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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을 만나다, 발레리노 이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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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을 만나다, 발레리노 이영철

[人 스테이지] 발레 '왕자호동' 릴레이 인터뷰 2

오는 18일 발레 '왕자호동'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발레 '왕자호동'은 신비한 북 자명고를 둘러싼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드림팀이라 할 만한 연출진들이 모여 제작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최고의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운다. 그 중에서 호동왕자 역을 맡은 이영철을 만났다.

▲ ⓒ프레시안

이영철은 국립발레단의 주역무용수다. 2002년 세종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이영철은 대학 시절부터 이미 국립발레단의 객원 무용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세계 발레계의 거장인 유리 그리가로비치를 초청해 올린 발레 '스파르타쿠스'에서 메인 솔리스트인 10인의 검투사와 크랏수스를, '호두까기 인형'에서는 고난도의 섬세한 기교를 요구하는 인도 춤과 우아한 꽃의 왈츠 솔리스트로 전격 발탁돼 활약했다. 또한 '돈키호테'에서는 투우사 에스파다 역을 맡아 매력적인 남성미를 선보이는 등 훌륭한 체격조건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무용수다. 그는 2001년 한국무용협회 신인무용콩쿠르 수석상, 2002년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2008년 한국발레협회 당쉬르 노브르상을 수상한 바 있다. 누구보다 강렬한 호동왕자를 표현할 이영철, 그가 얼마 남지 않은 공연의 연습현장을 전했다.

- 발레 '왕자호동'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습 과정은 어떤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 작품은 여러 해 동안 생각되고 준비 됐는데 저희 발레단이 워낙 공연이 많다보니 연습할 시간을 못 내게 되더라고요. 또 처음 접하는 창작작품이잖아요. 저희도 생각을 해야 하고 캐릭터를 연구해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기존에 완성돼 있는 작품보다 굉장히 힘들었어요.

- 공연 준비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작년 말 태권도부터 배우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로 준비는 많이 했었어요. 그러나 그 중간 다른 공연들이 겹쳐서 그다지 길게 준비했다고 할 수 없고, 정식으로는 세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 ⓒ프레시안
- 이영철씨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저는 두 가지 역을 맡았는데 왕자호동 역과 필대장군 역이에요. 호동왕자 같은 경우 비극의 주인공이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겪게 되는데, 비록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으나 영화나 책 등을 통해 연구했어요. 총명하고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슬픔을 안고 있는 주인공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죠. 반면 필대장군은 왕자호동과 상반되는 역할이에요. 그 또한 순수한 사랑의 주인공이지요. 그런데 그려지기는 주인공의 적이다 보니 나쁘게 보일 수도 있어요. 이 역 또한 흥미롭죠.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해야 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두 인물이 겹쳐질까봐 걱정도 되고요.

- 두 역할 중 누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가?
제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착한 역할을 해본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웃음). 항상 나쁜 놈, 혹은 그 대장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왕자호동 역이 더 부담되지만 그만큼 욕심이 많이 나요.

- 완벽한 공연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사실 스스로 객관적으로 보고 평가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주변의 선배들이나 동료들에게 내가 어떻게 하고 있나 모니터링을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또 안무가 선생님께 많이 여쭤보죠. 이때는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을 물어보고 문병남 선생님께서도 많은 주문을 하세요.

- 창작 작품이라 어려운 점은 없나?
오히려 감정이입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창작 작품이 조금 더 쉬워요. 우리나라 발레라고 외국 발레와 크게 다른 것은 없어요. 문병남 선생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영철이 네가 무대에 서서 하는 발레는 네가 동양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양적이다'라고. 또 '일부러 만들어내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한국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한 때문에 오히려 표현하기가 더 쉬울거다'라고. 그냥 즐기면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스토리 자체가 한국적 소재에서 따오다 보니 조금 더 친숙하고가깝게 느껴져요.

▲ ⓒ프레시안
- 파트너 박세은은 어떤 무용수인가?
굉장히 욕심이 많아요. 연습량도 많고요. 예전의 저를 생각해보면 연습도 해야 하지만 놀고 싶은 마음에 연습도 빠지고 그랬거든요. 무엇보다 박세은씨는 낙랑 그 자체인 것 같아요. 나이도 낙랑과 비슷하다보니 그만큼 잘 어울리고 순수하고 맑아요. 저는 감정이입하기가 수월해 매우 고맙죠(웃음).

- 다른 팀에 비해 박세은, 이영철 팀은 어떤가?
저희 팀이 많이 부족해요. 다른 팀은 아시다시피 워낙 훌륭한 무용수들이라 진행자체가 굉장히 매끄러워요. 노련미 때문에 그런지 부드럽죠. 그래도 저희 팀의 장점을 꼽자면 박세은씨가 어리고 낙랑과 잘 어울린다는 것. 다른 팀의 김주원씨나 김지영씨는 아무래도 낙랑보다 나이가 많죠(웃음).

- 박세은, 이영철 팀의 연습 과정은 어떤가?
제가 김주원씨나 김지영씨와도 작업을 해봤는데 그분들은 먼저 앞서서 생각을 하세요. 그래서 하나의 장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생각하고 말씀해주세요. 그에 비해 세은이는 경험이 적다보니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풀어나가요. 다른 분들은 워낙 베테랑이기 때문에 그냥 믿고 따라가면 문제가 없거든요. 저희는 서로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주문하고 또 함께 연구하며 의견조율을 해나가고 있어요.

- 연습과정에서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나?
저희 팀은 예술 감독님께 엄청 혼났어요. 시간은 얼마 없는데 공연 스케줄은 빽빽이 들어차있어 거의 한 캐스트로밖에 리허설을 못해요. 나머지 캐스트들은 뒤에서 보며 공연 순서를 외우곤 했죠. 저희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저녁 늦게 남아서도 연습을 많이 하고 선생님께 혼나고 그랬어요. 재밌는 에피소드 보다는 무서운 에피소드가 더 많아요(웃음).

- 발레 '왕자호동'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전해달라
국가대표 프로젝트급 큰 창작 공연이잖아요.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무대예요. 창작 작업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잖아요. 아마 부족한 점도 많을 거예요. 그래도 저희는 어떤 공연보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어요. 격려 많이 해주세요. 그리고 왕자호동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마음껏 즐기고 느끼고 가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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