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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고독한 보헤미안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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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고독한 보헤미안의 영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김지현 배우

▲ ⓒ프레시안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주연, 조연, 단역 이렇게 구분 지을 수 있는 공연이 아니에요. 각 배우들이 각자의 배역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해주지 않으면, 결코 완성된 공연을 보여줄 수가 없어요."

'제15회 한국뮤지컬대상' 앙상블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말에 어느 팀이나 앙상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지현 배우(28,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사과정 졸). 그녀는 그간 드라마 '돌아온 뚝배기'와 연극 '그자식 사랑했네(미영, 2007)', 뮤지컬 '김종욱찾기(김지현, 2007~2008)' 등 브라운관과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관객들과 만나왔다.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부모의 폭력을 피해 방황하는 보헤미안 일세역을 맡았다.

"모리츠를 만나기 직전 일세의 상태와 모리츠를 만났을 때 감정 상태를 많이 생각했어요. 일세는 술과 마약에 많이 찌들어있는 아이고, 감정변화도 큰 아이예요. 자유롭기도 하구요.
모리츠를 만났을 때 놀라고, 반갑고, 으스대며 자랑하고 싶기도 하는 여러 감정들이 왔다갔다해요. 그렇지만 결국 같이 있고 싶어하죠. 일세는 외로우니까요. 그래서 그러한 감정 변화들을 순간순간 거칠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일세'스럽게. 근데 어려워요. 마이크에서 벗어날 수 없고, 모리츠를 쳐다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장애도 많구요. 요즘은 무대에서 느껴지는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막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녀는 무대에 오르기 전 최면을 걸 듯 자신의 상태에만 집중한다고. "등장하기 전 커튼 뒤에 하얀 셔츠하나만 입고 있으면 좀 추워요. 몸에 소름이 돋죠. 그때부터 시작해요. 어디서 오는 길인지, 어디로 가는 길인지, 뭘 하다 왔는지, 감정 상태는 어떤지. 숲속 어딘가에 뚝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제 상태에만 집중해요. 모리츠를 만났을 때 제 감정상태가 터져 나올 수 있도록 말이에요. 가끔은 2막 때 배우들 다 입장하고 나서 모리츠랑 둘이 거울보고 서서 이렇게 인사하기도 해요. '안녕? 난 외롭지 않은 일세야. 넌 슬프지? 모리츠구나.' 그렇게 싱긋 웃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져요."

"사실 완벽한 모습으로 한결같은 공연을 보여드려야하는데 참 쉽지가 않아요. 공연을 하고 관객들을 만나면서 찾게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공연하면서 순간순간 드는 감정들을 막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그녀는 이제는 어색함을 뛰어넘어 역할을 즐기게 된 것 같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음악의 힘은 강력하다고 말하는 그녀. 그녀는 노래를 뮤지컬만의 매력으로 꼽았다. "노래를 한다는 건 어떤 감정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사랑을 노래하면 그 감동의 차이는 엄청난 것처럼 말이에요. 음악의 힘은 정말 강력한 것 같아요."

고심 끝에 스프링 최고 넘버 하나를 골라낸 그녀의 모습에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겨 나왔다. "아!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스프링 노래들은 정말 들을수록 너무 매력적인데, 모든 곡들이 다 그렇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에요.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자면… 'touch me'? 정말 아름다워요. 곡도, 안무도, 조명도, 무대도, 그리고 노래하는 소년소녀들두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한 감동이 있어요."

사춘기 없이 모범생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그녀는 학생 관객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공연 준비를 하면서 예전의 기억들을 더듬어봤어요. '나는 어떤 시기를 보내고 있었나…' 근데 생각이 잘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순간을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이야기하는 것에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요.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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