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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 통과로 2년 뒤에는 정말 정규직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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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 통과로 2년 뒤에는 정말 정규직 될까?

'반복적 대량해고' 우려…'파견 근로자'는 더 위험

"어떤 헤라클레스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물결은 막을 수 없다."(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에게 결코 온정적이거나 자애롭지 않다."(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

두 전직 노동운동가의 '철학'은 비정규직 관련법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시각차를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 16개월 동안 비정규 법안을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하게 전개해 온 논쟁의 발원점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관련 3법이 환경노동위를 통과한 뒤에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8일 "현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자평한 반면, 민주노동당과 노동계는 "840만 비정규직 시대를 넘어 1000만 비정규직 시대의 문을 연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기간제법…차별을 줄겠지만 반복적 대량해고 위험 초래**

환노위를 통과한 기간제법에 따르면 흔히 '계약직'이라고 부르는 비정규 기간제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일정 정도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비정규법의 핵심적 의미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동안 퇴직금 지급, 고용 문제 발생을 우려한 회사 측이 비정규 노동자들을 계약만료를 이유로 손쉽게 해고하고 그 자리에 사람을 바꿔 채우거나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무기 삼아 열악한 근로조건을 강요하는 관행을 일정 부분 차단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는 민노당과 노동계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민노당과 노동계가 이를 '악법'이라고 규정하는 이유 중 핵심은 사용자가 사유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기간제(계약직)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대목 때문이다.

법안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한은 2년으로 정해졌다. 그 기간을 넘어서면 그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 즉 정규직으로 인정토록 했다. 조문대로라면 기간제 근로자들이 2년 뒤에는 정규직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간제 근로 2년이 지난 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느냐"는 경총의 자체 설문에서 단 11%의 응답자만 '정규직 고용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2년 주기의 대량해고 위험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특히 법안은 사용자가 사용기간인 2년이 지나기 전에 해고를 가능토록 했고, 다른 노동자를 기간제로 사용할 수도 있도록 했다. 사용자의 입장에선 '고용 유연성'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고용 불안'인 셈이다.

이런 우려로 인해 민노당과 노동계는 특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자는 '사용 사유 제한'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중소영세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 앞에 수용되지 않았다.

***파견법…파견업종 실질적 확대, 불법파견 판정 뒤에도 제재조항 부족**

파견 노동자들은 법적으로는 인력공급 업체에 소속되어 있으나 파견되어 일하는 경우와 사내하청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나 업무지시와 감독을 원청회사에서 받고 원청 정규직 근로자와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파견법에서는 파견대상 업종의 규정과 파견기간 만료 및 불법파견 판정시 제재 수준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제정된 현행 근로자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 기술 또는 경험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에 한해서 근로자 파견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물론 완성차 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조항은 유명무실한 것이나 다름없고, 불법파견 판정에도 회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현행 규정은 명목상으로는 파견 대상을 26개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28일 통과된 파견법은 파견 대상 조항에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가 추가됐다. 이는 사실상 노동부에 파견허용 업무 결정 권한을 준 것에 다름아니라는 게 노동계의 비판이다. 파견업종 자체가 확대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반면 당초 입법예고 시 현재 26개 업종으로 파견대상 업무가 국한된 기준을 바꿔 "XX업무는 파견대상 업무가 될 수 없다"는 식의 '네거티브 리스트'로 규정하고자 했던 정부의 의도가 '없던 일'이 된 것에 열린우리당은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네거티브 리스트가 통과되면 정부가 지정하는 몇 개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에 근로자 파견이 가능해진다는 우려를 그나마 차단했다는 것이다.

한편 파견기간이 만료되거나 불법파견 판정 시 제재조항에 대해 당초 우리당과 민노당은 강제성이 강한 '고용의제'에 합의했었다. 근로기간 초과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그 순간부터 법률적 힘에 의해 정규직 고용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노당을 뺀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타협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용의제 조항은 '고용의무' 부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불법파견으로 판정나도 과태료 부과 등 경미한 제제규정만 적용될 수 있다.

***2년 지나면 정규직? 유명무실 가능성 높아**

결국 기간제 기간 만료 후 고용의제, 파견기간 만료나 불법파견 판정 시 고용의무 조항은 겉보기에는 '사실상 정규직 고용'으로 비쳐지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규정이다.

현행법과 마찬가지로 개정법이 시행되더라도 최장 2년의 기간제 근로 마감이나 파견근로 계약 만료를 하루라도 앞두고 계약을 해지(해고)하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안전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의제에서 고용의무로 후퇴한 파견근로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사실상 유일한 제재수단인 과태료 부과마저도 노동자 1명 단위가 아니라 사건 단위로 적용된다. 10명, 100명이 한 번에 불법파견 판정을 받아도 1건에 해당하면 총액 3000만 원의 과태료 부과에 그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2년 기간제 혹은 파견 노동→해고'를 반복하며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노동계의 우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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