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관련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을 점거농성 중인 민주노동당은 2일, 대규모 옥외 집회까지 열며 장외로 나섰다. 민노당이 독자적인 장외집회를 연 것은 지난 2004년 12월 경찰의 권영길 의원 사무실 난입에 항의하며 '당원 총진군 대회'를 개최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단병호 "법안 저지 넘어 나부터 현장 가서 노동자 조직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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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개악법안 저지를 위한 민주노동당 총궐기대회'에는 3000여 명(민노당 추산)의 당원들이 운집하는 결집력을 보였다. 박용진 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집회에서는 '대표' '의원' 등의 공식 직함 대신 '동지'라는 호칭이 사용되는 등 '결연한 모습'이 확연했다.
'단병호 동지'라는 호명을 받고 단상에 오른 단 의원은 "나부터 지역 현장으로 가서 노동자, 민중을 조직화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가 언제까지 비정규법안을 저지하는 것에만 역량을 소모적으로 배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임시국회가 어떤 식으로든지 끝나면 비정규직을 진정으로 보호하고 줄일 수 있는 법을 만들기 위해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역 앞 대우센터 빌딩에서 18년간 용역으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이자 2000년에 입당한 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국비정규연대회의 구권서 의장은 "한나라당도 싫고 자민련도 싫고 다 싫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싫은 것은 열린우리당"이라고 말했다.
구 의장은 "입만 열면 진보, 개혁, 서민을 주워섬기는 저들이 비정규직 다 죽이는 법을 통과 시켜놓고 얼굴도 두껍게 다시 또 서민, 개혁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성현 "법 통과되든 저지되든 전국순회투쟁 나선다"**
문성현 대표는 "거대 양당이 비정규개악법안을 두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국민을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면 오산"이라며 "국민은 이미 이 법안이 비정규 무한확대법, 사회양극화 촉진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문 대표는 "노무현 정권과 우리당이 민노당과 민주노총이 큰 저항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잘못된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집회가 끝난 뒤 문 대표는 〈프레시안〉과 만나 "법안이 통과되든 저지되든 11일 부산, 12일 대구를 필두로 전국순회 투쟁에 돌입한다"며 "오늘 182개 시민사회단체가 비정규법안 반대 입장을 밝혔듯 국민 여론은 이미 우리 편이다"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본질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 결의대회 직후 같은 자리에서 약 6000여 명의 노동자, 당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악법 날치기 완전무효! 총파업투쟁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지난 28일 법안 통과로 긴급히 소집된 총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는 파업 규모에 고무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이 20만 명에 달하고 파업이 아닌 단체행동에 나선 조합원도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면서 "오늘 국회 본회의가 끝날 때까지 여기서 끝장을 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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