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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미지를 MB에 접목한다고?

[김종배의 it] 이미지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청와대 홍보라인이 한 대형광고회사와 함께 대책을 짰단다. 어떻게 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을 세련되게 바꿀 수 있을까를 숙의했단다. 이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오바마 따라하기'였단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지적이면서도 강인해 보이는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비결이 동작 하나에도 행사와 관련된 메시지를 담는 연출력이었다며 그를 벤치마킹하기로 했단다.

또 하나의 결론인 '병풍 치우기', 즉 주요 인사 옆에 붙어서 언론을 타려는 사람들을 물리는 방안도 그 일환으로 나왔단다. 이명박 대통령이 '병풍'에 둘러싸여 사진과 영상이 어수선하게 나오는 바람에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메시지를 담을 수 없었다고 결론 내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들어서면 '병풍'은 물론 경호원들까지 잠시 물러나도록 했단다. <중앙일보 기사 보기>

따지지는 말자. 이미지란 게 본디 주관적인 것이어서 정답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홍보라인이 '이지적이면서도 강인해 보이는 이미지'를 선호한다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선' 이미지에 갇혀 있다는 비판이 적잖은 터에 '이지적이면서도 강인해 보이는 이미지'가 도움이 될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된다.

이 점만 상기하고 넘어가자. 이명박 대통령의 홍보라인이 벤치마킹하기로 한 오바마의 이미지가 미국 현지에서는 비판 받고 있다는 사실만 참고하자.

미국의 인터넷 정치전문 사이트인 '폴리티코'가 분석했단다. 오바마의 이미지가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스포크 부선장과 겹친다고 지적했단다. 감정 변화 없이 논리적인 분석만을 제시하는 인물이란 비판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력 언론의 유명 칼럼니스트들에 의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단다. 그러면서 전망했단다. 오바마의 부정적 이미지 불식 여부는 "논리보다는 얼마나 솔직하게 감정에 호소하는지에 달렸다"고 내다봤단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평가가 이렇게 갈린다. 미국 현지에서는 "논리만 정연한 인물"로 비판받는 오바마가 한국에서는 "이지적이고 강인한 인물"로 호평 받는다.

이 간극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보완과 필요 차원에서 방점을 다른 데 찍은 결과일까? 오바마 대통령은 감정이 메마른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감정이 풍부해 상대적으로 다른 요소, 즉 보완요소에 방점을 찍은 결과일까?

이렇게 보긴 어렵다. '폴리티코'가 지적한 오바마의 또 다른 부정적 이미지는 '노출광'. 매체를 가리지 않고 인터뷰를 하면서 스포츠에 대한 애정, 건강관리 비법, 결혼생활을 줄줄이 털어놓는 그의 행적이 문제라고 했다. 이점을 참고하면 오바마의 감성코드는 '태부족'이 아니라 '과유불급'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다만 감성코드를 심을 번지수를 잘못 찾았을 뿐이다.

핵심은 역시 정책이다. "오바마의 결정은 추상적이며 구체적인 현실과 유리됐다"는 '폴리티코'의 질타가 문제의 본질이다. 구체적인 현실, 나아가 국민의 실제적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정책이 강점이 될 수도 있는 '논리력'을 단점으로 만들어버리곤 하는 것이다.

역시 사필귀정이다. 이미지 정치가 횡행하고 이미지와 실체의 부동(不同)현상이 창궐하지만 끝내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특히 집권자의 경우엔 그렇다. 비판자의 위치에서 책임 안 져도 되는 말을 쏟아낼 때와는 다르게 정책을 집행하는 위치에 서면 말이 아니라 행동, 즉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정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사진과 영상이 옮겨 나르는 메시지보다 크고 넓은 것이다.

확장할 수 있다. 이 같은 발견을 이명박 대통령의 '오바마 따라하기'에 대입할 수 있다. "이지적이면서도 강인한 이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이미지가 장점이 되느냐 단점이 되느냐를 가르는 다른 요소, 즉 구체적인 현실과 국민의 실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이미지는 정책 토대 위에서 구축될 때만 설득력을 갖는다. 그럴 때에만 "이지적인 면"은 통찰력으로, "강인한 면"은 추진력으로 평가받는다.

하나만 추가하고 마무리하자. '폴리티코'가 지적한 오바마 대통령의 여러 부정적 이미지 가운데 하나다.

'반 오바마 프레임'에 '세금 낭비'가 있단다. 보드게임 '부루마블'에서 가짜 돈을 펑펑 쓰듯 은행, 자동차산업 구제를 위해 1조 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을 감행하는 데 대한 반대측의 공격에 오바마 대통령이 갇혀있단다. 중산층의 상실감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제금융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바람에 몰리고 있단다.
▲ 11월 19일 열린 한미 단독정상회담 장면 ⓒ청와대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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