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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꿈꾸는 10대들의 치열한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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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꿈꾸는 10대들의 치열한 생존기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VS 뮤지컬 '굿모닝 학교'

▲ ⓒ프레시안

오늘날 10대들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굿모닝 학교'는 시대를 초월해 청소년들이 당면하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다룬다. 성적 비관에서부터 혼전 임신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행위는 사회적 관습과 끊임없이 충돌하며 파국적인 결말을 초래한다. 인간이 아닌 성적이나 품행으로 재단되어지는 학교라는 거대한 조직은 교칙의 위압과 권위의 위용을 내세워 10대들의 숨통을 조인다. 권력의 잇속과 시스템의 효용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어른들의 행태에 반기를 든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권위 위식과 힘겨운 싸움을 펼친다.

억압이 빚어낸 죽음의 그림자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모리츠는 갑작스런 신체적 변화에 대해 당혹해하며 사춘기의 격정에 휩쓸린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해 말해주는 어른은 단 한 명도 없다. 어른들은 사춘기의 성적 호기심을 불경스러운 것으로 간주하며 이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금기시한다. 일체의 호기심을 원천봉쇄하는 어른들은 아이들의 심적 방황과 고민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해버리고는 학업에만 집중할 것을 강요한다.
뮤지컬 '굿모닝 학교'의 미래중학교 3학년 1반 아이들은 인권을 박탈당한 학교에서 기계의 부속품처럼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전교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민이는 엄마의 철저한 컨설팅 아래 숨 돌릴 틈 없는 오늘을 보낸다. 하지만 이러한 민이의 일상 뒤에는 조각나버린 꿈과 한없는 고독만이 자리해있을 뿐이다.
모리츠와 민이는 학교로부터, 반 친구들로부터 고립되고 도태되어간다. 사회로, 친구들로 다가가려는 이들의 노력은 현실의 벽에 부딪쳐 무참히 스러져버린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모리츠와 민이는 현실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채 죽음 속으로 뛰어든다.

도발적 언어로 구성되는 앙상블의 하모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굿모닝 학교'는 행복해질 그날을 위해 목청 높여 노래한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등장하는 멜키어와 벤들러의 직접적인 성애 장면이나 여과되지 않은 욕설이 난무하는 가사는 사춘기 시절의 방황과 고뇌를 가감 없이 표현해낸다. '굿모닝 학교'에서 극의 처음과 끝에 들려오는 시계소리는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째깍째깍 울리는 시계소리에 맞춰 짜여 진 오늘을 살아내야 하는 아이들은 그린마일리지 제도와 계속되는 시험들 속에서 학생의 인권을 주장하며 학교와의 대치 상태에 돌입한다.
이 두 공연은 파격적 연출과 거친 욕설, 반항적 제스처와 10대들의 생생한 입말로 그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팽팽한 긴장 상태에서 들려오는 이들의 노랫소리는 일사불란한 화음을 만들어내며 묵직한 주제의 중량을 조심스레 덜어낸다.

아이들의 대항은 죽음과 대치로 끝을 맺는다. 모리츠와 민이의 자살을 위장하는 어른들의 위선은 아이들에게 대안 없는 미래를 제시한다. 기성세대의 틀에 맞춰 인형처럼 조종당해야 했던 아이들은 그들이 가진 권위로 다시금 군림하려는 어른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우리도 인간이라고, 부디 우리에게 '굿모닝'한 오늘을 만들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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