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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우리가 접수한다! 뮤지컬 '웨딩싱어'의 박정표 ‧ 양다영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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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우리가 접수한다! 뮤지컬 '웨딩싱어'의 박정표 ‧ 양다영 배우

로지 할머니와 게이친구 조지의 흥겨운 댄스!

▲ ⓒ프레시안

"사실 게이가 요즘 되게 많이 나오잖아요. 옛날보다는 자유롭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어졌구요. 근데 게이라는 기준도 모호하고 어떻게 표현해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처음 줄기 잡기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뮤지컬 '웨딩싱어'에서 주인공 로비 하트의 게이친구로 등장하는 박정표 배우. 게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해낸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아보였다. "보통 캐릭터는 평소에 배우가 훈련하던 것이나 준비된 것을 바탕으로 내 안의 기억이라든가 방법, 기술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조합해서 창조해내는데, 조지 같은 경우 흉내 낼 수 있는 모델이 없더라구요. '어떻게 해야하나, 너무 뻔하게 나오면 어떻하나' 고민 많이 했죠. 그러다 제 성향 중에 여성스런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됐어요. 장난칠 때 쓰는 얇은 목소리 그런 것에 힌트를 얻어서 재밌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할머니 로지 역을 맡은 양다영(양꽃님) 배우의 고충 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할머니 역할이라고 해서. 하지만 할머니 역할이 단순히 할머니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엄마 아빠 없는 로비의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역할이기 때문에 비중은 적지만 쓸 데 없는 역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정적으로 로비가 프러포즈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장본인이기도 하구요. 음악 때문에 선택하게 된 것도 있어요. 한국말로 개사되는 과정에 있어서 음악적 효과가 깎인 부분이 없잖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넘버들로 구성돼있죠."

▲ ⓒ프레시안
이들의 기묘한 앙상블은 2막에서 빛을 발한다. 로비가 라스베가스로 떠난 줄리아를 뒤쫓아가는 동안 로지와 조지는 환상의 호흡으로 무대를 한껏 달궈놓는다. "'손들어봐~! 소리질러봐~!' 이런 것에 대해 관객들이 반응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냥 '우리끼리 열심히 놀아보자'라고 생각했죠. 처음엔 '소리질러봐~!'에 (관객들의 반응이) 막 나오는 걸 보고 '이건 뭐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보니 할머니 소리가 점점 커지게 되더군요. 동료들이 '선배님 목 안 아프세요? 걱정돼요' 할 정도로요. 전 이제 득음했어요."

양다영 배우만큼이나 박정표 배우 역시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과연 이런 박자로 크게 신나지도 않는 박자로 붐업이 될 수 있을까?'하고 많이 걱정됐죠. 확신도 없었구요. 그런데 공연을 해나가면서 이제는 우리가 이걸 어떻게 해봐야겠다는 이상한 책임감이 느껴져요. 오늘같이 눈이 오는데 차가 많이 막혀서 공연이 좀 미적거리다 시작했다 그러면 관객분들이 팔짱끼고 이러고 앉아있으세요. 그러면 오늘은 '좀 심하게 해야 하나?' 하면서 용을 쓰죠. 선배님 나오시기 전에 좀 깔아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언제 깔아줬냐며 정색을 표하던 양다영 배우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랩부분을 직역해보면 특별하게 관객분들께 드릴 부분이 없어요. '지붕 하얗다고 무시하지 마라' 이런 가사가 나오는데 지붕이 하얗다는 게 머리를 뜻하거든요. 그러니까 '머리 하얗다고(나이 많다고) 무시하지 마라' 이런 정도가 되겠죠. 대부분 랩가사가 이런 식이었어요."

읽어봐도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 때문에 박정표 배우는 입에 붙을 수 있도록 양다영 배우와 함께 손수 개사작업을 했다고. "읽어봐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누나랑 같이 입에 맞게 가사를 썼어요. 보통 랩은 직설적이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지는 않잖아요? 가사 보면서 지붕이 뭘까 한참 생각했죠. 이런 작업이 반복되면서 '아, 이건 한국에서는 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배우 모두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각자의 역할에 맞춘 목소리며 행동을 해야 했기에 이들은 곱절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 "누나나 저나 원래 자기목소리가 아니잖아요. 목이 아플 때가 많아요. 그래서 선배님들한테 '목 아파요'라고 호소를 하는데, 보통 그러면 "뜨거운 물 많이 마시고 말하지 마" 이렇게 조언을 해주세요. 그런데 누나는 "술을 쳐 먹으니깐 목이 아프지! 술 마시지 말고 잠을 자라니깐!"라고 얘기하세요."
▲ ⓒ프레시안

주인공들 모두 주당들이라며 함께 웃는 양다영, 박정표 배우는 무대에서의 명랑 쾌활한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는 내향적인 부분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평소에는 무대 밖에 나오면 스텝이라고 스스로 말하고 다녀요. 작품을 거듭하면서 후배들이랑 같이 얘기하거나 할 때는 밝은 부분이 있는데 외향적인 편은 아니에요.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성격도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누나는 되게 명랑하고 쾌활하고 귀여운 그런 캐릭터인데 실제는 조용하시고 혼자 시간 많이 가지세요. 다 후배들이니깐 지켜보시는 부분도 있으신 것 같구요. 전 낯가림도 되게 심하고 부끄러움도 많이 타서 이런 부분을 이겨보려고 하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저 역시캐릭터마다 성격이 변하는 편이예요. 명랑한 캐릭터를 맡게 되면 일부러라도 더 까불고 옆에 사람에게 치대고 하는 편이죠." 평소 말도 더듬거리고 낯설어하지만 갖고 있는 게 많은 친구라며 박정표 배우를 칭찬해주는 양다영 배우에게서는 후배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묻어났다.

"물쇼죠! 근데 그게 너무 센 것 같아서 저랑 조지가 2막에서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웨딩싱어'는 편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눈물 한 점 흘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에 물이나 불 이런 거 잘 안 쓰잖아요. 물쇼에 뜨뜻한 물을 쓰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떠놓은 게 식어가는 거예요. 안 추울 때는 (홀리가) 막 맞더니 요즘에는 가까이에서 보면 추워서 이가 부딪치는 게 보이더라구요. 뭘 위해 그러겠습니까? 저희가 들이신 비용과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관전포인트로 단연 물쇼를 꼽는 박정표, 양다영 배우. 게이친구 조지와 로지 할머니는 추운 날씨를 헤치고 달려올 관객들에게 전달할 엔도르핀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한가득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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