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우치> |
최동훈 감독은 "주로 백인들의 고민을 반영하는 헐리웃의 히어로무비들과 달리, 우리는 한국사람인 만큼 풍자와 놀이정신, 넉살이 섞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전우치에 대한 의도를 설명했다. 영화 <전우치>는 애초 전우치가 현대에 와서 겪는 모험을 다룬 판타지 액션영화로 알려졌지만, 널리 전해내려온 전우치의 활약담을 묘사하는 장면이나 영화에 새로이 설정된 전우치의 스승 천관도사와 전우치, 그리고 화담의 갈등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역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한다. 전우치가 옥황상제를 사칭해 임금을 놀려준다는 전우치의 유명한 이야기도 영화에 익살맞게 묘사됐다. 옛이야기에 전하는 대로 전우치의 강력한 라이벌로 화담 서경덕이 등장해 전우치와 대결을 펼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화담이 요괴를 다스린다는 만파식적에 욕심을 내면서 악당으로 변모한다.
<전우치>는 과거 18세 관람가의 범죄영화 두 편을 만든 최동훈 감독이 처음으로 만든 12세 관람가 영화. 원래 <전우치>는 최동훈 감독이 자신의 조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 구상하게 된 영화로, 조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의도하며 만들어진 만큼 주로 가족관객과 젊은 층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전우치와 화담이 대결하는 장면도 스케일이 크기는 하지만 잔인한 묘사는 최대한 배제됐다. 스킨쉽 역시 강동원과 임수정, 김윤석과 임수정의 짧은 키스씬뿐이다. 자기과시가 심한 전우치와 넉살 좋은 전우치의 개-인간 초랭이가 현대 도시에 갑자기 떨어져 겪는 모험담의 성격이 큰 만큼 코미디의 성격이 강한 편이다. 빈틈많은 세 신선으로 등장하는 송영창, 주진모, 김상호의 연기 역시 영화의 코미디를 강화하는 요소다. 최동훈 감독 영화의 특징인 '자동차 추격씬'도 빠지지 않는다.
이전 영화들과 달리 다소 긴 호흡의 시퀀스 중심으로 만들어진 <전우치>에 대해 영화 상영 후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편. '한국형 히어로무비, 겨울방학용 블록버스터로 손색이 없다'는 평도 있지만 '다소 산만하고 지나치게 복잡하며 늘어진다'는 반응도 공존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CG 역시 기대보다 미흡하다는 반응이 많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에서 여자주인공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염정아나 임수정의 캐릭터 비율이 크지 않은 것도 의외다. 12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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