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화물연대, 파업 돌입…광주 조선대에 집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화물연대, 파업 돌입…광주 조선대에 집결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낮은 운송료' 문제가 쟁점

화물연대(의장 김종인)가 28일 새벽에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돌입과 함께 화물연대는 광주에 있는 삼성광주전자 주변에 1천여 대의 화물차량을 집결시키고 공장 입구를 봉쇄했다. 또한 화물연대 간부 2명은 공장 안에 있는 50미터 높이의 송전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배경에는 화물운송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낮은 운송료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이런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관련 법·제도의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이 이번 파업의 배경이다.

***조합원 2천여 명 조선대에 집결**

화물연대는 지난 27일 광주시 광산구 하남산단 내 하남체육공원에서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어 다음달 3일 부산에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으나, 같은 날 밤 지도부 회의에서 파업돌입 시점을 조정해 28일 광주에서 전격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가 이처럼 파업돌입의 시점과 장소를 앞당긴 이유는 투쟁력이 응집된 광주에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노조 지도부가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28일 오전 광주 조선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체적인 파업진행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28일 새벽 5시 광주 광산구 하남체육공원에 집결해 있던 화물연대 조합원 2천여 명을 조선대로 이동시켰다. 조선대가 파업 집결지가 된 셈이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집결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화물차량 1천여 대를 동원해 광주 하남산단 내 삼성광주전자 1, 2 공장 인근 도로를 완전히 봉쇄했다. 또한 하남산단 입구 도로인 13번 국도에 차량을 지그재그로 세워놓아 차량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

화물연대의 일부 조합원들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새벽 5시께 화물연대의 김성호 광주지부장과 박종태 광주지부 사무부장은 광주 첨단단지 삼성공장 내 높이 50미터의 송신탑에 올라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화물연대는 27일 비상총회에서 △총파업을 포함한 고강도 투쟁 전개 △총회 참석 조합원 및 지도부의 구속 불사 결의 △전 조직과 전 조합원의 광주투쟁 사수 및 엄호 △4~5월 중 조합원 1인당 5만 원 씩 투쟁기금 갹출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중세력과 연대한 대 자본 투쟁 등을 결의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낮은 운송료**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의 근본적인 배경은 화물운송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이로 인한 낮은 운송료다. 이번 파업의 직접적 발단이 된 '운송업체 극동컨테이너와 화물연대 광주지부 간의 갈등'도 운송료를 둘러싼 이해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전자로지텍에 제품운송 하청을 주고, 삼성전자로지텍은 다시 운송업체인 극동컨테이너에 재하청을 주고 있다. 극동컨테이너는 다시 개별 지입차주에게 운송을 위탁한다. 한 마디로 3~4 단계의 하도급을 거쳐야 개별 화물운송 노동자에게 일감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런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화물운송 노동자의 임금이라고 할 수 있는 운송료 하락으로 이어진다. 각 단계별로 운송료가 떼이기 때문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광주와 부산 간 40Ft 컨테이너의 적정 왕복운임을 62만7000원으로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개별 지입차주에게는 불과 36만 원만 지급되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로지텍이 적정 운임보다 낮은 42만5000원을 극동컨테이너에 지급하고, 극동컨테이너가 개별 지입차주를 대상으로 수수료 명목으로 6만 원을 공제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화물운송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이 구조의 최하 단계에 있는 화물운송 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한편 최상 단계에 있는 화주에게는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정부도 책임 피하기 힘들어…'표준요율제 도입' 감감무소식**

한편 화물운송업계의 구조적 모순을 파악하고 있는 정부가 그동안 이 문제를 수수방관해 온 책임도 지적된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화물연대와 협상을 통해 운송료 현실화를 위한 '표준 요율제'를 공공부문부터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표준요율제(불균등 거래 제한 및 적정 시장가격 기준 권고)란 화주가 운송료를 임의적으로 책정해 건교부에 신고하는 현행 방식과 달리 정부가 화물의 무게와 운송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송료 표준안'을 만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즉 화물 운송료를 객관적으로 공시해 화물운송 노동자와 화주 및 운송업체 간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3월 현재 '표준요율제' 도입은 감감무소식이다. 요컨대 이번 화물연대 파업은 다단계 하도급에 따른 낮은 운송료와 정부의 문제해결 의지 부족이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