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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베르니에와 테리 길리엄, 그리고 가이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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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베르니에와 테리 길리엄, 그리고 가이 리치

[이슈 인 시네마] 연말 극장가, 개성 만점의 감독 3인의 작품이 변수

연말 세상에 <아바타>와 <전우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서 그보다 훨씬 못미치는 스크린 수이지만 우리가 꼭 주목해야 할 외화 세편이 잇달아 개봉된다. 무엇보다 이들 작품은 거장 혹은 개성있는 작가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영화광들의 군침을 돌게 만든다. 일단 프랑스 베르트랑 따베르니에의 미스테리 스릴러 한편이 눈에 띄며 잊을만 하면 고색창연한 정신적 모험담을 털어놓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작품도 있다. 한때 마돈나의 남편으로, 오히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망가졌으나' 여전히 상상력의 가장 뛰어난 감독 가운데 한명으로 손꼽히는 영국 출신의 가이 리치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세편을 소개한다.

▲ 일렉트릭 미스트

일렉트릭 미스트 프랑스 현대영화를 대표하는 베르트랑 따베르니에가 미국으로 건너 왔다는 것에 대해 다소 의아해 하는 인물들도 있겠으나 극의 배경이 루이지애나 곧, 프랑스 문화와 흑인 음악이 뒤섞인 변종의 지대라는 점에서 큰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따베르니에는 이미 1986년 <라운드 미드나잇>이란 걸작을 통해 자신 스스로가 얼마나 하이브로드한(변종의) 거장인가를 증명한 바 있다. <일렉트릭 미스트>는 루이지애나의 한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연쇄살인극을 다룬다. 그런데 이 살인극은 시계추가 40년전과 현재를 왔다갔다한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19살의 매춘부가 잔혹하게 살해되고 그 사체의 주변에서 오래된 유골이 발견되는데, 그 또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늙었지만, 그렇기때문에 노련하고 고집스러우며, 강직한 이미지의 데이브 형사(토미 리 존스만큼 이런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도 없다. 그는 최근 <엘라의 계곡>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노년의 명연기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는 40년 간극의 연쇄살인극의 실체를 밝히려고 애쓴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미스테리 작가 제임스 리 버크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테리 길리엄 감독만큼 시네필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 인물이 있을까. <여인의 음모> <바론의 대모험> <피셔킹> <12몽키스> 등 테리 길리엄의 작품들은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동안 영화 마니아들에게 필견의 작품들이었다. 특히 원제가 '브라질'인 <여인의 음모>는 전체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적 경고의 내용으로 현대영화의 걸작 반열에 올라섰던 작품이다. 테리 길리엄은 늘, 정치적 어젠다를 자신의 작품 속에 집어넣되 기이한 상상력으로 포장하는데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녹여낸 <12 몽키스>는 바로 그런 대표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번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그림형제:마르바덴 숲의 전설> <타이드랜드> 이후 3년만의 작품.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악마와의 거래를 통해 젊음을 얻게 된 파르나서스 박사의 이야기. 악마와의 약속, 곧 아이가 16살이 되면 제물로 바치겠다는 약속을 피하기 위해 현실과 상상을 뛰어넘는 '액션활극'을 벌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파우스트의 이야기를 살짝, 일탈된 궤도로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고인이 된 히스 레저, 그리고 콜린 퍼쓰와 조니 뎁,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명,명,명배우'들이 집합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 셜록 홈즈

셜록 홈즈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 두편으로 가장 주목받는 신예감독으로 떠올랐던 영국 출신 가이 리치 감독을 망가뜨린 장본인은 그보다 훨씬 연상인 마돈나다. 가이 리치는 세계적인 팝스타인 마돈나와 결혼, 2002년 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혹은 자신을 주연으로 내세우라고 아내로부터 강요받은) 영화 <스웹트 어웨이>로 혹독하게 망신을 당했다. 이번 작품 <셜록 홈즈>는 마돈나와 헤어진 그가 할리우드에서 홀로 어떻게 정착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데뷔 당시의 초심, 그 상상력이 살아있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셜록 홈즈>는 본래 셜록 홈즈 원 톱 위주의 스토리에 왓슨 박사의 역할을 배가시키고 두뇌게임보다는 액션 어드벤처에 무게를 둔 작품이다.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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