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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치 영화의 최전선, 바바라 해머 회고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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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치 영화의 최전선, 바바라 해머 회고전 열려

[Film Festival] 오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막, 30일까지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레즈비언 시네마의 거장 바바라 해머의 회고전이 오늘(5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와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열린다. 아이공의 1월 특별기획전으로 열리는 이번 바바라 해머 회고전은 2009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테디상을 수상한 최신작 <말이 아닌 은유>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한편, 장편 7편을 포함해 총 2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간 바바라 해머는 각종 영화제나 기획전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만 소개돼 왔을 뿐, 대대적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바바라 해머 감독 (제공 : 미디어극장 아이공)
바바라 해머는 철학과 문학, 영화를 전공하고 그 자신이 레즈비언으로서 각성하면서 카메라를 든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감독이다. 관습적인 서사가 남성적이라며 거부한 그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실험을 통해 레즈비언들의 삶과 일상, 섹슈얼리티와 첨예한 정치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실험적인 영화들을 다수 만들어냈다. 그녀의 작품들은 일반 주류영화뿐 아니라 퀴어시네마의 역사에서조차 여성의 삶과 목소리가 배제돼 있음을 폭로하며, 그 존재 자체가 사회적 인지 바깥으로 밀려난 '투명인간'으로 존재하면서 사회의 선정적' 포르노그라피적 시선의 '대상'으로서만 포착되고 있음을 고찰해낸다. 80여 편에 이르는 이 작품들은 퀴어시네마의 역사는 물론 일반 주류영화사에서 한 획을 긋는 걸작으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그녀를 거장의 위치에 올렸다.

이번 회고전을 통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상영되는 그녀의 최신작 <말이 아닌 은유>는 난소암과 사투를 벌였던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고찰하는 작품. 일종의 '사적 다큐멘터리'라 할 만한 이 영화는 병의 고통과 싸우는 자신의 육체를 관조하며 이를 일종의 동영상 일기로 담은 작품이다. 제주도 해녀들의 강인한 삶에 감명을 받은 그녀는 2007년 25분짜리 단편 <제주도 해녀>를 만든 바 있을 정도로 한국에 깊은 친밀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2008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돼 열렬한 지지를 받은 바 있는 이 작품 역시 이번 회고전에서 다시 상영된다.

▲ 바바라 해머 감독의 최신작인 <말이 아닌 은유>의 한 장면. 난소암과 사투를 벌인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투영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이번 회고전을 통해 최초로 소개된다. (제공 : 미디어극장 아이공)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반영한 이른바 '역사 3부작'에 해당하는 <질산염 키스>, <바비의 일생>, <역사수업>을 비롯, 최초의 레즈비언 영화로서 레즈비언의 섹슈얼리티와 에로티시즘을 다루는 영화들 역시 다수 상영된다. 그런가 하면 후대에 기술된 전쟁과 레지스탕스의 역사에서도 고스란히 지워져 버린 여성들의 독립운동 활약을 재치있게 복원, 재구성해낸 다큐멘터리 <저항하는 파라다이스>, <연인, 타인>같은 작품도 이번 상영작 목록에 포함됐다.

영화상영 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아이공의 로비에서는 바바라 해머의 일대기를 통해 레즈비언 성혁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되며, 바바라 해머의 '역사 3부작'을 비롯해, 주디스 버틀러와 한국 레즈비언 운동의 역사 등을 주제로 한 강연회도 다수 기획돼 있다. 또한 국내에 최초로 바바라 해머를 '제대로' 소개하는 서적 및 DVD 박스세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바바라 해머 회고전은 1월 5일부터 12일까지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3일부터 30일까지는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작품소개 및 상영일정은 아이공의 공식 홈페이지(http://igong.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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