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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공개한 조·중·동, 순위 오류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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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공개한 조·중·동, 순위 오류는 '나 몰라라'

미응시자 코드 처리 잘못돼…전교조 "대국민 희롱극"

최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잇따라 공개한 2005~2009학년도 전국 고등학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순위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연합뉴스>는 "고교별 수능 시험의 성적 순위 자료가 심각한 오류로 인해 전체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조전혁 의원과 언론이 공개한 자료에서 수능 일부 과목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의 성적을 '0점'으로 처리해 평균을 내서 학교별 순위를 산출했다는 것.

현행 수능 체제는 수험생이 과목별로 응시할 수 있게 돼 있다. 즉, 수리 영역에 응시하지 않는 예·체능계 지원자와 언어 영역에 응시하지 않는 과학고 학생, 외국어 영역을 보지 않은 학생 등 다양한 응시자가 있다. 이처럼 해당 과목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의 성적은 '0'이라는 전산 코드로 처리되는데, 이번 자료에는 이를 '0점'으로 입력해 순위가 뒤엉켰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일선 교사들의 문제제기로 알려졌다. 2010학년도 대입부터 입학사정관제가 대대적으로 도입되고, 서울 지역에서 고교 선택제를 시행하는 상황에서 잘못 공개된 자료를 시급히 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수능 성적 자료를 다시 한번 분석해 이러한 문제점을 일으키지 않는 방향으로 다음달 중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수능 성적 보도, 원천 무효"

그러나 수능 성적 순위를 자체 분석과 함께 상세히 보도했던 세 신문은 16일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지도, 기존 보도에 대한 해명을 내놓지도 않았다. 처음 수능 성적 순위를 공개한 <조선일보>는 물론 "1등급 몰려있는데 평균은 기대이하… 수도권 학생 '극과 극"(<동아일보>), "2009학년도 수능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상위 100개교"(<중앙일보>)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순위표를 보도했던 다른 두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 측은 수리영역을 응시하지 않은 예체능계 지원자(0점 처리) 숫자가 많은 학교가 불리했다는 지적에 따라 예체능계 응시자를 빼고 분석한 결과, 여고와 남녀공학 고교의 수리영역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했다고 알려왔다"며 단신으로 정정 보도를 냈을 뿐이다.

수능 성적 공개를 두고 조전혁 의원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고발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6일 성명을 내고 "'공개만능주의 삼형제'가 만들어낸 대국민 희롱극"이라며 "애초 수능성적 결과를 1등급 비율이든 영역별 평균이든 각종 변인에 대한 통제가 없는 상태에서 학교별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교과부 장관의 어처구니 없는 수능 원자료 공개 결정, 조전혁 의원의 자료 유출, 이를 무분별하고 정확하지도 않은 서열화 결과로 공개한 언론의 무모한 합작품은 학생과 학부모, 해당학교에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 명확해졌다"며 교과부와 조전혁 의원의 사과를 요구함과 동시에 해당 보도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송경원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은 "결국 언론과 조전혁 의원은 기본적인 사항도 고려하지 않은 채 심각한 오류가 있는 데이터로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은 "지금 학원가에는 언론들이 보도한 기사를 벽에 붙여놓고 입시에 참고한다고 한다"며 "수능 성적과 순위 공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전혁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는 처음부터 성적 순위에 관심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다시 순위를 매겨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 의도는 순위보다는 학력 격차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는데, 보도가 그렇게 됐다"며 "우리는 순위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언론과 학교 관계자들의 관심이 처음부터 순위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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