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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 `꽁꽁'…"집 안팔려 이사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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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 `꽁꽁'…"집 안팔려 이사 못가"

전문가들 "내년 3월 지나야 거래 회복 가능성"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시행 이후 2~3개월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 뚝 끊기면서 실수요자들의 경우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집값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부 규제에 민감한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제2금융권으로 DTI 규제가 확대된 이후 두달 동안에만 최대 9000만 원이 내렸다.

전문가들은 겨울 내내 이같은 거래 부진이 이어진 뒤, 분양시장의 양도세 감면 혜택이 끝나고 봄 이사철 수요가 움직이는 내년 3월 이후에나 조금씩 매수세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집 안팔려 이사 못가"...급매물도 남는다 =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TI 규제 확대시행 이후 2~3개월간 서울, 수도권 주택시장에는 매수세가 실종돼 급매물도 소화가 안 될 정도다.

겨울철 이사 비수기인 점을 감안해도 지나친 수준으로 특히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해 계약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강남구 대치동 강남가나공인 김진호 사장은 "매매거래는 10월 들어서부터 `올 스톱'이다"라며 "분당이나 타워팰리스 등 인근 주상복합에 사는 사람들이 미도나 우성, 동부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로 옮기려는 문의가 잦은데 집이 안팔려서 결국 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일공인 관계자도 "살던 집을 처분 못해서 곤란하다는 매수자들이 많고 최근에는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강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 10단지 24평짜리 로열층이 석달 전보다 3000만 원 이상 내린 2억8000만 원에 나왔는데도 거래가 안되고 있다.

상계동의 부동산채널 공인 정희순 실장은 "9월 이후로는 전세ㆍ매매 가릴 것 없이 거래가 한 건도 없었고 그나마 수요가 많은 소형도 안팔린다"며 "특히 의정부나 서울 다른지역에서 전세살이하다가 집을 사려는 실거주 수요자들이 살던 집을 못팔아서 꼼짝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예년 이 시기면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형성되기 마련인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도 일부 전세 수요 외에는 거래가 없다.

중계동 J공인 관계자는 "매매의 경우 작년 말~올해 초 금융위기 때도 급매물은 종종 거래가 되는 추세였는데 올해는 9월 이후로 없다시피 하다"며 "전세도 인근 다른지역보다는 낫지만 워낙 재계약으로 눌러앉으려는 분위기다 보니 거래가 원활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 하락세 지속...강남 재건축 두달새 최대 9000만 원↓ = 거래 가뭄 속에 매매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제2금융권 DTI 확대시행 직전인 10월 2일을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이달 11일까지 -0.27%를 기록했다.

구별로는 송파구 -0.98%, 도봉구 -0.42%, 강남구 -0.37%, 노원구 -0.28%, 동대문구 -0.26% 등의 순으로 내려 강남ㆍ북을 가리지 않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원래 DTI 제한을 받아온 투기지역이지만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져 지난 두 달간 단지ㆍ주택형별로 5000만 원 안팎에서 최고 9000만 원씩 내렸다.

강동구의 경우 이 기간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2.69%나 내렸고 송파구는 2.34%, 강남구는 1.47%, 서초구는 0.19% 각각 하락했다. 이들 4개 구의 평균 하락률은 -1.5%였다.

실제로 10월 초 6억4000만 원이던 둔촌 주공1차 52㎡는 12월 중순 현재 3000만~4000만 원 떨어진 5억9500만~6억1000만 원 선에 매물이 나와있다. 대출규제 확대시행 직전 올해 최고 거래가인 6억7000만 원에 비하면 6000~7000만 원이 떨어졌다.

송파구에서는 가락동 가락시영2차 43㎡(전용 33㎡)형이 9월 말~10월 초순 6억4000만~6억6000만 원이던 것이 두달 반 만에 5억8000만~6억 원 선으로 역시 6000만 원씩 내렸다.

개포주공 단지들은 최근 1주일새 1000만 원 정도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규제확대 이후 하락폭을 만회하지는 못하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 56㎡형의 경우 규제 확대 직전 올해 최고 거래가가 14억 원이었는데 10월 초 13억4000만 원으로 떨어졌고 최근 두달간에는 최고 9000만 원이 떨어져 12월 중순 현재 12억5000만~13억 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수도권과 1기 신도시는 물론 판교 등 2기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도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분당은 0.38% 하락했고 평촌 -0.21%, 일산 -0.16% 등의 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분양권에 억대 웃돈이 붙으며 `로또'로 불리던 판교 신도시 일대 아파트도 규제 확대와 중대형 전매제한이 풀린 영향이 겹치면서 석달 전보다 8000만~1억 원씩 내렸다.

M공인 관계자는 "125㎡형을 기준으로 추석 전 최고 10억5000만 원까지 하던 호가가 불과 3개월 만에 9억5000만 원선으로 주저앉았지만 그나마 거래는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내년 1분기 이후 판가름" =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거래부진이 겨울 내내 이어진 뒤 내년 3월 이후에나 조금씩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시장으로 집중된 수요자들의 관심이 내년 2월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이사철에 접어들면 기존 아파트 매매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DTI규제 여파라 갈수록 증폭되는 추세인데다 내 집 마련을 미루는 보금자리주택 대기 효과까지 겹치면서 매매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분양 아파트에 대한 세제 혜택이 끝나는 2월 이후 그나마 기존 주택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실장도 "현재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관망세를 굳히고 있어 거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분양시장 양도세 혜택이 끝나고 기존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져 투자성이 높아져야 수요자들이 눈을 돌릴 텐데 내년 3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도세 혜택이 종료되더라도 위례신도시나 보금자리주택 등 분양이 대기중이어서 일반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를 타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양도세 특례가 끝나고 가족들이 모여서 부동산 정보를 나누는 설 연휴 이후 3월께가 분수령이 되겠지만 보금자리주택과 위례신도시 등 정부가 주도하는 좋은 신규 분양물량이 대기중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분양시장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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