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풍경이 당연하게 비칠 게다. '삼성 장학생들이 정부 안에서 이건희 전 회장을 위해 일하는 게 어제오늘 일이냐'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렇게 냉소하기에는 안타까운 대목이 너무 많다.
우선 지적할 게 청와대의 '말 바꾸기'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 광복절에 각각 특별사면을 실시했다. 기업인들을 대거 특별사면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광복적 특별사면에서는 기업인들과 정치인, 공직자 등 사회 기득권층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놓고 청와대는 "계층 간 위화감 조성 배제", "법질서 확립기조 유지"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기업인과 비리 공직자에 대한 특별사면 조치를 남발했던 과거 대통령들과 비교해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 평가의 유효 기간은 고작 4개월여에 그쳤다. 유난스레 '법질서 확립'을 강조했던 현 정부로서는 민망한 노릇이다. 엄격한 법질서는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이들, 사회적 약자에게만 적용될 뿐 재벌 총수 등 기득권층에게는 예외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지적이 무시되는 한 이유는 국민의 건망증이다. 재벌 총수, 비리 공직자에 대한 특별사면이 이뤄질 때마다 비판 목소리가 늘 나왔지만, 금세 잊혀지곤 했다.
참여연대가 28일 "2002년 이후 기업인 특별사면 구체적 현황"이라는 자료를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업인 사면이 일상화되어버린 대한민국"이라는 부제에 이 자료의 내용이 잘 요약돼 있다. 참여연대는 이 자료에서 "기업인에 대한 특별사면이 거의 매년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형사사법절차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는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이 남발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기업인에 대한 사면 남발은 더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매번 특별사면 때마다 내세우는 명분도 늘 판박이다. '경제 활성화', '경영복귀를 통한 경제 기여' 등이 그것이다.
참여연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담긴 내용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① 2002년 이후 특별사면복권된 기업인들 명단
- 이 기간 동안 특별사면된 기업인 209명 가운데 각 사면당시 정부발표 자료와 언론보도를 통해 명단이 확인 가능한 기업인들은 모두 152명임. 나머지 57명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추가 확인할 예정임.
- 확인가능한 152명의 명단을 소속 기업집단(그룹)을 중심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음.
- 각 이름 앞의 부호는 아래 사면시점을 의미함(미확인된 2006년 광복절 사면 명단은 제외)
'08광' - 2008년 광복절 사면 '08신' - 2008년 신년 사면,
'07년2월' - 2007년 2월 사면 '05광' - 2005년 광복절 사면
'05석' - 2005년 석가탄신일 사면, '02연' - 2002년 연말 사면
<삼성그룹>
이학수(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05석)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현대자동차그룹 회장, 08광) 김동진(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08광)
김동진(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05석) 이정대(현대자동차그룹 재경본부장, 08광)
김승년(현대자동차그룹 구매총괄본부장, 08광) 이주은(글로비스㈜ 대표이사, 08광)
<SK그룹>
최태원(SK그룹 회장, 08광) 손길승(前 SK그룹 및 전경련 회장, 08광)
김승정(SK글로벌 대표이사, 08광) 김창근(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08광)
문덕규(SK글로벌 재무지원실장, 08광) 민충식(SK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무, 08광)
박주철(SK글로벌 대표이사, 08광) 유승렬(前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08광)
조기행(SK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 08광) 윤석경(SK C&C 대표이사, 08광)
<LG그룹>
강유식(엘지그룹 부회장, 05석)
<롯데그룹>
신동인(롯데쇼핑 사장, 05석) 임승남(前 롯데건설 사장, 05석)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찬법(아시아나항공 사장, 05석) 오남수(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 05석)
<한진그룹>
조수호(前 한진해운 사장, 02연) 조양호(前 대한항공 회장, 02연),
<두산그룹>
박용성(전 두산그룹회장, 07년2월) 박용만(전 두산그룹 부회장, 07년2월)
<한화그룹>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08광) 김연배(한화그룹 부회장, 05광, 07년2월 2회)
김철훈(한화그룹 전략기획팀장, 08광) 김충범(한화그룹 비서실장, 08광)
김욱기(前 한화리조트 감사, 08광)
<현대건설그룹>
김윤규(前 현대건설 대표이사, 08광) 이내흔(前 현대건설 대표이사, 08광)
김재수(前 현대건설 부사장, 08광)
<동국제강그룹>
장세주(전 동국제강 회장, 07년2월)
<구, 대우그룹>
김우중(前 대우그룹 회장, 08신) 강병호(前 대우자동차 사장, 08신)
장병주(前 대우 사장, 08신) 김영구(前 대우 부사장, 08신)
이동원(前 대우 영국법인장, 08신) 성기동(前 대우 이사, 08신)
이상훈(前 대우 전무, 08신) 김용길(前 대우 전무, 08신)
이성원(前 대우 전무, 05석) 서형석(前 대우 기조실장, 02연),
박영하(前 대우 국제금융팀 과장, 02연), 김태구(전 대우자동차 총괄사장, 07년2월)
김석환(前 대우자동차 부사장, 05석) 김근호(前 대우자동차 상무, 05석),
추호석(前 대우중공업 대표이사, 02연) 조만성(前 대우중공업 전무, 05석)
양재열(前 대우전자 대표이사, 02연) 전주범(前 대우전자 대표이사, 02연),
박창병(前 대우전자 이사, 02연), 신영균(前 대우조선 대표 이사, 02연),
유기범 (前 대우통신 대표이사, 02연), 유현근(前 대우건설 이사, 02연),
<한라그룹>
정몽원(前 한라그룹 회장, 08신) 박성석(前 한라그룹 부회장, 05석)
장충구(前 한라그룹기획경영실장, 08신)
<쌍용그룹>
김석원(전 쌍용그룹회장, 07년2월) 명호근(전 쌍용그룹 구조조정본부장, 07년2월)
김석준(쌍용건설 대표이사, 07년2월)
<동아그룹>
최원석(前 동아그룹 회장, 08광) 고병우(전 동아건설 회장, 07년2월)
조원규(前 동아건설산업 부사장, 08광) 유홍근(前 동아건설 이사, 05석)
<고합그룹>
장치혁(前 고합 회장, 08광) 이수강(前 고합 회장, 08광)
양갑석(前 고합 사장, 08광) 서호석(前 고합 부사장, 08광)
김영환(前 현대전자 사장, 08광) 김주용(前 현대전자 사장, 08광)
장동국(前 현대전자 경영지원본부장, 08광) 최순영(前 신동아그룹 회장, 08광)
김선홍(前 기아그룹 회장, 02연), 정태수(前 한보그룹 회장, 02연),
조욱래(前 효성기계그룹 회장, 02연), 이동보(前 코오롱TNS 회장, 08광)
이남형(부영건설 사장, 08광) 이중근(부영건설 회장, 08광)
나승렬(前 거평그룹 회장, 08광) 이재관(前 새한그룹 부회장, 08광)
임창욱(대상그룹 명예회장, 07년2월) 안병균(前 나산그룹 회장, 08광)
엄상호(前 건영그룹 회장, 08광) 정상진(前 고려산업개발 부사장, 08광)
조동만(前 한솔 부회장, 08광) 박영일(전 대농그룹 회장, 07년2월)
박창호(전 갑을그룹 회장, 07년2월) 백영기(전 동국무역그룹 회장, 07년2월)
강희운(성원건설 대표, 08광) 김영진(前 진도 회장, 08광)
이진방(대한해운 공동대표, 08광) 김창식(대한해운 부사장, 08광)
안계혁(대한해운 상무, 08광) 김근무(전 한솔텔레콤 대표이사, 07년2월)
윤재철(전 한솔텔레콤 대표이사, 07년2월) 김태형(전 한신공영 회장, 07년2월)
최용선(전 한신공영 회장, 07년2월) 이종훈(前 대한통운 부회장, 05석)
백성기(前 동국합섬 대표, 05석) 강세규(前 동국합섬 대표, 05석)
신윤식(前 하나로텔레콤 회장, 08광) 김관종(전 동서증권 사장, 08광)
김영기(前 세림이동통신 회장, 08광) 임종인(前 한보가스 기획부장, 08광)
고대수(前 KDS 대표, 08광) 김덕우(前 우리기술 대표, 08광)
김병희(前 한국종합건설 회장, 08광) 김춘환(신한 대표, 08광)
김형순(前 로커스 대표, 08광) 박보희(금강산그룹 회장, 08광)
안문환(前 화인에이엠 대표, 08광) 윤영달(크라운제과 회장, 08광)
차준영(前 씨아이티랜드 대표, 08광) 황보명진(선진금속 대표, 08광)
김을태(前 두레그룹 회장, 08광) 박남성(前 도레미미디어 대표, 08광)
박갑두(신명그룹 회장, 08광) 박진우(前 신협중앙회 회장, 08광)
성덕수(前 신광그룹 대표, 08광) 손정수(前 흥창 회장, 08광)
오상수(새롬기술 대표이사, 08광) 김재환(前 새롬기술 이사, 05석)
유광윤(前 한국코아 대표, 08광) 유한수(前 한국상호저축은행 회장, 08광)
이광호(前 충남방적 전무, 08광) 이홍선(前 두루넷 대표이사, 08광)
정영호(한림병원 이사장, 08광) 허태유(통일준비운동본부 이사장, 08광)
홍기훈(한국넬슨제약 회장, 08광) 김경엽(前 삼신올스테이트 생명보험 대표, 08신)
문정식(前 RH시멘트 대표, 08신) 장흥순(前 터보테크 대표, 08신)
이수만(에스엠엔터프라이즈 운영자, 07년2월) 정몽훈(전 성우전자 회장, 07년2월)
우달원(前 성우전자 사장, 05석) 홍원식(남양유업 회장, 07년2월)
성완종(경남기업 회장, 05석) 이청희(컨설팅업, 05석)
박문수(하이테크 하우징 회장, 05석) 김영춘(서해종건 회장, 05석)
강금원(창신섬유 회장, 05석) 노춘호(前 새한미디어 상무, 05석),
안병철(前 고려석유화학 사장, 05석), 정수웅(前 동양철관 대표, 05석)
박억재(前 동양철관 이사, 05석), 이유재(前 니트젠 전략경영실장, 05석)
서철교(前 니트젠 전무, 05석), 남관영(前 니트젠 재무회계팀장, 05석)
김용국(前 스텐더드텔레콤 대표, 05석)
② 초단기 사면 사례
2009년 연말 또는 2010년 신년 특별사면을 앞두고 사면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형사재판이 확정된 지 1년은 커녕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 그 대표적 이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이학수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전 사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최근 기업인 특별사면 건의 대상자 78명의 명단을 대통령에게 제출하였는데, 거기에는 2008년 광복절 이후 재판이 확정된 32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건희 전 회장 등도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을 사면하는 것은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재판의 효력을 지워버리는 것으로 사면의 정당성이 매우 낮다.
아래는 대기업 경영진들이 형사재판이 확정된 지 1년 이내에 사면받은 대표적 사례이다.(경제개혁연대 2008.10.23 발표 '경제개혁리포트 - 8.15 대기업 관련자 사면결과 분석'에서 대다수 재인용)
이학수(삼성그룹 전 구조조정본부장, 05석) - 7개월 28일
정몽구(현대자동차그룹 회장, 08광) - 2개월 13일
김동진(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08광) - 2개월 13일
최태원(SK그룹 회장, 08광) - 2개월 18일
손길승(前 SK그룹 및 전경련 회장, 08광) - 3개월 19일
김승정(SK글로벌 대표이사, 08광) - 3개월 19일
유승렬(前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08광) - 3개월 19일
조기행(SK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 08광) - 2개월 18일
윤석경(SK C&C 대표이사, 08광) - 2개월 18일
민충식(SK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무, 08광) - 2개월 18일
문덕규(SK글로벌 재무지원실장, 08광) - 2개월 18일
박주철(SK글로벌 대표이사, 08광) - 2개월 18일
박용성(두산그룹 전 회장, 07년2월) - 6개월 21일
박용만(두산그룹 전 부회장, 07년 2월) - 6개월 21일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08광) - 11개월 9일
김철훈(한화그룹 전략기획팀장, 08광) - 6개월 16일
김욱기(前 한화리조트 감사, 08광) - 3개월 23일
김윤규(前 현대건설 대표이사, 08광) - 1개월 27일
이내흔(前 현대건설 대표이사, 08광) - 1개월 27일
김재수(前 현대건설 부사장, 08광) - 1개월 27일
임창욱(대상그룹 명예회장, 07년2월) - 9개월 16일
최원석(前 동아그룹 회장, 08광) - 4개월 7일
조원규(前 동아건설산업 부사장, 08광) - 7개월 21일
장치혁(前 고합 회장, 08광) - 11개월 28일
이수강(前 고합 회장, 08광) - 11개월 28일
양갑석(前 고합 사장, 08광) - 11개월 28일
서호석(前 고합 부사장, 08광) - 11개월 28일
정상진(前 고려산업개발 부사장, 08광) - 8개월 19일
③ 특별사면 기업인 포함 또는 배제 때 내세우는 정부의 명분
(정부발표 보도자료에서 인용)
④ 경제단체의 특별사면 요청과 수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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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2009년 경제5단체의 특별사면 건의 기업인 78명 명단
이건희 삼성그룹회장(前), 이학수 삼성전자(주)부회장(前),
김인주 삼성전자(주)사장(前), 최광해 삼성전자(주)부사장,
김홍기 삼성SDS(주)사장(前), 박주원 삼성SDS(주)실장(前)
황태선 삼성화재사장(前), 김승언 삼성화재전무(前)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백호익 동부건설대표(前),
안상기 동부건설부사장(前), 최순영 신동아그룹회장(前)(복권 요청 대상자)
채형석 애경그룹총괄부회장, 김의철 (주)뉴코아회장(前),
우상희 (주)뉴코아전무(前), 박건배 해태그룹회장(前),
유상부 포스코회장(前), 김용운 포스코부사장(前)
장진호 진로그룹회장(前), 김우중 대우그룹회장(前),
문병욱 썬앤문그룹회장, 전윤수 성원건설(주)회장,
이희헌 남광토건(주)대표이사(前), 박승하 현대제철부회장(복권요청 대상자),
강호성 동성종합건설회장, 김길출 한국주철관공업(주)회장,
홍동국 한국주철관공업(주)대표(前), 김충근 미주제강(주)대표이사,
최경남 미주씨앤아이(주)사장, 서갑수 한국기술투자회장
홍범식 신일그룹회장, 이상응 세방그룹부회장
정홍희 스포츠데일리회장, 송태식 삼환건설(주)대표이사
권석철 (주)하우리 대표이사(前), 고정 (주)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회장(前),
김병장 (주)메가메디칼대표이사, 김성철 국제종합토건회장(前),
김재복 (주)행담도개발대표이사, 김종영 천지산업사장(前)
김형기 (주)엘림에듀대표이사, 김후진 부산상호저축은행전무
남진우 (주)콤텍시스템대표이사(前), 박상열 주)아이티엑스시큐리티대표이사
박승운 (주)빅텔대표이사(前), 박연호 부산상호저축은행대표이사(前)
박주철 SK D&D부회장, 박준길 피제이주얼리(주)대표이사
서지현 (주)버추얼텍대표이사, 신동훈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부사장(前)
신명수 (주)신동방회장(前), 신종구 (주)서린에스피대표이사
안성욱 캐스텍(주)대표이사, 오점록 한국도로공사사장(前)
우병익 (주)필맥스회장, 서석홍 동선합섬(주)대표이사
박덕흠 원화건설(주)대표이사, 김흥주 삼주산업회장(前)
김용문 다이모스부회장(前), 김기문 (주)로만손대표이사
강선일 윈앤윈21대표이사, 서병문 (주)비엠금속대표이사
서승모 (주)씨앤에스테크놀로지대표이사, 정태수 한보그룹회장(前)
우상엽 (주)실리콘테크대표이사, 유종근 대주그룹회장(복권 요청 대상자)
윤정현 영농조합법인이플라워마트회장, 윤창열 굿모닝시티대표(前)
이기승 보성건설회장(前), 이남형 (주)명서건설대표이사
이상웅 셋방그룹부회장, 이성용 (주)피엔텍사장(前)
이성환 (주)엑타대표이사(前), 이수우 건화기업회장
정낙풍 (주)썬프로상사대표이사, 전상호(중국국적) 북경동일낙원무역유한공사사장,
조영규 동아정기회장(前), 지충식 (주)대흥보빈대표이사
홍권표 (주)피앤텍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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