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서울대 프락치 사건'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의 청문회장 상영 여부를 둘러싸고 한때 파행을 겪었다.
***"유시민이 때린 것은 아니다…그러나 유시민이 책임져야 한다"**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은 오후 질의를 통해 "1984년 9월 서울대 민간인 감금 폭행사건에서 당시 감금됐던 사람들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힘들게 살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인터뷰한 비디오 상영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피해자들의 참고인 채택을 시도했으나 표결로 무산되자 다른 방법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석현 위원장은 "증인 선서도 하지 않은 일방적인 내용의 방영은 반대 심문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방영이 불가하다"고 불허했고, 이에 이 의원이 질의를 중단하고 국회 기자실로 내려와 준비한 비디오를 상영하자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과 피해자, 피해자 가족들도 함께 나와 즉석 기자회견을 열였다.
피해자 전기동 씨는 "이 사건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을 유시민 의원과 서울대 학생들이 1984년 9월 16일부터 무려 11일간 감금, 폭행, 고문한 사건"이라며 "유시민 의원은 당장 피해자와 국민들 앞에 사죄하고 모든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씨는 "당시 유 의원이 직접 폭행에 가담 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가장 깊숙이 가담하고 지시한 사람"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유 의원이 폭행을 지휘하고 지시한 것을 목격했느냐'는 이어진 질문에도 전 씨는 "직접 지시한 사실은 못 봤지만 이후 검찰, 경찰 수사 기록과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듣고 알았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을 동원해 온 이 의원은 "유시민 내정자가 이 사건으로 실형을 살았다"며 "그것이 유 의원의 연루 사실을 증명해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전 씨는 기자회견에 나서 "당시 내 몸이 어떠냐고 물어본 사람은 백태웅 학도호국단장이고 나를 엠뷸란스에 태워 병원에 보낸 사람은 이정우 학생회장 당선자인데 유 의원은 마치 자기가 피해자들을 돌봤던 것처럼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심재철도 같이 조사했다" 발언 나오자 기자회견 중단**
한나라당 의원들은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도 유 의원 등과 함께 나를 조사했다"는 등 흥분한 전 씨의 발언이 길어지자 기자회견을 황급히 중단시켰다.
피해자 기자회견 이후 박재완 한나라당 보건복지위 간사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 일정대로 청문회는 계속될 것"이라며 복지위원들과 함께 다시 청문회장으로 향했지만 오후 4시부터 청문회는 정회됐고 1시간 후에 다시 재개됐다.
재개된 청문회에서 유 내정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유감을 표했다. 유 내정자는 "그 길이 내가 원했던 길도 아니고 걷고 싶던 길도 아니었다"며 "그 분들(피해자) 중 어떤 분은 굉장히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는데 당시 조사를 받을 때에도 미안하다고 말했고 지금도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유 내정자는 "지금이라도 할 수만 있다면 당시 사건에 연루된 모든 서울대생들을 대표해서라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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