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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의 마법과 트위스트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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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의 마법과 트위스트 행보

[김종배의 it] 세종시는 '순응의 미덕', 4대강 사업은?

설마 아닐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60% 이상 나오면 "그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호영 특임장관의 발언이 여론조사 실시를 직접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면 정당이 있을 필요가 없고 국회가 있을 필요가 없다.

다르게 해석하지 말자. 주호영 장관의 발언은 '여론 설득 후 박근혜 압박'이란 청와대와 정부의 전략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라고 받아들이자. 본인도 그렇게 해명했다. 60% 운운한 것은 일반론이었다고,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했다.

자, 이러면 모든 게 해결된 걸까? 주호영 장관의 발언은 뻔한 일반론으로 머리속에서 지워도 되는 걸까? 그렇지가 않다. 주호영 장관의 발언엔 놓쳐서는 안 될 대원칙이 깔려있다.

주호영 장관은 소통과 순응의 미덕을 강조했다. "(세종시) 수정안이 제시된 이후에도 정치권의 논란이 계속 된다면 각계각층의 국민대표들이 참가하는 만민공동회 방식의 끝장토론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서, 그리고 "수정안에 대한 찬성이 많게 되면 정치권도 무작정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호영 장관은 공론의 중요성을, 다수결의 원리를 강조했다. 결정 이전엔 개방적인 소통을 꾀하고 결정단계에선 순응의 미덕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종시 터파기 공사현장 ⓒ행복도시건설청 홈페이지

아주 좋은 말이다. 버릴 것 하나 없는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주호영 장관의 원리와 원칙이 정반대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일 텐데 왜 청와대와 정부는 헌신짝 보듯 하는지, 왜 트위스트 행보를 보이는지 의아하다.

세종시와 쌍벽을 이루는 논쟁사안인 4대강 사업에 대해서, 그리고 아직 여진이 가시지 않은 미디어법에 대해서 청와대와 정부는 개방적 소통을 다 하지 않는다. '만민공동회 방식의 끝장토론'을 강구하지 않고, 국민 여론에 겸허히 순응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 반대 여론이 60%를 상회하는데도 '국민이 뭘 몰라서' 또는 '오해'라면서 밀어붙인다. 무소의 뿔을 뾰족이 세운 뒤 반대 여론을 치받고 앞으로만 내달린다.

의아함을 풀 수 있는 길은 하나 밖에 없다. 차이를 살피는 것이다. 여론지형의 차이가 아니라 정치지형의 차이다. 4대강 사업과 미디어법은 박근혜 전 대표가 결사반대하지 않는 사안이라는 점, 그래서 국민 여론이 어떻든 국회 내에서의 밀어붙이기가 가능한 반면 세종시 수정은 그렇지 않다는 차이다. 이런 정치지형의 차이가 국민여론에 대한 강조의 강도를 규정했다.

이렇게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면서도 변치 않는 게 하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번 작정한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밀어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본성은 때와 상황과 사안을 막론하고 고정불변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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