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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사면된 날, '삼성에 맞서 싸운' 노무사 긴급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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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사면된 날, '삼성에 맞서 싸운' 노무사 긴급 연행

이종란 노무사 자진출두일 하루 전에 연행돼…"미신고 집회 주도" 이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이 공식 발표된 29일 삼성 그룹과 맞서 오랫동안 싸워 온 이종란 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가 갑작스럽게 연행됐다. 이유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사망한 고 황민웅 씨의 4주기 추모제가 미신고 불법 집회"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노무사는 30일 관련 사안으로 경찰 출두를 예정하고 있던 상태여서, 갑작스런 연행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다섯 달 전 추모제가 갑작스런 연행의 이유?

이종란 노무사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나오다 서울 종로경찰서 보안과 형사들에 의해 갑자기 연행됐다. 지난 7월 23일 수원의 삼성전자 앞에서 진행된 추모제 때문이었다.

수원 남부경찰서는 이 추모제 이후 이종란 노무사에게 전화로 출두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란 노무사는 "공식적으로 출두 명령서를 보내면 가겠다"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그후 출두요구서를 보내지 않았었다.

지난 23일에도 경찰은 강남역의 삼성본관 앞에서 열린 '삼성과 싸우는 사람들의 송년 문화제'가 끝난 후 같은 이유로 이종란 노무사 연행을 시도했다. 당시 송년 문화제 참가자들이 '체포영장 제시'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응하지 않고 연행 시도를 포기했다.

이런 논란 끝에 이 노무사는 30일 남부경찰서로 출두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출두 하루 전날인 이날 경찰이 이 노무사를 연행한 것이다.

삼성과 오랜 '악연', 이종란 노무사는 누구?

이종란 노무사는 대표적인 삼성과 맞서 싸운 활동가다. 현재 이 노무사가 활동하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사망한 이들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다. 이들은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이 '일터에서 얻은 직업병'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져갔고, 삼성반도체는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겪어야 했다. (이종란 노무사 인터뷰 바로가기 : "삼성, 돈 많다고 죄 짓지 말라!")
▲ 현재 이 노무사가 활동하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어 사망한 이들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다. ⓒ프레시안


이에 앞서 이 노무사는 삼성그룹 계열사였던 신세계 이마트에서 노조 설립을 주도하다 해고되기도 했다. 신세계 이마트 수지점 캐셔 여성 노동자들은 지난 2004년 12월 노조를 설립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에서 독립했음에도 '무노조 경영' 원칙을 이어가던 이마트 측이 대대적인 노조 탈퇴 공작을 벌였고 끝내 남은 조합원과 위원장 등 전원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한 바 있다. 이 노무사도 당시 조합원이었다.

삼성과 이종란 노무사는 오랜 '악연'의 관계에 있는 셈이다. 현재 이종란 노무사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 죽음은 외면하고 재벌에 대해서만 치외 법권 인정"

'반올림'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종란 노무사의 강제 연행은 법조차 무시하는 삼성과 종로경찰서, 그리고 남부경찰서를 포함하는 공권력이 얼마나 밀접한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노동자를 탄압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은 특별사면시킨 정권이 노동자의 죽음은 외면하고 비리와 불법을 저지른 재벌에 대해서만 치외 법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건희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은 한국이 삼성공화국임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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