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을 통해 효성그룹 일가의 미국 부동산 거래 추가 의혹을 4건이나 공개하면서 비자금 의혹을 주장했다.
이 의원이 이날 공개한 4건의 자료는 이미 재미블로거 안치용 씨에 의해 밝혀진 부동산 5건과 다른 것이다.
"효성 미국 부동산 의혹 4건 추가"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헐리우드의 비버리힐즈에 조현준 씨가 '펠리칸 포인트 프라퍼티 LLC'라는 법인을 통해 2005년 4월 165만 달러에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가는 250만 달러 정도.
▲ 비버리힐즈 콘도. (출처=이석현 의원 대정부질문 자료) |
또한 캘리포니아 브레아시(市)에는 337만 달러 상당의 효성 LA지사가 있는데 이 건물이 (주)효성의 공식 재산이 아니라 '콜롬비아 LLC'라는 법인 소유로 돼 있다. 매입계약서와 융자계약서에 서명한 법인 대행자는 효성 아메리카의 유영환 상무로, 이 의원은 "그동안 유영환 상무가 대행해온 부동산 매입 법인이 조현준 사장의 소유였다"며 "법인의 장막 뒤에 있는 실소유자는 효성가의 장남 조현준 씨"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2003년 '펠리칸 포인트 프라퍼티 LLC'는 캘리포니아 풀러톤시(市)에 58만2000달러 짜리 주택을 매입해 이듬해 78만9000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매입, 매도 금액을 세금을 역산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A 한인타운에 '사간'이라는 대형 음식점의 주인이 '아스카 홀딩스'라는 법인으로 돼 있는데, 이 의원이 캘리포니아 주류국의 주류면허 대장을 확인해보니 음식점 주인이 조현준 씨와 유영환 상무로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조현준 씨가 고급음식점에 투자한 뚜렷한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더불어 "이 식당에 투자된 비용만 220만 달러에 이른다"며 "자금 출처는 효성 비자금"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 이석현 의원이 찾아낸 매입계약서. 이 의원은 "미국은 카운티에서 부동산 관련 정보가 모두 공개된다"며 "미국 전 카운티를 뒤져서 효성 관련 거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이석현 의원 대정부질문 자료) |
"내가 미국 카운티 등기 다 뒤지고 있다"
이 의원의 의혹 제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1988년 2월부터 두 달 사이에 효성아메리카는 '코플랜드'라는 회사의 김원구 사장에게 세 차례에 걸쳐 부동산을 담보로 300만 달러를 대출해줬는데, 이 의원은 "코플랜드가 제공한 부동산들이 실제는 효성의 부동산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효성아메리카는 금융회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코플랜드'의 부동산 3건을 담보로 담보물건의 2~4배에 이르는 금액을 대출해줬다. 그런데 '코플랜드' 김원구 씨는 대출 1년만인 1989년 6월 파산신청을 했다.
이 의원은 "뉴욕시의 공개된 정보자료로서는 효성은 300만 달러를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효성아메리카가 자신과 밀착된 유령회사에 회사돈을 대출해주고, 이 회사의 파산신청 형식을 거쳐 대손처리한 후, 실제는 이면으로 회수해 비자금을 만든 케이스라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즉, 유령회사에 대출을 해준 뒤 대출금 미회수를 이유로 장부 상에는 대손처리한 후 대출금은 따로 받아 비자금으로 유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사건은 덮어설 될 일이 아니라 계속 불거질 것"이라며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 먼저 밝히지 않으면 내가 또 밝혀낼 것이다. 내가 미국 각 카운티의 부동산 등기를 다 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4대강 낙동강 공구는 동지상고 동문잔치" 이날 이석현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낙동강 공구에서 낙찰 받은 콘소시엄에는 포항 6개 기업이 9개 공구에 걸쳐 포함되었고, 그 중 8개 공구는 동지상고 출신 기업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진영종합건설, 삼진건설, 동대건설, 노경종합건설의 대표자가 농지상고 19~30회 동문이었으며, 3개 공구를 따낸 동양종합건설도 포항기업이자, 계열사인 (주)미성의 사장이 동지상고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낙동강은 경남북 전역을 흐르고, 경상도에는 43개 시.군이 있는데, 왜 유독 포항기업이어야만 하느냐", "경상남북도에 고등학교만 374개가 있는데 왜 하필 동지상고 동문들이 낙동강 사업을 휩쓰냐"며 "낙동강은 말이 없지만, 권력 실세가 개입한 파문이 수면 위에 뚜렷하고, 영남지역 수백 개 중소기업들의 원성이 고막을 찢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정위와 검찰은 턴키 담합에 대한 조사와 아울러 유력 대기업들에 의한 콘소시엄 선정 과정에 권력 실세의 개입이 없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