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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내 삶을 도둑질했다"

[현장] 2010년 장애인예산 대폭 삭감 통과 규탄

장애인들이 '뿔'났다. 지난 31일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예산안이 문제다. 장애인 단체가 지속적으로 증액을 요구했던 장애인연금 예산, 장애인활동보조 예산 등이 예결위 상정안보다 대폭 삭감된 채 통과됐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이동권연대 등으로 구성된 '2010년장애인예산확보공동행동'은 6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삽질 정권, 날치기 정권 한나라당은 장애인 앞에 사죄하라"며 2010년 예산에서 장애인 복지 예산이 삭감된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예결위 상정안에서 대폭 삭감된 뒤 통과된 장애인 예산

이들은 무엇보다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예결위 상정안이 그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대폭 삭감된 뒤 통과된 것에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이들은 2009년 9월부터 장애인 예산 증액을 위해 국회 앞 농성, 보건복지위원회, 국토해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각 상임위 의원과 면담을 진행했다.

▲ 장애인 예산 삭감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이 "한나라당은 장애인 앞에 사죄하라"고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

장애인연금 예산의 경우 상임위를 통과한 안에서는 중증장애인, 소득평균 하위 70퍼센트에게 6개월간 318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0년 확정 예산에서는 32만6000명에게 1519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장애인활동보조 예산도 마찬가지다. 예결위 상정안에서는 3만5000명에게 1628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한나라당은 이를 삭감, 3만 명에게 1294억 원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저상버스 도입 예산, 탈시설 초기 정착금 예산, 장애여성 출산장려금 예산 등이 예결위 상정안 보다 많게는 전액 삭감되거나 절반이 삭감된 채 통과됐다. 예결위 상임위에서는 저상버스 도입 예산으로 726억 원, 탈시설 초기 정착금 예산으로 5억 원, 장애여성 출산장려금 예산으로 4억8000만 원을 각각 통과시켰다.

"한나라당의 날치기 통과로 삶이 송두리째 도둑당했다"

'2010년장애인예산확보공동행동'은 "장애인연금 예산은 전체 장애인 중 14퍼센트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성도 없는 제도"라며 "해당자라도 삭감된 예산으로 인해 월 15만1000원을 지원받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활동보조 예산을 두고 이들은 "2009년 2만5000명을 계획했으나 이것이 초과돼 10월 말부터 신규 신청이 금지된 상태"라며 "서비스 이용자의 자연 증가 추세도 반영되지 않은 예산 삭감으로 2010년에는 서비스 대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러한 예산 삭감을 두고 "장애인의 삶을 우롱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체 장애인계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에 통과된 장애인 예산마저 전액 삭감한 뒤 예산이 통과됐다"며 "이로 인해 전체 장애인의 삶과 생존에 불어 닥칠 한파가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상임위에서 통과된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이들은 "한나라당은 날치기로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장애인계의 절실하고 절박한 요구들을 무시하고, 장애인의 삶과 권리를 모조리 도둑질했다"고 목소리를 높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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