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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민주당이 '호남 한나라당'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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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민주당이 '호남 한나라당'이지"

'4인 선거구 죽이기'에 광주 민주당도 동참

"호남에서의 민주당 행태가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벌이는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의회가 4인 선출 기초의원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다른 야당들과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6일 새벽 전체회의를 열어 4인 선거구제 6곳을 2인 선거구제 12곳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광주시의회 의원 19명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어서 본회의 통과도 확실시된다.

광주시의회도 4인 선거구 없애기?

문제는 '4인 선거구'가 진보정당 등 다양한 정치세력이 의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자 도입된 제도라는 점에서 "정치적 퇴행"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기존의 4인 선거구를 유지할 경우, 다른 당 후보들의 의회진출 가능성, 당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아지기 때문에 모두 2인 선거구로 분할해 사실상 민주당의 독식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정당에서 4인 선거구에는 4명의 후보를, 2인 선거구에는 2명의 후보를 낼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동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4명을 뽑을 경우 유권자들이 4석을 한 당에 몰아주지 않는다는 견제 심리 때문에 다른 소수당이나 정치신인에게 표가 분산 된다는 것이다. 특히 1당 쏠림 현상이 심한 영호남 지역에서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실제로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광주의 3~4인 선거구 15곳 중 한 곳도 '1당 싹쓸이'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분열돼 이곳 51석을 나눠 갖는 와중에도 민주노동당이 7석을 차지했다. 반면 2인 선거구 4곳 중 2곳은 민주당이 싹쓸이 했고, 나머지에서 민주당 후보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후보가 각각 한 명 씩 당선됐다.

마찬가지로 대구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11개의 4인 선거구를 모조리 2인 선거구로 분할해 선거구가 '가'에서 '아'까지 생긴 대구의 경우 2인 선거구 27곳은 한나라당이 싹쓸이 했다. 그나마 3인 선거구 16곳 중 두 곳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한 명씩, 다른 한 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을 뿐이었다. 당초 기초의회 선거에 중대선거구를 도입한 의도가 무색해진 셈이다.

참고로 4인 선거구를 모두 없앤 서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 구도로 선거가 진행됐는데, 한나라당이 233명 열린우리당이 119명의 당선자를 내는 동안 민주노동당은 불과 2명 당선에 그쳤다.

▲ 대구시의회의 4인 선거구 분할에 항의하는 대구지역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 맨더링, 민주 맨더링"

올해도 학계, 법조계, 언론계, 선관위,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선거구획정위는 대구시의회에 4인 선거구 12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냈지만 대구시의회 행자위는 이를 모두 분할해 2인 선거구로 만드는 수정안을 지난 4일 가결시켰다.

마찬가지로 광주선거구획정위도 2006년과 마찬가지로 4인 선거구 6곳을 두는 안을 제출했는데, 광주시의회가 무시한 것. "선거구가 넓어져 후보자들의 선거 비용이 많이 들고, 한 동네에서 구 의원 두 명이 나올 수 있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4인 선거구 쪼개기 주장의 변함없는 레퍼토리다.

반면 군소야당들은 거대 정당들의 '횡포'라고 반발하고 있다. 18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사 엘브리지 게리가 자신의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한 것을 '게리맨더링'(부자연스러운 선거구 형태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샐러맨더와 비슷하다고 비유한 신문기사에서 유래)이라고 부르는데, 대구에서는 '한나라 맨더링', 광주에서는 '민주 맨더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에는 광주에 민주주의 빚졌었는데

특히 광주의 '쪼개기'에 대한 비난이 대단하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주도한 대구시의회의 폭거 때 민주당 대구시당도 함께 했는데, 광주에서는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며 "민주당이 호남의 한나라당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다만 아직 시의회 본회의 통과 전이어서 군소야당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6년 대구 등이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4인 선거구 쪼개기에 여념이 없을 때 4인 선거구를 유지한 광주에 대해 <경향신문>은 "한국 민주주의 광주에 또 빚지다"라는 제목으로 높게 평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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