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는 대선을 가늠하는 중요한 선거다. 죽으나 사나 호국 세력은 현 정부와 함께 할 것이다. 하지만 우군 세력에 대해 냉대 내지 방관한다면 보수 진영의 표는 공중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회장)
2010년 지방자치선거를 두고 보수단체가 새해부터 군불을 지폈다. 정부와 여당은 보수 진영이 대선에 이어 다시 한번 힘을 실어 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서경석 목사,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회장,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등 보수인사 5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15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가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년 하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보수단체 회원 200여 명뿐만 아니라 정부 요직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주호영 특임 장관,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 정옥임 국회의원(한나라당) 등이 참여한 것.
▲조갑제 대표 등 신년 하례회에 참석한 보수 인사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우리"
포문은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회장이 열었다. 이상훈 회장은 "현 정부는 이제 3년차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라며 "애국, 호국 세력들이 혼연일체를 이뤄 500만 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정권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상훈 회장은 "하지만 현 정부는 친북좌파 세력에 대한 단호한 척결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중도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타협을 하고 있다"며 "더구나 우리(애국, 호국 세력)들은 (정권에서) 배척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 회장은 "현 정부는 사회 통합을 한다고 하며 대통령 직속 사회 통합 기구를 만들어 과거 정부의 총리 등을 앉혔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에겐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가 정부에게 금전적 지원이나 자리를 원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다만 현 정부와 여당에서 우리와 함께 한다는 믿음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소통을 부탁했다.
이상훈 회장은 "6월 지방선거에서 현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한 뒤 "좌파 세력이 현 정부를 지지할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좌파 세력은 현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반대 세력일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도 현 정권이 보수단체를 대하는 태도를 두고 쓴 소리를 던졌다. 이동복 대표는 "3년 전 역사적인 대통령을 선거를 통해 탄생시킨 주역은 이곳에 모인 시민단체들"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정부를 뒷받침했던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도 우리가 주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복 대표는 "사실 신년회 행사 같은 경우 정부나 여당이 주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주최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이동복 대표는 "우리가 이런 걱정을 불식시키고 3년 뒤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며 "그게 금년의 화두라고 생각한다"고 6월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촉구했다.
▲ 신년 축사를 하고 있는 조갑제 대표. 그는 "북한 노동당의 붕괴를 통해 한국의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프레시안 |
"좌파 정권의 뿌리가 깊고, 넓고, 굵다. 도와달라"
연이어 쏟아진 여당과 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에 회의장을 찾은 정부 인사들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10년 이상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과 정체성, 헌법적 가치가 도전받고 흔들릴 때 앞장서서 투쟁하고 싸운 여러 애국단체가 있어 대한민국이 그나마 정체성을 유지하고 정권 교체도 이뤘다"며 보수단체의 노고에 감사를 나타냈다.
주호영 장관은 "정권 교체가 이뤄진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바라던 부분을 다 충족시키진 못한 듯하다"며 "아쉬운 점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하는 일에 애국 단체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장광근 사무총장(한나라당)도 보수단체 회원 달래기에 나섰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대표 자격으로 이 자리에 오면 혼이 날거라 생각했다"며 "올해는 정말 정신 차리고 잘 하라는 매라고 생각하고 겸허히 받겠다"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우리가 이 자리에 서기까진 여러 선배들, 애국 단체 회원들의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그 뜻을 받들어 제대로 된 정치를 못하는 부분에 대해선 자책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하지만 1년 반 동안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며 "우리는 그동안 좌파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넓고, 굵은지를 확인하고 처절히 느꼈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3년차를 맞아 무엇을 해야 할지 철저히 생각하고 있다"며 "추한 모습들을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지속적인 지지를 부탁했다.
"북한 노동당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 이날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보수인사 중 유독 눈에 띄는 인사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였다. 조 대표는 "북한 노동당 정권을 우리 힘으로 무너뜨려 자유 정권을 만들어 선진화해야 한다"며 "그것이 한국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조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연설에서 국군 포로와 납북자를 데려 오는 것이 김정일과의 회담에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국군의 유골을 발굴하는 걸 비중있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하지만 현재 북한은 시체 장사를 하고 있다"며 "유골 1구당 돈을 매겨 여태까지 번 돈인 몇 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유골을 가져갈 때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그보다는 살아있는 사람을 데려 오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0~500만 원 정도면 탈북자들을 데려 올 수 있다"며 "이젠 우리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해 망해가는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조 대표는 "이건희 씨가 사회에 환원한 돈이 8000억 원이다"면서 "그 돈을 북한 구출하는 데 쓰면 1만8000명을 데려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늘 북한에게 있어 한국은 수세에 있는데 이젠 공세로 가야 한다"며 "북한 노동당 정권이 붕괴되면 남한의 종북 세력도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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