산와머니' '담다디'와 똑같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 노래를 듣고 다른 노래가 연상되는가? 그게 프라이드고 작곡가가 지켜야할 미덕인 것이다.

씨엔블루는 '실력파 인디 밴드'를 표방하고 있다. 10년 넘게 인디 신에서 활동해온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보나. 그리고 주변 음악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사실 지금 한국에서 인디라는 개념은 정말 모호하다. 상업성과 자기 표현 중 후자를 우선시하는 게 인디라고 규정한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디 뮤지션은 서태지가 될 수도 있다. 인디는 돈이 많고, 방송에 나가고의 문제가 아니다. 음악적 완성도의 문제도 아니다. 자기 음악을 하고 있냐는 거다. 신해철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씨엔블루를 맹비난 했을 때, 그런 부분에서 이해가 됐다. 신해철이야말로 꾸준히 자기 음악을 해온 사람이다. 결국, 밴드하는 사람으로서의 프라이드가 손상됐다는 거다. 평생 밴드를 해온 신해철이 보기에 씨엔블루가 진짜 밴드는 아니었을 테니까. 그의 발언에 관한 댓글 중에 '신해철의 다른 말은 모르겠지만 음악에 관련된 말은 인정할만하다'라는 게 있더라. 크라잉 넛도 이번에 '파랑새는 있다'라는 제목의 공연을 기획한다. 그 뿐 아니라,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니 다른 뮤지션들을 일상적으로 만나게 된다. 우선, 고생이 많다는 말씀들을 해주신다.(웃음) 그리고 우리의 음악과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밴드들이 많다. 오래 활동한 팀들이나, 신인들이나 마찬가지다.

음악의 정체성과 태도를 규정하는 건, 뮤지션만의 몫은 아닌 것 같다. 듣는 대중들의 관심도 필요하지 않겠나.
-그렇다. 표절 문제라던가 하나의 트렌드만 존재한다던가 하는 우리 음악계의 문제점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대중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중이 음악을 판단할 때 그 뮤지션의 색깔과 창작 여부에 대한 판단까지 해준다면, 당연히 기획사에서도 그런 스타를 키우기 위해 노력할 거다. 이를테면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보자. 그는 최고의 아이돌이지만 어마어마한 음악적 재능도 갖고 있지 않은가.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기 색깔을 갖고, 그에 대한 피드백이 대중으로부터 발생할 때 개성있고 들을 만한 음악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이번 일에 대해서 네티즌들이 '파랑새 1위 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만약 진짜로 1위가 된다면 수익은 어떻게 할건가?
-당연하게도, 경제적으로 반사 이익을 볼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아이티에 보내는 것도 좀 그럴 것 같고…. 좀 더 고민해봐야할 문제겠지만 질 높고 풍성한 음악계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쓸 생각이다. 음악을 하고 싶어도 경제적 사정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후원한다던가, 아니면 밴드 음악을 지지해주는 이들을 위한 멋진 무료 공연을 연다던가, 그 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밴드들도 뭉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우선 두 번의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불거진 것 하나는 밴드 신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그에 대해서 화풀이성 이벤트를 갖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각성하자는 의미다. 밴드들도 맥주 한 잔 정도에 출연하기로 했다. 우리가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니까 여기서 두 번 정도를 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야외에서 하고 싶다. 록은 광장의 음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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