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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무원노조 무력화' 지침으로 '노정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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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무원노조 무력화' 지침으로 '노정 격돌'

공무원노조 "행자부 지침은 노조파괴 전문가 뺨친다"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전면전을 치를 태세다. 선수는 정부가 먼저 쳤다. 법외노조를 고수하고 있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 권승복)과 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 위원장 박성철)을 겨냥해 노조 와해를 위한 구체적 지침을 정부가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두 공무원노조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 공무원 대상 고강도 '노조탈퇴 압력' 가해**

행정자치부는 최근 '불법단체 합법노조 전환(자진탈퇴) 추진지침'이란 제목의 문건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

이 문건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무원들로 하여금 법외노조를 고수하고 있는 전공노와 공노총 등 공무원노조를 탈퇴하도록 하거나, 이 두 노조를 합법노조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략'과 '시행지침'을 담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공무원들의 노조 탈퇴를 유도하기 위해 우선 자진탈퇴하도록 설득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집단행동에 나서는 노조나 조합원에게는 행정적·재정적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각급 중앙행정기관장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공무원 노조에 대해 합법노조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공무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직무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조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한 '설득전담반'이 각 기관에 편성된다. 각 기관은 부기관장의 책임 아래 '설득전담반'을 만들고, 이를 통해 노조 간부와의 개별 면담은 물론 가정방문 등으로 노조 간부의 가족까지 설득하는 활동을 벌이게 된다.

게다가 '책임담당관'을 지정해 설득작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행자부 국장급 이상 간부를 중앙부처 및 시도 '책임담당관'으로 지정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노조탈퇴 유도 작업을 독려하고, 각 시도는 국장 또는 과장 급으로 시군구의 '책임담당관'을 지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같은 설득작업에도 불구하고 거부하는 공무원과 노조에 대해서는 행정적·재정적으로 불이익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설득에 응하지 않는 노조의 자금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조합비 원천공제를 금지하고, 노조 탈퇴를 거부한 노조원에 대해서는 중징계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또한 이같은 방침에 불응해 공무원노조가 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에는 노조 지도부를 중징계하고 사법기관에 법적 처벌을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5.31 지방선거와 관련해 노조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낼 경우 '불법 정치행위'로 간주하고 엄단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고, 차량 지원을 중단하며, 노조 현판을 철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여기에 정부는 각급 기관에서 이번 조치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해 향후 노조 탈퇴 실적이 낮은 각급 기관의 명단을 언론에 공개하고, 기관 평가시 벌점을 부여하는 등 행정적·재정적 불이익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전공노 등 공무원 노조 반발 높아**

정부가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노조 탈퇴 지침을 내놓자 전공노 등 공무원노조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공노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파괴 전문가 뺨치는 악랄한 지침을 내렸다"며 "정부가 노조 말살작전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전공노의 전은숙 부대변인은 이번 지침에 대해 "가족까지 회유·설득 대상에 포함시킨 것에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노조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번 지침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노는 이번 지침과 관련해 행자부 장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어 "공무원 노조의 가입과 탈퇴는 조합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국가권력을 등에 업은 관료들과 정권은 노조에 대한 횡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정부의 지침을 계기로 공무원 노조와 정부 사이에 전면전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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