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이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조기매각 중단조치 촉구 결의안'을 17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 결의안이 론스타의 2003년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서조작, 탈세, 대표자 해외도주…론스타는 의혹 백화점**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야4당은 결의안에서 2003년 정부가 소유한 외환은행 주식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고, 검찰수사 등의 문제가 명확하게 종결될 때까지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매각을 중단시킬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주식을 인수한 론스타 사모펀드가 2년 간의 매각제한조치(Lock-Up)가 풀리자마자 주식 매각을 공식 선언하면서 매각 주간사회사를 선정하고 매각과 관련된 비밀협약을 발송하는 등 매각을 서두는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자기자본비율(BIS) 조작, 당시 외환은행 경영진의 배임혐의 등의 의혹을 받고 있으며 스타타워와 극동건설 매각 차익에 대한 탈세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라는 것도 야4당이 매각중단을 촉구하는 이유다.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는 조치 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검찰수사 결과 벌금형 이상의 실형을 받게 되면 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고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주식 매각을 주도하지 못함과 동시에 지분을 쪼개서 처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야4당은 ▲외환은행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배경 ▲금융기관이 아닌 사모펀드가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있었는지 여부 ▲당시 외환은행이 매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부실이 심각한 상태였는지 여부 ▲외환은행 전임 행장과 부행장이 수령한 퇴직금과 경영고문료 등과 매각의 상관관계 ▲매각과정에서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위원회의 역할 등을 핵심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이들은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 한국대표였던 스티븐 리는 외국으로 도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재경위 문서검증반도 "검찰수사 필요하다"**
한편 재경위 문서검증반은 BIS 비율 조작, 당시 외환은행장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확정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열린우리당 김종률, 우제창 의원 등이 끝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의견을 소수의견으로 첨부한 보고서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또 "여당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정책결정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이미 지난 3년간 다 드러났을 뿐더러 감사원 감사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만 적용되는 것이라서 론스타와 외환은행 쪽에서 감사를 거부하면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나타난 팩스번호, BIS 조작 등의 의혹은 수사권을 가진 검찰만이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외환은행 조기매각을 통한 국부유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수출입은행이 주도하는 컨소시움으로 외환은행을 독자생존시키자는 우리당 이상경 의원 주장을 합리적으로 보기 때문에 이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진수희 공보부대표는 "오늘 발의한 결의안을 반드시 채택시킬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16일 국회 재경위에 출석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절차를 중단시킬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대주주에게 시간조정을 하라고 할 수도 없고 금융감독 당국이 외국인 대주주에 대해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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